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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부동산에 해외자금 몰려…작년 10조3400억원 유입

등록 2018.01.07 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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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부동산에 해외자금 몰려…작년 10조3400억원 유입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부동산 시장에 해외자금이 몰리고 있다. 작년 한 해 해외투자자들이 사들인 일본 부동산은 전년보다 3배 많은 1조 1000억엔(약 10조 3400억원)으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세계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일본의 경우에도 초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의 투자이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자 해외자금이 몰리고 있다.
 
 닛케이는 해외자금의 유입은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지만,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정책이 뒷받침한 측면도 크기 때문에 과열감 등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즈호 신탁은행 계열사인 도시미래종합연구소가 기업 및 기관투자자의 2017년 일본의 부동산 거래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해외투자자에 의한 구입액은 약 1조 1000억엔으로, 2000년 이후 최고였던 2014년(9872억엔)을 넘어섰다. 비율로 보면, 일본 부동산 거래 취득액 전체 중 해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에는 1건당 500억엔을 넘는 대형 거래가 눈에 띄었다. 세계 최대급 정부계 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금기금은 작년 12월 도큐(東急)부동산과 공동으로 도쿄의 오모테산도(表参道) 하라주쿠(原宿)지구에 있는 상업용 빌딩 5개를 구입했다. 판매자는 홍콩 부동산펀드로, 취득금액은 총 1325억엔에 달했다.

 노르웨이 연금기금이 아시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2015년 도쿄에 사무실까지 차리고 투자대상을 찾아왔다. 노르웨이뱅크의 부동산 운용부문의 담당자는 "도쿄의 부동산 시장은 세계 유수의 규모로 성장세가 전망된다"면서 "앞으로도 투자를 계속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정부계 펀드인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IC)도 작년 12월 도쿄 신주쿠(新宿)역 앞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인 신주쿠 마인즈타워의 지분 43%를 야마토(大和)증권그룹의 계열사인 부동산투자신탁(REIT)으로부터 625억엔에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닛케이는 해외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 매입을 확대한 것은 2013년 전후라고 진단했다. 이것은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아베 정부의 금융완화 정책이 시작된 시점이다. 금융완화로 부동산 시세가 좋아지자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헐값에 매수한 부동산의 이익 확정 매도세가 확산, 이를 해외투자자들이 사들였다. 다만 2015년 이후에는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감소해 거래 전체는 저조해졌다는 게 닛케이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또 다시 매매가 활발해진 것은 2018년 이후 도쿄 도심의 오피스 대량공급과 관계 있다. 오피스 대량 공급으로 빌딩 임대료가 떨어지자 소유자들 중 아예 빌딩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미국계 종합 부동산회사인 존스랑라살르(JLL)의 아카기 다케시(赤城威志) 리서치 사업 부장은 "해외투자자들은 향후에도 일본 부동산의 강세를 예상하고 있어, 고가에서도 취득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과열감이 있다는 것이 닛케이의 지적이다. 부동산 임대료 수입을 취득가격으로 나눈 투자이익을 보면, 도쿄 오테(大手)정에 위치한 오피스의 경우 3.55%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의 조사 시작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싱가포르 정부 투자공사(GIC)가 투자한 부동산의 이율은 3%대 중반, 노르웨이 연금기금은 2%대로 추정된다.

 이처럼 투자이익이 낮은 상황에서도 해외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이유는 일본의 초저금리다. 투자이익이 낮아도 구입자금 조달에 따른 대출 이자가 더 낮으면 이익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의 고급 오피스 빌딩의 투자이율에서 장기금리를 뺀 이율 차는 2.8%다. 런던이 2% 대 전후반, 뉴욕 및 홍콩이 1%대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것이다.
 
 일본은행이 2016년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는 일본의 부동산에 해외자금 유입을 촉진해 부동산 시세를 끌어올렸다. 다만 향후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금리를 올려 부동산 매물이 늘면 "투자대상이 많은 해외에 자금이 몰려 일본은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 전문가는 전망하는 등, 해외 자금이 과열된 일본 부동산 시세를 계속해서 지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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