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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중재로 풀자⑤]소송 없이 타협 '해결사 기관' 이미 50곳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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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1-0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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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재·조정 기관 이미 55곳 달해
당사자 조정신청 1% 미만…활용 안해
"인지도 낮아…선진국 벤치마킹 필요"
"미국은 민사 90% 이상 소송 외 해결"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소송 만능주의'가 고착화하면서 그 폐해도 극심해지고 있다. 법관들은 물리적 한계를 호소하며 법관 수 증원을 요구하고, 재판 지연을 호소하는 불만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송 외적인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한다는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다. 갈등 해결 절차가 비교적 수월하고, 당사자간 합의가 중시되는 '대체적 분쟁 해결(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ADR)'이 주목받는 것이다.

 ADR 제도는 전문적이고 중립적인 제3자가 이해 당사자의 분쟁 해결을 돕는 분쟁 해결법을 망라한 개념으로, 가장 대표적인 유형에는 중재와 조정이 있다.

 '중재'는 당사자가 분쟁을 중재로 해결하기로 합의(중재합의)하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중재인으로 선정하고, 중재인에게 분쟁 해결을 맡기는 제도다. 중재인 판정은 법원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중재인은 분쟁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분쟁 분야에 따라 변호사 등 법조인이 참여하거나 학계·소비자·사업자 대표 등이 중재인단을 구성, 다양한 관점에서 이익 조정을 모색하기도 한다.

 '조정'은 중립적 위치에 있는 조정인이 당사자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당사자 간 합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조정인이 직권으로 조정안을 결정한다. 이에 이의신청을 하면 소송이 개시된다.

 조정 절차는 법원이 직권으로 사건을 조정으로 넘기는 '조정 회부'와 당사자가 직접 요청하는 '조정 신청'의 방법으로 시작된다. 법원에서 조정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법원이 외부기관에 조정을 위임하기도 한다.

 2015년 중앙대학교가 작성한 법무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ADR을 담당하는 우리나라 행정기관은 55개가 넘는다. 정부 부처에 소속되며 주로 '분쟁조정위원회', '중재위원회' 등의 명칭을 가진 기관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환경부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언론중재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한국저작권위원회' 등도 각각 언론과 노동, 저작권 관련 분쟁 해결을 지원한다.

 국내엔 이처럼 ADR 기관이 50여곳 이상 있지만 이 곳을 통한 분쟁 해결은 저조한 상황이다. 전국 법원에서 조정 절차를 밟는 사건 중 당사자가 직접 조정을 요청하는 조정신청 비율은 1%에도 못 미친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에도 분쟁 접수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선진국 사례를 토대로 한 대안적 분쟁 해결 제도 발전이 요구되는 이유다.

 미국은 민사 사건의 90% 이상이 소송 외 분쟁 해결 제도를 거쳐 풀리고 있다. 다양한 대안적 분쟁해결 절차가 활용되기도 한다. 소송 전에 당사자 사이 화해를 도모하는 '화해기일'을 열거나, 관련 분야에 정통한 변호사 등이 사건에 대한 권고적 평가를 내려 당사자들의 협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조기중립평가'를 하는 식이다.

 일본은 1999년 사법제도개혁심의회의 권고에 따라 ADR 관련법 등 제도적 기반을 만들었다. 현재 일본 내 ADR 기관으로 인증받은 곳은 130여 개에 달하고 ADR 사업자가 인가받은 분쟁 분야는 외국인 직장관계 분쟁, 유학 분쟁 등 다변화·세분화되는 추세다.
 
 영국은 소송 대체적 분쟁해결법을 적극 홍보한다. 법원의 조정 절차 권유가 의무화 돼있으며, 대국민 ADR 지원서비스격인 NMH(National Mediaion Helpline)을 운영한다. 국민은 이를 통해 분쟁에 휘말렸을 때 관련 분쟁 해결 기관을 소개받을 수 있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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