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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배우·스태프 열정 '신과 함께' 할리우드급 VFX 낳아

등록 2017.12.20 16:57:53수정 2017.12.20 19: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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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김용화 감독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2.20.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김용화 감독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20일 개봉한 판타지 대작 '신과 함께-죄와 벌'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피터 잭슨 감독의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 '반지의 제왕'(2001~2003)이나 '호빗'(2012~2014) 시리즈에 전혀 뒤지지 않는 컴퓨터 그래픽(CG) 등 VFX(Visual FX:특수효과) 때문이다.

 2013년 7월 개봉한 스포츠 영화 '미스터 고'를 통해 불모지였던 한국에 VFX 씨앗을 뿌렸던 김용화 감독은 비록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당시 가능성을 확인한 벤처 캐피털(VC) 등이 앞다퉈 김 감독의 제작사 덱스터 스튜디오에 투자했고, 한국 영화계는 물론 할리우드에 의존하던 중국 영화계까지 비슷한 품질의 VFX를 수십 분의 일 가격에 만들어줄 수 있는 파트너로 덱스터를 선택했다.

덕분에 김 감독은 좀 더 여유 있는 환경에서 VFX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이제 "품질 면에서는 조지 루커스의 ILM, 피터 잭슨의 웨타 디지털, 제임스 캐머런의 디지털 도메인 등 세계 굴지의 VFX 스튜디오에 뒤지지 않는다"고 스스로 공언할 정도로 수준 높은 VFX를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서부전선'(2015) 등 한국 영화, '적인걸2: 신도해왕의 비밀'(2013) '몽키킹'(2014) '지취위호산'(2015) 등이 그간 덱스터의 기술력을 통해 스크린에서 펼쳐진 대표적인 영화들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저승 세계와 그곳에 있는 7개 지옥을 관객 눈앞에 구현해야 하는 '신과 함께'는 김 감독이 꾸준히, 착실히 다져온 기술력을 마음껏 과시한 작품이다.

역대 국내 최대인 제작비 350억원이 투입된 '신과 함께'에서 VFX 제작비는 약 75억원에 달한다. 

김 감독은 "그 정도 제작비로 이 정도 A 클래스 수준으로 만들 수 있는 나라와 회사는 이 세상에 없다"며 "할리우드에서 만들면 최소한 5배는 더 들 것이다. ILM이나 웨타는 1억 달러(약 1080억원)를 달라고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뿌듯해하는 김 감독과 달리 또 다른 '고초'를 겪은 사람들도 있다.

【서울=뉴시스】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의 한 장면.


바로 극 중 온갖 모험을 벌이는 '강림' '해원맥' '덕춘' 등 삼차사와 망자인 형 '김자홍', 동생 '김수홍'을 각각 연기해야 했던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차태현, 김동욱 등 배우다.

이들은 그린 매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나리오 속 상황과 공간을 상상해가며 서로에게 소리치기도 하고, 머릿속 요괴를 상대로 칼을 휘둘러야 했다.

배우들이 완성본을 처음 접했던 지난 12일 언론·배급 시사회. 이들이 가장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본 것이 바로 "(연기에)CG가 잘 입혀졌을까"였다.

이후 반응은 대만족이었다.

차태현과 하정우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어려움'보다 '민망함'에 무게 중심을 두고 촬영 당시 상황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도 그런 만족감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차태현은 "나는 과거 '전우치'(2012~2013, KBS2)라는 드라마를 해봐 그린 매트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며 "(하)정우가 허공에 칼질할 때마다 얼마나 자괴감을 느낄지 알 수 있었다. 자신과 싸워야 하는 것이 보이더라"고 짚었다.

차태현은 "그렇게 민망한 연기를 할 때는 서로 진지한 척해줘야 한다"면서 "그래도 안타까워 정우와 후배들에게 '나는 칼싸움만 한 것이 아니라 주문도 외우고, 장풍도 쏴봤다. 당시 초등학생들이 나를 따라다니며 장풍을 쏴달라고 얼마나 졸랐는지 모른다'고 고백하며 격려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의 한 장면.


하정우는 "아무도 없는 위를 향해 '해원맥"이라고 소리치기도 하고, 허공에 대고 칼도 휘둘렀다. 당연히 민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 "문득 '아이언맨'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선배를 떠올렸다. '그런 훌륭한 연기파 배우도 이상한 옷을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연기를 정색하며 집중해서 하는데 내가 못 할 것이 뭐가 있겠냐'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민망 상황 극복법을 소개했다.

하지만 차태현과 하정우는 "그처럼 민망했던 연기들이 CG로 창조된 지옥 이미지와 잘 섞여 관객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전인미답의 길을 한국 영화인의 열정으로 당당히 걸은 배우, 스태프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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