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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최종구의 괘씸죄식 행보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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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3/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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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곽경호 경제부장 = 채용청탁 의혹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낙마했다. 최 원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결백을 주장했으나 금감원장으로서 자격상실은 명약관화다. 그런데 문제는 이어진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행보다. 최 원장 사의표명 다음날 국회에서 최 위원장은 마치 보복에 나선듯 격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최 원장의 대리전을 보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13일 국회 발언 워딩을 살펴보자. 그는 "하나은행 경영진들도 이런 일이 제보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있다". "최원장 의혹은 하나은행 내부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번 의혹 제기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3연임 관련 금융당국의 경고에 대한 김 회장의 반격 카드라는)시각이 있을 수 있다".

'추론'이니 '있을 수 있다'는 식은 아직 팩트가 아니라는 뜻이다. 장관급 금융수장으로서 신중치 못한 발언을 서슴치 않은 것이다. 최 위원장은 또 "금감원장이 사임한 것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의혹이 확인된 게 아니라 본인 잘못을 시인하고 사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기된 사안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고 사임한 것으로 안다"고 발언했다. 잘못은 없지만 대의를 위해 사임한다는 최 원장의 해명을 그대로 옮겨 온 것들이다. 최 원장 친구 아들은 VIP추천(최 원장) 명목으로 서류심사를 면제받았음이 드러났다. 특혜이자 채용청탁 소지가 높다. 그런데도 최 원장을 감싸는 최종구 위원장의 발언은 납득하기 어렵다.

최 원장 사퇴를 불러온 하나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특검단 투입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의 2013년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무기한 특별검사에 착수한다는 것인데 논란의 소지도 적지않다. 당초 특검단은 문제가 된 최 원장의 채용청탁건에 한해 들여다 보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날 최 위원장의 발언 이후 금감원의 행보는 더욱 우려스럽다. 최 원장을 낙마시킨 하나은행을 이 잡듯이 잡아보겠다는 분위기다. 최 원장에 대한 의혹은 최종구 위원장이나 금감원이 아니라 검찰이 나서 가려야 함이 마땅한데 말이다.

최 위원장의 이날 국회 발언중에는 "금감원장이 채용비리로 밝혀진다고 해도 금감원장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은행 임원에 있을 때 한 것"이라는 것도 있다. 최 원장의 금감원장 선임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최 위원장이 국회서 사실상 최 원장을 대리하는 동안 최 원장의 과거 불미스런 행적들이 또 불거졌다. 그가 대표를 지낸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도 간부 채용을 둘러싼 잡음이 드러난 것이다.

서울시향은 2016년 10월 경영본부장을 공개 채용할 당시 온라인 인·적성 검사에서 '부적격' 결과를 받은 A씨를 최종 합격자로 선정했다. 이 같은 사실이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서울시향은 A 씨의 합격을 취소하고 부랴부랴 공고를 다시 냈다. 그런데 다시 진행된 채용 전형에서도 A씨는 인·적성 검사에서 '부적격 결과를 받았지만 결국 최종 합격했다. A씨는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에서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검사에서 두 차례 연거푸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이 경영본부장으로 뽑히자 채용 과정에 대한 적절성 여부가 논란이 됐다.

최 원장은 서울시향에서의 채용잡음에도 불구, 이듬해 10월 최종구 위원장의 임명 제청을 받아 새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됐다. 최종구 위원장과 최 원장은 현 정부에서 같은 라인이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 위원장의 카운터 파트너였던 최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탓에 졸지 낙마를 했으니 향후 파장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최 위원장이 직접 나선 만큼 금융계는 쑥대밭 될 가능성에 숨을 죽이고 있다. 당국이 명심해야 할 부분은 명백하다. 최 원장 낙마 사유가 된 채용청탁 의혹의 실체를 가려내는 것이 우선이다. 차제에 금융권의 채용비리도 뿌리까지 발본색원되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괘씸죄에 걸려든 손보기식 검사가 아니어야 동의를 얻을 수 있다.

 kyou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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