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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 구조신고만 6통 …"올라갔다"던 소방관은 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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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1-06 06:59:59  |  수정 2018-01-06 07: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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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고승민 기자 = 18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탕 내부.2017.01.06.(뉴시스DB)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때 2층 여탕 인명 구조를 요청한 119신고가 6통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여탕 안에서는 무려 18명이 숨졌다.

 충북도소방본부 119상황실이 제천소방서 화재 현장 지휘부에 여탕의 구조 요청을 제대로 전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소방당국은 인명 구조 '골든타임'이었던 화재 당일 오후 4시2~20분 무선 교신 녹취록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6일 희생자 유족이 입수한 119신고 접수 녹취록을 보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3시56분 자신의 위치를 '사우나'라고 밝힌 신고자가 "불이 크게 났다, 검은 연기가 엄청 많이 난다"고 신고했다.

 오후 3시59분 신고자도 "2층 사우나…사우나, 빨리 와, 다 죽어, 숨 못 쉬어, 창문 열어, 대피할 데가 없어"라며 다급한 목소리로 구조를 요청했다.

 119상황실 근무자는 "구조대원들이 지금 올라가고 있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

 오후 4시6분 신고자도 "목욕탕에 있는 사람들이 못 나오고 있다고 한다"며 2층 여탕 구조를 호소했고, 오후 4시8분 신고자 역시 "2층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갇혀서 전화 오고 난리다. 2층에는 왜 접근을 못 하는 것인가. 2층을 집중적으로 해 보라고 하라"고 요구했다.

 오후 4시19분 신고자가 "목욕탕에 불난 것 아느냐. 그 안에 사람들이 갇혀 있는데 그것도 아느냐. 제발 빨리 구출해 달라"고 따지자 119근무자는 "지금 인명 검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후 4시29분 신고자는 "여탕에 있던 사람들 구출된 건가"라고 물었고 119근무자는 "알고 있다. 지금 구조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일 도소방본부장이 언론 브리핑에서 밝힌 2층 진입 시각은 오후 4시38분께다. 그는 "1층 화세가 강해 2층으로 사다리를 전개하기 어려웠고, 여러 가지 자료로 추론하면 2층 창문을 깬 시각은 4시38분"이라고 말했다.

 119상황실 근무자는 오후 4시께 2층 여탕 희생자로 추정되는 신고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올라가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 2층 진입은 38분이나 지나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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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뉴시스】고승민 기자 = 18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2층 여탕 내부.2017.01.06.(뉴시스DB)
2층 여탕 희생자들은 119상황실의 구조대가 올라갔다는 말만 믿고 기다리다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2층 여탕 안에 사람이 있다는 (화재현장)주민의 말을 듣고 사다리를 이용해 진입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119상황실이 2층 여탕의 긴박함을 현장 지휘부에 알리지 않았거나 현장 지휘부가 이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방당국이 공개한 무선 교신 녹취록은 오후 4시2분 "제천 제천 구조대 여기 국사" 이후 오후 4시20분 "제천3호는 상황실로 유선 연락 바란다"로 18분을 건너뛴다. 오후 4시20분 이후 무선 교신 내용은 모두 공개했다.

 소방당국은 "전파 간섭이나 노이즈가 심한 청취 불가 녹음은 녹취록 작성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으나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 청원) 재난안전특위 위원장은 "사라진 18분간의 무선 통신내용이 궁금하다"면서 "녹취록이 아니라 녹음본을 공개하도록 국회 차원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그는 "18분간의 교신 내용을 알아야 소방관들의 현장 대처가 적절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21일 오후 3시53분께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지상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발화한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다. 2층 목욕탕에 있던 여성 18명이 숨지는 등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방청은 합동조사단을 꾸려 제천소방서의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지 조사 중이다.

 bc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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