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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애이불비 집중"...평창올림픽 폐막식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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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3-02 09: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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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유정,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폐회식 부감독. 2018.03.02.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기술적인 역량과 유연한 문화적인 힘을 펼쳐냈다."(월스트리트저널) '미래의 물결'(The Next Wave)로 축약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폐회식에 대해 외신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는 대형 거북이가 등장한 '기억의 여정' 영상이 끊임없이 회자됐고 로이터는 "역동적이었던 장면들이 수두룩했다"고 평했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예고하는 공연을 연출한 중국의 거장 연출가 장이머우(張藝謀) 감독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월 마지막 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장유정(42)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부감독 겸 폐회식 총연출은 "지금도 얼얼하다. 늦잠을 자려고 해도 새벽 6시면 눈이 떠지고, 비상 연락이 올까봐 극장에서 영화도 못 보고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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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폐회식. 2018.03.02.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작은 것에 큰 감사

 대형 지구촌축제 행사를 잘 감당해낸 장 부감독은 오히려 "작은 것이 모여서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고 했다. 

 "워낙 일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참여하는 스태프들의 배려가 없으면 힘들더라. 서로 사소한 것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이 큰 힘이 됐다. 매스컴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사람을 다룰 수밖에 없지만, 뒤에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해준 사람들 그리고 응원해주신 국민들 덕분에 잘 치렀다."

지난 9일 진행된 개회식은 인문·기술이 녹아든 한편의 '한겨울밤의 동화'였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부감독으로 개회식까지 조율해야 했던 장 부감독이지만 폐회식은 직접 연출해야 했던 만큼 큰 부담이 따랐을 법하다.

그는 "부담보다 개회식이 잘 치러져 감사했다"면서 "오히려 개회식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고 털어놓았다. 보통 올림픽 폐회식 행사는 개회식 행사보다 열악한 조건에서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회식 예산과 폐회식 예산은 7대 3. 현장 연습 기간이 6일이 주어졌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3, 4일 가량을 그냥 보내야만 했다. 바람이 불거나 안개가 끼거나 눈이 왔다. "운을 개막식 때 다 썼다"는 말도 나왔다.

동계올림픽은 '날씨올림픽'으로 통한다. 날씨 상태가 대회 운영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천장이 없는 메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행사에서 날씨는 전부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후로 궂었던 날씨는 하늘이 도운 것처럼 폐회식 당일 말끔했다. 폐막식 직후 평창에는 폭설이 쏟아졌다. 장 감독은 "아무도 다치지 않고, 개폐회식 당일 적절한 날씨 역시 크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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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폐회식. 2018.03.02.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넘쳤던 명장면들

 개막식에서 만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도 명장면들이 넘쳐났다. 특히 '기억의 여정'이 크게 주목 받았다. 지난 2016년 브라질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시작된 것으로, 올림픽에 함께하지 못한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대형 거북이가 앞장서고, 저승길을 안내하는 우리의 전통 인형인 꼭두와 함께 상여 행렬이 이어졌다. "한국의 전통 문화 양식을 잘 녹여냈다" "추모의 시간을 문화공연으로 승화시켰다"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장 감독은 "추모의 시간을 문화공연으로 해달라는 (IOC 측의) 주문을 받았다"면서 "묵념의 자리라 고민을 더 많이 했는데 한국 사람들은 죽음을 '돌아가셨다'고 표현하잖나. 저 세상으로 갔다 돌아오는 것이 비통하게 느끼기보다 애이불비(哀而不悲·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함)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통과 현대의 물 흐르는 융합을 보여준 '조화의 빛', 인텔 슈팅스타 드론 300대가 동계올릭픽 마스코트 '수호랑'이 메인 스타디움을 뛰어오는 모습을 연출한 장면, 장사익의 애국가, 기타리스트 양태환의 무대, 잠비나이와 두 번째 달 같은 전통 음악 기반의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팀들의 공연, 눈꽃의 인사 무대 뒤에 이어진 성화의 소화, 엑소와 씨엘 등 K팝 스타들의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조선시대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선보인 배우 이하늬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물음표를 떠올렸다. 이하늬가 한국무용이 아닌 가야금 전공자이기 때문이다. 전공자를 무대에 올렸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이하늬가 가야금뿐만 아니라 전통무용과 판소리에 능한 점을 고려하며 "한국의 미(美)를 잘 보여준 무대"라는 호평도 있었다. 주최 측으로부터 먼저 제안을 받은 이하늬는 고심 끝에 승낙한 뒤 이날 무대를 위해 3개월 가량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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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폐회식. 2018.03.02.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앞서 이하늬에 대한 갑론을박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던 장 감독은 "하늬 씨가 용기를 내서 임했는데 연출자로서 모른 척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토리노 동계올림픽(2006)에는 (이탈리아 출신 가수 겸 배우) 카를라 부르니가 나왔고, 리우 올림픽(2016)에서는 (브라질 출신의 모델) 지젤 번천이 나왔다. 그 나라의 미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우리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행사에 출연하는 건 영광이지만, 유명인에게는 그만큼 부담이 따른다. 싸이가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출연을 고사한 것이 예다. 이미 상당 기간 주목 받았던 '강남스타일'로 큰 무대에 다시 선다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다른 유명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독이 든 성배'의 자리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만큼 자칫 원치 않은 구설에도 오를 수 있다. 출연자를 결정해서 그에게 제안을 하는 과정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감독과 연출자가 조직위에 제안을 하면 검증 과정 등을 거친 뒤에야 제안을 할 수 있다. 생각보다 운신의 폭이 좁은 셈이다. 

장 부감독은 "올림픽 개폐회식은 캐스팅이 어렵다"면서 "용기를 내주신 분들을 위해 연출가인 저도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이후 국가 행사에서도 많은 분들이 용기를 내주실 시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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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폐회식. 2018.03.02.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공연예술가 신뢰 받았으면"

장 부감독은 이번에 송승환 개·폐회식 총감독(PMC프러덕션 예술감독), 개회식을 책임지는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과 '2018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의 삼각편대를 이뤘다.

 그는 공연계에서 인정받는 연출가다. '김종욱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금발이 너무해' '그날들' 등의 흥행작을 연출했다. 자신의 동명연출작이 바탕인 공유·임수정 주연의 영화 '김종욱찾기'(2010)와 역시 자신의 연출작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각색한 영화 '부라더'(2016)로 영화판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뜨겁고 화려했던 평창동계올림픽도 끝났다. 호평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장 감독은 연출가로서 "공연 예술계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장 감독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전문가들을 확실히 믿어야 한다. 그동안 디테일한 연출에 신경을 써왔다. 그런데 이번처럼 큰 행사에서 디테일에 신경을 쓰다보면 끝도 없더라"며 "많이 부족한데 함께 해주신 전문가분들 덕분에 잘 끝낼 수 있었다. 신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며 공을 모두에게 돌렸다.

  "다 아시겠지만 감독이나 연출가가 혼자 한 것이 아니라 다 같이 한 겁니다. 강원도 아이들부터 무용수와 스태프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만들어냈죠. 모두가 십시일반한 덕분에 잘 끝낼 수 있었습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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