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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세브란스 가보니…"그저께 불난 병원 같지 않아"

등록 2018.02.05 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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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 3층에서 정상적으로 진료가 시행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 3층에서 정상적으로 진료가 시행되고 있다.


환자들에 마스크 제공…공기청정 위해 피톤치드액 분사
연대 환경공학연구소는 호흡기 영향 점검 대기질 측정
발화점 본관 3층 푸드코드 폐쇄…"보수하며 대책 마련"
내원객들 "냄새도 잘 안 느껴저…대형병원에 더욱 믿음"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째가 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은 화재 수습 작업에 한창이었다. 인명 피해 없이 화재가 진압된 만큼 일반 병동에서는 정상적인 진료가 시행되며 빠르게 일상을 되찾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 3층. 곳곳에는 화재로 인한 불편함을 알리며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이 붙었다.
 
 병원 측이 나눠주는 하늘색 마스크를 착용한 환자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세브란스병원은 본원 곳곳에 화재로 인한 냄새 제거와 공기청정을 위해 피톤치드액을 분사하고 있다. 또 내원객들에게 안내데스크에서 마스크도 제공 중이다.

 화재가 발생했던 본관 3층 푸드코드와 인근 편의점은 임시 폐쇄 조치됐다. 하지만 불이 번지지 않고 안전하게 진압된 만큼 각 센터마다 진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브란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푸드코트를 폐쇄하고 있다"며 "유지보수를 하며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본관에서는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에서 투입된 인력들이 대기질 환경도 측정 중이다.  세브란스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했으니 향후에라도 내원객들 호흡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병원을 찾은 내원객들은 일부 편의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점은 불편하지만,  오히려 최근의 밀양 화재와 비교되는 세브란스병원의 조치에 신뢰감이 생긴다고 입을 모았다.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여수에서 한 달에 두 번씩 신촌세브란스를 찾고 있다는 김성(76)씨는 "그저께 불이 난 병원 같지 않게 냄새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지방에도 병원이 있지만 아무래도 대형병원에 더욱 믿음이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라면 영리보다는 인간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기본적인 것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 곳곳에 화재로 인한 불편함을 알리며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 곳곳에 화재로 인한 불편함을 알리며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점심시간을 맞아 푸드코드를 찾으려던 한 내원객은 "화재가 발생한 줄도 몰랐는데 다른 식당가를 이용해야 한다고 해서 (화재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무래도 대형병원인 만큼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정기검진을 위해 찾았다는 조모(56·여)씨도 "식당가를 이용하지 못해 불편하긴 하지만, 조치를 하는 게 더욱 믿음이 간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내원객(80)은 "아무래도 병원 규모가 크다보니 화재 경각심도 높고 소방 시설이 잘 갖춰진 것 같다"며 "병원은 생명 존중 의식을 갖고 치료해야 하는데 일부 중소병원들은 영리만 생각하는 것 같다.  제도부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지난 3일 발생한 신촌세브란스병원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가 화재 초기부터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매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화재 대피 훈련도 한몫했다. 화재 당시 세브란스병원 직원들은 안전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며 수백명의 환자와 보호자를 신속하게 대피시켰다.

 화재 발생 당시 본관 11층에 입원 중이던 A(76·여)는 "화재경보기가 울리더니 바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왔고, 간호사와 직원들이 비상구 앞에서 지키며 정말 잘해줬다"고 전했다.

 당시 걸을 수 있는 환자들부터 11층에서 6층까지 비상계단으로 걸어 내려간 뒤 옆 병동으로 대피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비상구 앞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대기하던 찰나 불이 다 진압됐다고 하더라"며 "직원도 직원이지만 환자들도 소리 하나 지르지 않고 질서를 잘 지켜줬다"고 떠올렸다.

 3년째 평일마다 환자들 안내를 도와주고 있는 김영순 자원봉사자는 "자원봉사자들도 1년에 2번씩 화재 교육을 받을 정도로 철저하다"고 말했다.

 그는 "'불이야'를 외친 뒤 원내 119 시스템으로 신고하고, 다음에는 대피를 맡는 직원들이 빠르게 환자들을 대피시켜준다"며 세브란스병원의 안전관리지침을 정확하게 읊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해 최소 2번 이상 실전처럼 자체 교육 훈련을 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병동에서 실제 화재가 발생한 것처럼 가상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며 "각자 매뉴얼에 따라 맡은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내원객들 대피를 맡는 부서는 단기간에 환자를 이동시킬 수 있도록 훈련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 본관 3층 푸드코드와 인근 편의점은 임시 폐쇄 조치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본관.  본관 3층 푸드코드와 인근 편의점은 임시 폐쇄 조치되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본관에서 화재가 발생해 3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당국은 인원 293명과 장비 95대에 소방헬기까지 투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인 오전 9시 11분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경찰에 따르면 발화지점은 본관 3층 푸드코트 내 피자업소에 설치된 화덕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화덕에서 발생한 불씨가 화덕과 연결된 환기구 내부로 유입돼 기름찌꺼기 등에 착화된 뒤 확산해 약 60m 떨어진 본관 3층 연결통로 천장 등이 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푸드코드 등 시설 관계자 조사 결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감정결과 등을 종합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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