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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생각하라"던 애플, 중국에선 다를 수 없는 이유?

등록 2018.02.27 1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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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생각하라"던 애플, 중국에선 다를 수 없는 이유?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 18일부터 20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개발포럼(China Development Forum)의 공동의장을 맡는다.

중국개발포럼은 정부 고위직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인기가 많은 행사다. 쿡 CEO는 지난 2016년부터 매년 3차례 이상 중국을 방문하며 '친중'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사이버 보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요구와 씨름하는 상황이라 쿡 CEO의 의장직 수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애플은 다른 현지 진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 규제에 순응하는 중이다. 중국 당국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28일부터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 운영권을 현지 업체에 넘긴다. 이달 초에는 중국 내 제2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이는 중국 내에서 수집된 자국민의 데이터를 반드시 국내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제를 따른 조치지만 중국 이용자들이 인터넷 검열에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 수사 당국의 아이폰 잠금 기능 해제 요구도 거부할 정도로 개인정보 보호에 엄격했던 애플이 중국에 가서는 콧대가 꺾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들에게 IOS,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 자사 소프트웨어만을 강요했던 '폐쇄주의'도 중국에선 예외다. 애플은 최근 중국 내 애플 스토어에서 '애플페이'가 아닌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사용을 허용했다. 세계 모든 시장에서 거의 같은 정책과 제품, 서비스를 고수할 정도로 현지화에 관심이 없던 애플로서는 의외의 결정인 셈이다.

이처럼 애플이 저자세인 이유는 아시아 지역 점유율이 점점 하락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플의 올해 1분기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 거둔 매출은 180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20%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 현지 업체들이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전자제품 시장조사 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중국에서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5년 13%에서 지난해 8%까지 하락했다.

중국은 애플에겐 중요한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아이폰 등 대부분의 애플의 생산품은 현지 파트너에 의해 중국에서 조립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담당 팀 컬킨스 교수는 "애플은 오랫동안 '다르게 생각하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중국에서는 '너무 다르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 명백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에서의 '예외'가 그동안 애플이 구축해왔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WSJ는 "중국 내 일부 사용자는 중국과 다른 나라 사이의 '이중 표준'에 오히려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베이징의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폰을 구입한 고객은 애플이 중국내 데이터 저장에 동의한 이후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고말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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