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공연 어떻게 열릴까...다섯아이와 한겨울밤 판타지

등록 2018.02.09 13:01:21수정 2018.02.09 21:48: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2018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19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하고 있다. 2018.01.1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2018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19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하고 있다. 2018.0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는 소년이 등장했다. 흰 모자에 흰 티셔츠와 흰 반바지를 입고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굴렁쇠를 굴린 '굴렁쇠소년'은 여전히 회자된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아이디어를 낸 . 텅 빈 여백의 공간에서 백의의 민족을 상징하는, 미니멀하면서도 인상깊은 장면이었다.

이후 한국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도 아이가 등장한다. 이날 오후 8시 평창의 심장으로 통하는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공연 형태의 개막식 주인공은 강원에 사는 다섯 아이다.

◇평화를 찾아가는 모험 

송승환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총감독(PMC프러덕션 예술감독) 지휘 아래 양정웅 총연출(극단 여행자 예술감독)이 책임지는 개회식의 주제는 '피스 인 모션'.

한국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평화의 의미를 전하고 한국인이 보여준 연결과 소통의 힘을 통해 온 세계가 함께 평화를 만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온 세계인을 맞이하는 한국의 종소리가 세상을 하얀 얼음으로 만들며 공연은 시작한다. 이 순백의 공간 위에 강원도 다섯 아이들의 평화를 찾아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양 총연출은 "한국의 고대 신화에서 출발 사람과 자연, 사람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는 평화로운 꿈을 만나고 시련과 아픔 속에서 굴하지 않고 희망을 바라보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기술 그러나 사람 중심

평창 동계올림픽은 5G를 비롯해 다양한 첨단 ICT(정보통신기술)이 총동원되는 'ICT 올림픽'이 될 전망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개막식 공연에서도 깜짝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평창=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강원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경기장이 화려한 조명과 함께 평창 도심을 밝히고 있다. 2018.02.08. scchoo@newsis.com

【평창=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강원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경기장이 화려한 조명과 함께 평창 도심을 밝히고 있다. 2018.02.08.  [email protected]

양 총연출은 "신기술의 미래 장면이 이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고 소통하면서 평화를 깨닫고 배우는 과정을 담을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여정이 무한한 상상력을 반영한 것처럼 신비로운 장면들이 나올 것이다.  한겨울밤의 꿈처럼 아이들이 어른들을 판타지한 세상으로 초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 총연출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마음을 열고 공감하고 소통할 때 평화가 만들어진다"면서 "기존 올림픽 개회식에서 보여준 스펙터클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 중심과 사람 정서의 따듯함에 초점을 맞춘다.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에 중점을 뒀다. 기술보다는 사람,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소박하지만, 판타지의 겨울동화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관객이 함께 하는 개막식

이날 개회식이 열리는 장소는 올림픽플라자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전용공연장으로 건설됐다. 오륜을 상징하는 오각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한국적 마당의 상징성도 포함하고 있으며 4개의 커스텀타워를 활용한 와이어 상부 구조 또한 특징이다. 이로 인해 대형 이벤트보다는 공연 성격의 개막식인데, 관객들을 이 공연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화려함으로 유명했던 '2008 베이징올림픽'의 개·폐회식 예산은 무려 6000억원이었다. 다른 나라의 개·폐회식 역시 2000억원 안팎을 투입한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은 2000억원의 약 30% 수준인 600억 안팎에 불과하다.
 
【서울=뉴시스】 신동립 기자 =

【서울=뉴시스】 신동립 기자 =

송 총감독은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정말 인상 깊게 봤다. 정말 많은 사람이 출연하고 많은 제작비가 드는 공연이라서 벤치마킹하기는 힘들다.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랑) 너무 규모가 다르다"면서 "적은 예산과 적은 공간에 맞는 베이징과 다른 개폐회식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음악인들의 축하 공연은?

대중음악인들의 축하 공연도 관심을 끈다. 일단 알려진 라인업은 전인권, 밴드 '국카스텐'의보컬 하현우, 인디듀오 '볼빨간 사춘기'다. 

한 세대를 풍미한 록그룹 '들국화' 출신인 전인권은 애끓는 목소리로, 이날 무대에서 한국 한(恨)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를 모은다.

화끈한 라이브 실력으로 괴물 밴드로 통하는 국카스텐의 프런트맨인 하현우는 언뜻 카스트라토를 연상시키는 목소리에 록의 기운이 점철된 걸출한 가창력을 뽐내며 이날 뜨거운 개막식의 수은주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우주를 줄게' 등으로 음원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낸 볼빨간사춘기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부족해 일부에서는 개막식 공연자로서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지 리스닝 계열의 편한 곡을 들려주는 팀인 만큼, 온화한 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으로 보인다.

◇성화 점화 방식은?

앞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개·폐막식장과 대회 기간 내내 성화가 타오를 성화대 모양을 공개했다.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산업디자이너인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가 디자인했다. 평창 밤하늘에 마치 달이 떠 있는 것처럼 다섯 손가락으로 항아리를 받들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의 소박함과 여운의 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평창 성화봉도 디자인했다.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방풍막이 설치된 개폐회식장의 모습. 여전히 지붕은 없다. 대관령의 살인적인 칼바람에 노출돼 있어 관람객이 4~5시간 동안 바람과 맞서야 한다.  photo31@newsis.com

【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방풍막이 설치된 개폐회식장의 모습. 여전히 지붕은 없다. 대관령의 살인적인 칼바람에 노출돼 있어 관람객이 4~5시간 동안 바람과 맞서야 한다.   [email protected]

오륜기를 만드는 퍼포먼스와 함께 성화 점화 방식은 올림픽 개회식 때마다 큰 관심사다. 송 총감독은 "올림픽의 '와우 포인트'인데, 성화 점화와 오륜을 만드는 방식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게 구상하고 있다.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이 개막식 리허설의 성화 봉송 모습을 사진으로 송고해 예정됐던 점화 방식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성화 주자는 개막식 당일 오전까지도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 있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피겨 퀸' 김연아가 유력 후보로 거명되는 가운데, 사상 첫 올림픽 남북 단일팀이 꾸려진 만큼 남북이 공동 점화자로 나설 가능성도 일부에서는 제기된다.

한편 앞서 우려됐던 강력 한파는 이날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큰 추위 없이 저녁부터 자정까지 올림픽 스타디움의 기온은 영하 2도에서 영하 5도에 머물겠다.

개폐회식 공연장은 천장이 없는 곳이라 방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최근 10년 대관령 2월 기상 현황은 평균 기온이 영하 4.5도다. 평균 풍속은 3.6m/s다.

조직위는 개회식 당일 관람석 상단부와 하단부에 방풍막을 설치했다. 공연장 곳곳에 난방쉼터 18개소와 관람객용 히터 40개도 설치할 예정이다. 혹시 모를 저체온증 환자를 대비해 응급 의무실도 기존 4개소 계획에서 5개소로 늘렸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