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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유죄' 조윤선, 전임자 입에 발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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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1-23 1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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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1.23. stoweon@newsis.com

박준우 전 수석 "블랙리스트 인계" 증언 결정적
재판부 첫 마디가 "전임 수석에게 인계 받았다"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조윤선(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임자의 증언'으로 인해 다시 감옥 생활을 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23일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판단되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일명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관련 혐의는 무죄로 인정됐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실장 등과 순차로 의사 결합을 이뤄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등에 공모·가담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이와 관련해 조 전 장관도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원심 판단이 뒤집히는데에는 조 전 장관의 청와대 정무수석 전임인 박준우(65) 전 수석의 법정 증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박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2014년 조 전 장관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당시 주요 현안으로 세월호, 4대악 척결, 정부 3.0 공무원 연금개혁과 함께 정부 보조금 배제(블랙리스트) TF, 전경련을 통한 보수단체 지원 등을 설명해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는 1심 재판에서 "블랙리스트 TF 운영에 대해 조 전 장관에게 설명해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진술을 뒤집은 것이었다.

 박 전 수석은 증언을 번복한 것에 대해 특검이 "1심 법정에서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한 것이냐"고 묻자 "조 전 장관이 저에게 그런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조 전 장관 면전에서 인간적 도리로서 내 주장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가 조 전 장관에 대한 혐의 판단 근거를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꺼낸 것이 바로 박 전 수석 관련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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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해 1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17.01.14. mangusta@newsis.com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은 전임 정무수석으로부터 민간단체보조금 TF가 진행됐고, 그 결과가 비서실장, 대통령에게 보고된다는 것도 인수인계를 받았다"며 "정무수석 부임 후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게도 TF 진행 경위, 문제 단체 조치내역 관리방안 문건 등을 보고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건은 좌파 보조금 지급 차단을 위한 기준과 계획을 마련한 것"이라며 "명단 관리를 지속하면서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을 핵심적 계획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런 조치들이 정무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의 지시나 승인없이 이뤄졌다곤 보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피고인별 책임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블랙리스트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국가는 문화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하고 문화지원 정책 수립·집행에 있어 관용과 문화정책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특정 개인이나 문화현상을 우대하거나 차별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조 전 장관은 선고가 끝난 후 재판부가 "구속사실을 변호인에게 통지하면 되느냐"고 묻자 살짝 고개만 끄덕였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남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박성엽(58·사법연수원 15기) 변호사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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