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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김남주·채시라 퀸들의 귀환..."우린 여전히 전성기"

등록 2018.02.06 1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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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김남주·채시라 퀸들의 귀환..."우린 여전히 전성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드라마 '리턴' '미스티'과 방송 예정인 '이별이 떠났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고현정·김남주·채시라 등 여성 배우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20년 넘는 연기 경력을 가진 40대 후반~50대 초반 배우로 90년대 스타배우라는 점도 닮은꼴이다.

  이들의 귀환은 연예계 고정관념을 깨고 있어 의미있다. 그동안 남성 배우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연기할 수 있는 배역의 폭이 점점 더 넓어진 것과 달리 여성 배우들은 한 살 더 먹을수록 제한적인 역할에 머물러왔다. 남성 캐릭터 위주 작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물론 의미있는 여성 캐릭터를 개발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적었던 과거 업계 분위기도 이런 경향에 한몫했다.

 하지만 21세기 골드미스등 파워여성들이 등장하면서 드라마도 변하기 시작했다.  능동적인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이 나오기 시작하고, 예전 같으면 전성기가 지나도 한참 지났다고 평가받을 중년 여성 배우들이 그 배역을 당당히 꿰차는 건 물론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고현정·김남주·채시라 퀸들의 귀환..."우린 여전히 전성기"


 '스타배우'였던 이들의 귀환은 변치않는 미모와 함께 연기력까지 탑재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고 있다.
 
올해 새롭게 안방극장에서 활약하는 고현정·김남주·채시라가 들어올린 연기대상만 6개다. 고현정은 2009년(MBC)과 2010년(SBS), 김남주는 2010년(MBC)과 2012년(KBS), 채시라는 1994년(MBC)과 1999년(KBS), 각각 두 차례씩 대상을 품에 안았다. 평생 한 번 받기도 힘들다는 연기대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는 건 이들이 배우로서 얼마나 뛰어난 활동을 해왔는지 알게 한다. 물론 상이 모든 걸 설명하지는 않지만 연기력만으로 시청자를 TV 앞에 앉힐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고현정은 스릴러 드라마 '리턴'에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변호사 역을 맡아 올해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이끌어내고 있다(16.0%).

 그 중심에는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고현정의 카리스마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주 첫 방송된 김남주의 '미스티'도 종합편성채널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2회 만에 시청률 5%를 넘겼다. 김남주는 6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한 열연을 펼치며 '역시 김남주'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오는 5월 방송 예정인 작품 '이별이 떠났다'는 채시라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고현정·김남주·채시라 퀸들의 귀환..."우린 여전히 전성기"


 작품 보는 눈이 좋다는 것도 이들이 주도적인 위치에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세 배우 모두 다작(多作)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고현정은 2~3년에 한 번 꼴로 드라마에 출연 중이고, 김남주는 2010년대 들어 단 세 작품에 출연했을 뿐이다. 채시라의 마지막 작품 또한 2015년 방송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다.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과 캐릭터의 매력까지 갖춘 작품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선택하다보니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나올 때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물론 이들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출연작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배우들이지만, 그런 위치에 있으면서도 종종 크게 헛발질을 하는 다른 배우들과 비교하면 안목이 뛰어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고현정·김남주·채시라 퀸들의 귀환..."우린 여전히 전성기"


 이들이 가장 최근 선택한 작품을 보면 경향을 알 수 있다. 도구적으로 쓰이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극을 이끄는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것이다.

 고현정이 '리턴'에서 맡은 '최자혜'는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 변호사 자리에 오른 인물이며,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캐릭터다. '미스티'에서 김남주가 맡은 '고혜란' 또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이고, 채시라가 '이별이 떠났다'에서 맡은 엄마 역할 또한 자식과 남편을 위해 희생만 하는 엄마가 아닌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을 스스로 지켜나가는 캐릭터다.

고현정·김남주·채시라 퀸들의 귀환..."우린 여전히 전성기"


 신진범 문화평론가는 이와 관련, "세 배우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고,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들의 행보는 젊은 여성 배우들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 본보기가 될 수 있고,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 평론가는 그러면서도 "유리천장을 깨는 여성 배우들이 더 나오기 위해서는 단순히 배우 개인의 역량을 넘어 좀더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가진 작품 제작이 선행돼야 하는 건 물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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