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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미세먼지에 이민 고민…공공형 실내놀이터 늘려야"

등록 2018.01.23 14: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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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영·유아 학부모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8.01.23.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영·유아 학부모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8.01.23. (사진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23일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
박원순 "특별교부금, 실내놀이터 확충에 투입"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초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못나간다는 점에서 모든 엄마가 아이에게 미안해하고 있어요. 엄마들 사이에선 이민가야 하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와요. 외국에 살다온 엄마들이 한국이 너무 그리워 돌아왔는데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말할 정도예요." (양천구 세 아이 엄마 고지현씨)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진 한파에도 50여개 좌석을 메운 영·유아 학부모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미세먼지 대책을 쏟아냈다.

 미세먼지 걱정 없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공공형 실내놀이터' 설치부터 공공장소 실내 대기질 개선, 미세먼지 심한 날 어린이집·유치원 실외활동 자제 권고 등 학부모들 아이디어에 박 시장은 예산 지원을 약속하고 관련 부서에 정책 검토를 부탁했다.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미세먼지에 대해 절박한 목소리를 내온 젊은 엄마들로부터 정책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주최했다.

 온라인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회원인 이지현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엄마들은 '어디 가야 되느냐' '공기청정기가 있는 마트나 박물관은 어디가 괜찮느냐'고 토로한다. 어떤 엄마들은 공기가 좋다는 인천공항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떠돌고 있다"며 박 시장에게 '공공형 실내놀이터' 조성을 촉구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내 '별난놀이터' 등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실내놀이터가 있지만 학부모 수요에 비해 시설이 부족하다. 학부모 요청으로 토요일까지 운영하는 공공기관도 있으나 인력 운영상 한계 탓에 휴일엔 이용하기 어렵다는 게 학부모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특별교부금이라고 제가 쓸 수 있는 예산이 1년에 40억원 정도다. 그동안은 그 예산을 아이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동네마다 다른 개성적인 놀이터 만드는데 4년동안 매년 40억원씩 투자해왔다. 앞으론 주문하신대로 공공형 실내놀이터를 만드는 데 그 돈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에 부모와 함께 참석한 아이를 보고 있다. 2018.01.23.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에 부모와 함께 참석한 아이를 보고 있다. 2018.01.23.  (사진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이외에도 학부모들은 "실외활동을 장려하는 어린이집·유치원 평가기준을 바꿔 달라" "어린이집·유치원 공기청정기 운영 현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기세 걱정 없이 공기청정기를 가동할 수 있도록 LED등으로 교체해 달라" "공공장소 실내 대기질 기준을 세계보건기구(WHO) 수준으로 상향해 달라"는 등 의견을 냈다.

 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가 나쁨(50㎍/㎥)을 기록하거나 예상될 때 '차량 2부제' '대중교통 무료' 등을 실시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두고 학부모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랑구 망우동에서 아이 셋을 키운다는 학부모는 "외국에선 이미 시행 중인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공론화됐구나 싶어 좋아했는데 언론에선 150억원짜리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엄마들은 일상을 멈추는 절실한 문제인데도 비용이 많이 들고 가시적인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두들겨 맞는다면 누가 이런 정책을 입안하겠느냐"며 언론을 향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넷 활동가 차은주씨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첫걸음부터 어떻게 큰 결과를 바랄 수 있겠느냐"며 "일기예보에 마스크 쓰라는 얘기가 아니라 차량 2부제에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게끔 정보를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노원구에서 온 학부모는 "시민으로서 차량 2부제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공기가 나쁠 때 오히려 아이를 멀리 떨어진 유치원까지 데리고 다니려면 차량을 이용하게 돼 경유차를 교체하고 싶은데 비용 부담감이 커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운홀 미팅은 애초 예정됐던 1시간을 넘겨 이어졌다. 미처 의견을 말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자리마다 놓인 종이에 의견을 적어 각자가 생각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서울시에 건의했다. 학부모뿐 아니라 초등학교 5학년 이시윤양도 "미세먼지가 많이 줄어들어 답답한 마스크 안 쓰고 싶다"며 의견을 적었다.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영·유아 학부모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8.01.23.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영·유아 학부모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8.01.23.  (사진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박 시장은 참석자들이 내놓은 정책을 메모해가며 일일이 답변했다. 답변 시간이 길어지자 이후 일정을 즉석에서 늦추면서까지 참석자들 제안에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작년 5월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하자고 제안한 시민들의 정책이었다"며 "시민들이 정책을 알면 참여율이 높아지고 경기도와 인천시, 충청도가 참여하면 당연히 효과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정책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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