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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령의 BOOK소리]네컷 만화 수호자 장도리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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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2-30 07:50:00  |  수정 2017-12-30 13: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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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시사만평 박순찬 화백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 화백은 시사만평 장도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인 ‘빛은 어둠을 넘어’를 출간했다. 2017.12.29.pak7130@newsis.com
■경향신문 시사만화가 박순찬 화백 인터뷰
'장도리의 대한국민 現在史 2016~2017' 출간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하루에 쏟아지는 뉴스만 하더라도 만화 네 컷으로 담기 부족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경향신문 시사만화 '장도리'로 유명한 박순찬 화백은 "지난 1년 기간은 그야말로 만화가로서도 파란만장한 격동의 시기였다"며 "그렇기 때문에 촛불은 더욱 뜨겁게 느껴졌고, 국민의 열망을 만화로 담아내기에 한참 부족한 실력을 탓해야 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응은 열렬했다. 주호민 '신과 함께' 저자는 "살아있네!" 매일 아침 장도리를 만나며 중얼거린다"고 했다.  촌철살인의 풍자와 유머로 이 시대와 당당히 맞짱 뜨는 장도리는 "작가의 안전이 걱정된다"는 독자들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장도리의 정신을 말해준다.

 최근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 동안 연재된 '장도리'를 묶어 '빛은 어둠을 넘어 : 장도리의 대한국민 現在史 2016~2017'를 냈다.

 장도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인 이번 '빛은 어둠을 넘어'는 촛불혁명의 뜨거운 순간들을 지나 익숙한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한 번 신랄한 풍자와 재치를 선사한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부패한 정권의 민낯이 드러난 지난해 후반부터,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던 적폐를 도려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현재까지 장도리의 네 컷 만화는 한국의 정치 사회적 사건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은 전국을 밝힌 촛불 물결과 국정농단 세력을 몰아낸 역사적 경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례적인 사건이었던 만큼 만화에서 다뤄진 일 하나하나가 무겁고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1년여간은 정말 만화 같은 현실이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고, 탄핵심판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에서는 촛불이 꺼지지 않고 타올랐다. 이정미 헌재 재판관의 입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말이 나왔을때 우리는 헌법 제1조가 ‘살아 숨 쉬는’ 원칙임을 느꼈다.

"헌법재판관이 선고문을 낭독한 순간 국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가 단지 종이 위에 적힌 글자가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원칙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믿는 그는 '장도리 모음집'을 매년 말 펴내고 있다. "한 해 동안 벌어진 일들을 한 권으로 묶인 시사만화를 통해 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기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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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책에서는 대한민국 권력의 계보를 잇는 ‘주요 인물들’이 상세하게 소개된다.

  5·16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탈취하고 반공을 국시로 삼아 18년간의 독재를 펼친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에 옹립되었지만 임기 4년 만에 쫓겨나 수임번호 503번으로 수감 중인 ‘503’, 4대강 녹조라떼 생산 사업과 친재벌 정책을 통해 나라를 신자유주의 삽질 공화국으로 만든 ‘MB’, 박근혜의 악정을 견디다 못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 새로 선출한 대통령 ‘이니’, 여전히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반성 없이 거짓말로 범벅된 회고록을 출간하며 황제 노후를 즐기는 ‘29만 원’, 삼성 재벌 3세로 대한민국 슈퍼 갑이며 금수저인 ‘재드래곤’, 인종과 성별 및 종교 문제에 대한 극단적 태도로 수많은 안티를 양성 중인 미국 부동산 재벌 ‘도람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3대 세습 지배자이자 한반도 긴장 유발의 주범 ‘핵정은’ 등 만화와 다큐의 경계에서 대한민국과 세계사를 풍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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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시사만평 박순찬 화백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 화백은 시사만평 장도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인 ‘빛은 어둠을 넘어’를 출간했다. 2017.12.29.pak7130@newsis.com
시사 만화가는 '시대의 자화상'을 기록한다. 더욱이 일간지에서 수많은 사건과 사고 정치 사회 문화를 압축해야 하는 노동집약적인 압박감이 그를 날마다 옥죄는 일이다.   

