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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직장인 A씨 "돈 보다 저녁 있는 삶이 더 좋아"

등록 2018.03.02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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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단축 법안통과관련 환노위원장과 3당간사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과 3당 간사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영표 환노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 2018.02.27.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환노위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단축 법안통과관련 환노위원장과 3당간사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위원장과 3당 간사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간사, 홍영표 환노위원장, 임이자 자유한국당 간사, 김삼화 바른미래당 간사.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 3주 전 서울 성북구 소재 중소업체로 이직한 A(30·여)씨는 이틀 전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를 옮긴 후 거의 매일 저녁 8~9시 야근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A씨는 “할 일도 별로 없는데 윗사람들이 야근하고, 휴일 근무하는 걸 좋아하는 분위기였다”면서 “회식 때 들어보니 다른 직원들도 언제 나갈지 시기를 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A씨는 "당연히 돈보단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게 좋다”면서 "좀 더 조건이 나은 곳(회사)을 찾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사업자들은 근로시간 단축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자 인력난을 언급하며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 특히 이런 사업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중소기업 노동자의 야근·휴일 근무가 줄어 급여도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근로시간 감소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기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돈을 조금 적게 받더라도 삶의 질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미혼인 A씨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한창 돈이 필요한 생애주기를 겪고 있는 직장인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지난달 26일 아내가 둘째 아이를 출산한 김모(35)씨는 외벌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이 단축된다는 소식을 반겼다. 서울 소재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임금이 조금 줄더라도 52시간이 정말 지켜질 수 있다면 임금이 줄고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게 낫다”면서 “애기가 있고, 아이와 보낼 시간도 더 늘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김씨는 6년 전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입사한 이후 일주일에 3~4일 정도, 오후 10~12시 야근을 반복했다.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이 같은 반응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가장 최근 설문조사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발표한 자사 직장인 회원 638명 대상 ‘직장인들의 근로시간’과 ‘근로시간 단축법’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7%는 근로시간 단축법 시행에 대해 찬성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1주를 7일로 명시하고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1주를 7일로 명시하고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email protected]

아울러 응답자의 82.8%는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너무 많다(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현행 근로시간이 적당하다’는 답변은 16.6%에 불과했다.

해당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75.2%는 일주일에 평균 1회 이상 야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2회 정도 야근(28.5%)이 가장 많았고, 1주일에 3회(21.3%), 1주일에 1회(17.3%), 1주일에 4회(13.1%), 1주일에 5회(12.7%) 등의 순이었다. 특히 7.1%의 직장인들은 주말에도 근무를 한다고 응답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이러한 응답을 내놓은 638명 중 80% 이상인 521명은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이었다. 대기업 직장인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60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회원 5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일자리부문 달라지는 것 10가지’ 설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2018년 일자리부문 달라지는 것 10가지 중 귀하의 기대가 가장 높거나 찬성 입장의 항목 한가지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근로시간 단축’(18.4%)을 2위로 꼽았다. 1위를 차지한 ‘최저임금 인상’(18.7%)과는 근소한 차이였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도 절반 가까이가 대기업보다 작은 규모의 사업장을 다니는 직장인들이었다. 해당 설문조사의 경우 응답자의 42.3%가 중견·중소·벤처·스타트업에서 근무한다고 답했다. 대기업 직장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8.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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