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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당선 기대 안했다"…'화염과 분노' 저자 폭로

등록 2018.01.04 13:19:35수정 2018.01.04 13: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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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한 프라이빗 클럽에서 열린 새해 전야 연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연회에는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 사위 제러드 쿠슈너,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트럼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2018.1.1

【플로리다 =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한 프라이빗 클럽에서 열린 새해 전야 연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연회에는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 사위 제러드 쿠슈너,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트럼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2018.1.1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민낯과 백악관 내부의 혼란을 폭로한 책 '화염과 분노:트럼프의 백악관 내부'가 워싱턴 정가 안팎에 핵폭탄급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언론인 마이클 울프가 쓴 이 책은 오는 9일 정식 출간되기도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간의 싸움에 불을 붙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매거진과 가디언이 발췌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배넌은 지난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등 러시아 인사들과 회의를 한 것에 대해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런 모임이 있어야 했다면 (트럼프 타워가 아닌) 뉴햄프셔나 맨체스터의 홀리데이인에서 변호사와 함께 만났어야 했다"는 말도 했다.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트럼프는 성명에서 배넌을 향해 "제 정신이 아니다" "사람들을 속여 가짜책을 내도록 만들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날 성명에서 '화염과 분노'가 왜곡된 소식통들을 인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염과 분노'에는 배넌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킬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트럼프 자신도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원치도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자신이 당선되지 않을 테니 걱정말라고 달래기까지 했다고 저자 울프는 책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개표 당일 저녁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멜라니아는 눈물을 흘렸다.울프는 멜라니아가 흘린 눈물이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울프는 또 "대선 유세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쯤 트럼프가 패배하면 오히려 엄청나게 유명해지고 사기꾼 힐러리의 순교자 행세를 할 수 있으며, 딸 이방카 부부는 세계적 스타가 되고, 배넌은 티파티 리더가 되며, 켈리엔 콘웨이는 케이블 뉴스 스타가 되고, 멜라니아는 평소대로 점심을 먹으러 다닐 수 있게 될 듯(한 분위기)했다"고 썼다.

 즉, 선거에 패배하더라도 '대통령이 거의 될 뻔 했던 후보'로서 온갖 혜택을 다 누릴 수있을 것으로 트럼프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 모두 기대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선 내내 납세내역 공개를 거부한 이유도 어차피 당선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훗날 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임명되는 마이클 플린조차 친구들에게 "우리가 이기면 문제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 자신이 내린 여행규제 행정명령 집행을 거부하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에 대해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보좌관들이 있는 자리에서 여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험한 욕설을 서슴없이 입에 올렸다는 것도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킬 만한 내용이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내내 여성에 대한 비하적 행동과 발언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트럼프는 결국 대통령 취임 열흘 만에 예이츠를 해고했다.

 책에는 트럼프가 주변 사람들에게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들 중 하나는 친구들의 부인을 내 침대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지난 해 2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 영국 정보부가 미 대선기간동안 트럼프 선거본부를 도감청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사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저자 울프는 주장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미국과 영국 간에 외교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 밖에 트럼프가 독극물에 중독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가지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미리 만들어놓은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내용도 책에 들어있다. 트럼프가 취임식 날 유명인사들이 많이 안왔다며 화를 냈고 멜라니아와 싸웠다는 내용도 있다.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누가 먼저 대선에 출마할지를 놓고 언쟁을 벌였고, 그 결과 이방카가 먼저 대선 출마를 하기로 미리 정해놓았다고 저자는 책에서 주장했다. 트럼프의 절친으로 알려진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주변 사람들에게 트럼프를 '바보(idiot)'으로 흉봤다는 부분도 있다. 저자 울프는 머독의 전기를 집필한 적이 있어서 머독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또 트럼프와 멜라니아가 존 F 케네디 대통령 부부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 내에서 각 방을 쓰고 있으며, 트럼프는 자기 침실에 TV 3대를 설치해놓고 저녁으로 치즈버거를 먹으면서 이 채널, 저 채널들을 돌려보고 소수의 친구들에게 전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울프는 책에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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