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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에 中企 한숨…"기회만 되면 정리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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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2-27 17: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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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단축 법안통과관련 환노위원장과 3당간사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영표 환노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 2018.02.27.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근로시간 단축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통과되자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한숨부터 내쉬었다.

 일부 중소기업인은 "불편한 정도가 아니고 유지가 안 된다. 기회만 되면 저도 정리할 생각"이라며 아예 사업을 접고 싶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이날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 소식에 중소기업계는 대부분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라고 입을 모았다.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인력을 늘리려고 해도 인력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대안 없이 범법을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2∼3차 벤더로부터 납품을 받아 대기업에 납품하는 1차 벤더 기업인 A씨는 "문제가 많다. 최저임금 인상보다도 여파가 훨씬 크다"며 "우선 임금이 워낙 낮다보니 근로자들이 원하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근로자 측면에서는 휴일근무라도 해서 돈을 더 벌려고 하고 회사는 사람을 많이 쓰든지 일을 그만두든지 해야 하니 당연히 손해다. 대기업도 제대로 납품을 받지 못하니 3자가 다 안 좋은 것"이라며 "정부에서 하는 정책이 거꾸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라인이 24시간 돌아가고 있는데 3부제를 편성하고 8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맞춰야 하니 사람을 더 써야 하는데 문제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나마 외국인 근로자도 쿼터(채용한도)에 걸리니 더 이상 쓰지 못한다. 앞으로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A씨는 "사람을 못 구하는데 근로를 더 하지 말라고 하면 공장을 줄이거나 해외로 나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벌써 제 주위에도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이미 생겼더라"며 "유예기간이 있지만 분위기상 그때까지 견디지 못하고 문 닫는 곳 나올 것이고 사실 저도 정리하고 싶다. 기회만 되면 저도 정리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레저용품 제조업체 대표인 B씨도 "제조업 같은 경우 인력 채용을 못해 외국인 근로자를 쓰는데 추가로 더 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내국인 근로자를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우선 제조업 고용을 확대하는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최저임금도 그렇고 일본 같은 경우 지역별, 업종별로 다르게 탄력적으로 하듯이 구분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건축용 자재 제조업체 대표인 C씨도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좀 더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공장 가동률에 따라 성수기·비수기 등으로 구분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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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박순항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문식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신정기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특별위원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흥우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심승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민남규 자랑스러운중소기업인협회장. 2017.12.12.  20hwan@newsis.com
C씨는 "회사라는 게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는데 근로시간을 성수기 때는 일손이 부족하고 비수기 때는 일손이 남는 식이 된다"며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은 좋더라도 연간으로 운영하든 분기별로 나누든 탄력적으로 적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납품업체들이 주문이 안 들어오면 쉬다가 잘 나가면 (주문업체가)빨리 만들라고 해서 정신없이 만드는 식"이라며 "납품업체들의 경우 다른 곳에 제품을 팔수도 없고 재고로 갈 수도 없는 데도 대부분이어서 힘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뿌리산업이자 3D업종으로 꼽히는 주물이나 용접 등의 분야는 더욱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주물분야 업체 대표 D씨는 "중소 생산업체들은 완전히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생산을 하려면 주 52시간으로 되지도 않고 3교대를 해야 하는데 3교대를 할 인력이 없다"며 "정부에서 인력 대책을 세워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D씨는 "주물업계는 전기로를 24시간 돌려야 하는데 주 52시간으로 하면 전혀 할 수가 없다"며 "생산은 해야 하고 주 52시간만 갖고는 안되니 근로자들에게 야근으로 더 하자고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면 결국 중소기업을 다 범법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용접분야 업체 대표인 E씨도 "용접의 경우 자동차, 조선 등의 시황이 워낙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경기가 좀 돌아오면 가을부터 조선이 조금 괜찮아진다고 하는데 일은 급하고 주 52시간으로 시간은 정해져 있어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데 구하기는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며 "몇 개월 지나면 제조업에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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