  "매일 매일 연재하는 신문만화는 시시각각 터져 나오는 뉴스들을 살펴보고 그 이면과 맥락을 파악해 그려야 하므로 무엇보다 순발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하지만 인터넷 발달이 언론계를 비롯한 그의 작업 환경까지 바꿔놓았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돌입하면서 이미지로 전하는 메시지 중요도가 높아졌어요. 독자도 신문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단독으로 신문 만화를 보는 경우가 많아 작화에도 각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번 책에서 다뤄진 촛불  과정에는 짧은 말로는 담을 수 없는 역사적 순간들이 많은데, 중요한 장면들을 이미지로 녹여내기 위해 다른해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햇습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는오히려 박화백에게 새로운 활력과 함께 든든한 지원군으로 작용되고있다.

"과거에는 독자들 반응을 잘 알 수가 없었지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하기 전에는 전화나 편지로 한정돼 있었지만, 지금은 여러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굉장히 쉽고 빠르게 수많은 독자 생각을 접할 수 있어요. 그걸 바탕으로 좋은 만화를 그리기가 쉬워졌다고나할까요. 특히나 지난 탄핵정국에서는 많은 분이 시사 뉴스에 관심을 두고 '장도리'에도 많은 애정을 보여주시는데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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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시사만평 박순찬 화백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 화백은 시사만평 장도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인 ‘빛은 어둠을 넘어’를 출간했다. 2017.12.29.pak7130@newsis.com
그는 2000년 '경향대상', 2008년 '제1회 올해의 시사만화상', 2012년 '제5회 올해의 시사만화상' 등을 받았다. '나는 99%다'로 2013년 '부천만화대상 우수만화상'을 받기도 했다.

만화가지만 미대출신이 아닌 천문학과 건축공학 전공자다. 대학 시절 '만화사랑'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노동운동 관련 만화 유인물과 걸개그림을 그리며 사회 현실을 다루는 그림과 만화에도 애착을 갖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해 SF 만화가를 꿈꿨다"는 박화백은 "꼭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늘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때마침 대학을 졸업할 때 경향신문에서 시사만화가를 뽑았고, 합격하면서 시사만화가로 데뷔하게 됐다"고 했다.

 시사만화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박 화백은 "과거보다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데뷔할 수 있는 문을 넓어진 것 같다"며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제가 처음에 데뷔했을 때와 현재를 비교하면 환경이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만 시사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웹툰 작가로 데뷔해서도 시사적인 내용을 얼마든지 담아낼 수 있어요. 좋은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좋은 삶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관련해서도 조언을 더했다.

"언론계가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도, 만화를 그리는 사람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죠. 예전과 달리 지금은 독자 반응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독자 생각이 작가한테 큰 영향을 주는 시대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독자 책임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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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시사만평 박순찬 화백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 화백은 시사만평 장도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인 ‘빛은 어둠을 넘어’를 출간했다. 2017.12.29.pak7130@newsis.com

박 화백은 "지난 6~7년 동안 단행본이 나온 시기만을 놓고 봤을 때 우리 사회 구성원들, 시민의 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자본의 힘에 여러 일이 크게 좌우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개인이 자유의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각 개인의 권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래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혁명을 건너 적폐청산과 함께 다시 새로운 해가 다가오고 있다.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아내면서도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장도리'는 오늘도 내일도 세상의 얼개를 보여주며 치열하게 나아갈 것이다. 물론 독자들의 사랑과 반응이 힘이다.

 박순천 화백은 "하루하루, 매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시간을 쓰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이 만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우리의 이웃들’"이라고 했다.

 "늘 '장도리'를 봐주시는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현재사(現在史)를 기록하는 장도리는 새해에도 한 줌 빛을 밝히며 계속 진보하겠습니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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