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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위 압박 지하교회 주교 "중국, 최종 서품권 양보 않을 것"

등록 2018.02.12 17: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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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AP/뉴시스】교황청이 7일(현지시간) 교황의 위임 없는 중국 지하 가톨릭교회의 사제서품을 비난했다고 가톨릭 인터넷 매체 크럭스가 보도했다. 사진은 추기경들이 지난 4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지난해 사망한 추기경과 주교를 추모하는 미사에 참석한 모습. 2016.11.08

【바티칸시티=AP/뉴시스】교황청이 7일(현지시간) 교황의 위임 없는 중국 지하 가톨릭교회의 사제서품을 비난했다고 가톨릭 인터넷 매체 크럭스가 보도했다. 사진은 추기경들이 지난 4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지난해 사망한 추기경과 주교를 추모하는 미사에 참석한 모습. 2016.11.08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과 바티칸(교황청)이 그간 수교에 최대 걸림돌이던 주교 임명 문제에 대해 조만간 합의한다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교구를 양위하라는 압박을 받은 중국 지하교회 주교는 중국이 결코 최종적인 주교 서품 임명권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황청의 처사에 반감을 보였다. 

12일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교황청의 지시로 중국 관제 천주교 애국회 주교에 교구를 넘긴 지하교회 주교 2명 중 하나인 궈시진(郭希錦·60) 주교는 인터뷰에서 교황청 결정을 반드시 준수하겠다고 하면서도 이 같은 회의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푸젠성 민둥(閩東) 교구장 궈 주교는 전날 닝더(寧德)시 싸이치(賽岐)현에서 NYT에 교황청과 중국 간 어떤 합의도 존중하겠다고 확인했지만 중국 정부가 교황청의 주교 임명 개입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명했다.

궈 주교는 그간 여러 차례 투옥됐으며 지금도 경찰의 감시하에 높여 있으며 정기적으로 동정을 보고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홍콩 언론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하교회 소속 산터우(汕頭) 교구 좡젠젠(莊建堅·88) 주교와 민둥교구의 궈 주교에게 퇴임과 함께 천주교 애국회 소속의 주교에게 교구를 양위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홍콩을 비롯한 대만 등 아시아권 가톨릭 교단에서는 교황청이 중국 지하교회를 당국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비난까지 제기됐다.

궈 주교는 만일 교황청의 관련 정식 문건을 받으면 양위 결정을 반드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궈 주교는 여러 차례 접촉한 경험으로 보아 교황청의 주교 임명 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좡 주교와 궈 주교가 천주교 애국회 주교에게 교구를 넘기는 '양보'를 하면 교황청이 중국 내 주요 서품에 관여할 여지를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아울러 이런 조치가 1949년 공산중국 수립 이래 끊어진 중국과 바티칸 간 외교관계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중국에는 1000만~1200만명에 이르는 가톨릭 신자가 있는데 이중 절반이 교황청에 순응하는 지하교회에 속해 있다.


관제 천주교 애국회를 통해 자국 내 가톨릭 신자를 통제하는 중국 당국은 지하교회의 미사 등 종교행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채 수시로 단속을 펴서 교황청과 갈등을 빚었다.

궈시진 주교는 2008년 지하교회 황서우청(黃守誠) 주교에 의해 주교 대행으로 서품을 받고서 2016년 7월 주교에 자동적으로 올랐다.

좡젠젠 주교는 작년 교구 퇴위 요구를 받자 만면에 눈물을 흘리면서 성령을 어기는 십자가를 등에 지울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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