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은혜초 폐교 강행 추진에 아이들 대책 없어 '발만 동동'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1-14 06:58:04
associate_pic

 서울교육청, 학교재단측 폐교인가신청 반려
 재단-학부모 모임가졌으나 학부모 제안 재단이 거부
 사립학교법 맹점…재단 강행시 실질적 대처방안 없어
 폐교 안해도 재단 버티면 교사 무노동무임금 정상화 힘들어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서울 은평구 소재 사립초등학교인 은혜초등학교가 교육청의 반대에도 폐교 강행에 나서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강제할 수단이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입게 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은혜초등학교는 지난달 28일  학생 감소에 따른 재정적자를 이유로 서부교육지원청에 학교 폐교 인가를 신청했다. 특히 방학 하루 전날 기습적으로 폐교를 신청해 235명의 학부모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서부교육지원청은 학생 분산계획이나 교직원 처리대책 등은 갖추지 않아 일단 폐교 인가 신청을 반려한 상태다. 실제 폐교를 위해서는 신입생과 재학생 전체 학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1명의 재학생이라도 학교를 다니겠다는 의사가 있으면 폐교를 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은혜초 재단 이사장 측은 2월 말까지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측과 이사장 측은 최근 한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 측은 폐교 신청 1년 6개월 유예, 학비 인상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재단 측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재단측이 교육청의 인가 없이 폐교를 강행할 경우에도 사립학교법에 운영 근거를 두고 있는 사립학교인 만큼 학사 운영을 강제할 실질적인 수단이 없다는 데 있다. 교육청의 폐교 신청 인가 반려는 압박 수단일 뿐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사립학교가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는 학교이기 때문에 법인에서 운영을 못하겠다고 하면 원칙적으로는 전학을 가야 한다"며 "교육청에서 무책임하게 학부모들에게 알아서 가라고 할 수는 없고 현재 계속 다니겠다는 학생들이 남아있으니 계속 학교를 운영하라고 압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중등교육법 12조(의무교육)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직원도 교육 의무가 있어 학교 폐교 인가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활동을 소홀히 할 수 없다.

 하지만 운영 의사가 없는 재단 측이 교사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교사들은 무임금 노동을 해야하는 일이 생긴다. 사실상 원활한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재단이 교육청의 허가 없이 폐교를 강행할 경우 교육감 인가를 받아야하는 초중등교육법 4조에 따라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사후대책에 불과하다.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235명 중에 절반 가까운 학생들은 이미 전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학부모들은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차례로 면담하며 대책 마련을 전방위로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혜초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교육청은 폐교 인가를 내지 않겠다고 하고 이사장은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어서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날짜가 지날수록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빨리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재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사장 측과 비대위 측과 자주 만나 협의를 하면서 답을 빨리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겠다고 하지만 만약 폐교를 강행할 경우 현재로썬 마땅한 대안이 없다. 만약 개학 이후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정상적인 수업을 위해선 실질적으로 재정지원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설보수 명목으로는 재정지원이 가능하지만 인건비나 운영비는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 초등학교 폐교 신청이 처음있는 일이라서 이후 상황에 대한 대안이 구체적으로 법으로 규정된 게 없다"며 "학교에서 운영에 손을 뗐는데 학생이 남았다고 가정하면 누군가는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해서 운영해야 하는데 사립학교 재정결함 지원금도 현재 사립초등학교에는 지원해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대책도 마련중이다.

 이 관계자는 "학생이 한명이라도 남아있다면 교육청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줘야 할 것"이라며 "만의 하나 법인에서 문 닫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재단에서 아무것도 안하겠다고 하면 관선이사를 파견하는 것도 생각은 해야한다"고 밝혔다.

 kangse@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