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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관치논란' 금융지주, 지배구조개선부터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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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2-19 13:38:27  |  수정 2017-12-19 13: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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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금융권의 지배구조를 놓고 '관치' 논란이 뜨겁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작심 발언을 내놓고 나서면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CEO가 가까운 이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연임에 유리하도록 한다"고 비판했다. 최흥식 금감원장도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 있어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점이 발견됐다"고 일침했다. 감독 당국은 이윽고 주요 금융지주의 경영권 승계 절차 등에 대해 검사를 예고하고 있다.

관치 운운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시기적으로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상황이라 당국이 우회적 압박으로 회장 인선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역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금융권 CEO들이 물갈이 돼 왔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애초에 관치 논란의 빌미를 준 장본인이 바로 금융지주 스스로들이란 점이다. 대표적인 게 '셀프연임' 구조다.

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의 멤버들은 사외이사들로 꾸려진다. 이 사외이사들을 선임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회장 등이 참여한다. 회장이 뽑아 놓은 사외이사들이 다시 차기 회장을 뽑는 '상호추천' 구조다.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거수기로 전락, 회장의 '제왕적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국의 개입에 금융권도 즉각 반발하는 모양새다. 내년 3월 새 회장을 선출하는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는 안을 논의키로 했다. 셀프연임 논란이 거세지자 마치 당국 보란듯 이같은 결정을 내놨다. 하지만 김 회장이 회추위에서 빠진다고 한들 이같은 우려가 없어지진 않는다. 나머지 회추위 멤버들의 선임 과정을 고려하면 회장의 영향력은 털끝하나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자체가 문제될 건 없다. 실력있는 CEO가 경영을 잘 하면 계속 자리를 지켜도 좋다. 다만 그 연임 과정에 있어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돼 있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관행처럼 이어져온 셀프연임 구조의 사외이사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관치논란도 매번 반복될 것이 분명하다. 관치를 막으려면 먼저 금융권이 스스로 개혁해야 한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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