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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키워 배우들까지 꿀꺽...'SM 제국' 빅피처는?

등록 2018.03.14 18: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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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그룹 CI 이미지. 2018.03.14.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그룹 CI 이미지. 2018.03.14.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동방신기·소녀시대·엑소 등 K팝 아이돌을 키워낸 SM엔터테인먼트는 그간 자칭·타칭 SM타운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제 '타운'이라는 간판은 떼내야 할판이다.  

  K팝으로 몸집을 키워 배우들까지 집어삼킨 'SM제국'의 위력을 보이고 있다.

 SM엔터는 14일 국내 최대 배우 매니지먼트 키이스트와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 FNC애드컬쳐를 인수 소식을 알렸다. 업계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공룡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탄생했다는 반응이다.

◇SM, 키이스트·FNC애드컬쳐 인수 배경은

한류스타 배용준이 사실상 설립한 키이스트는 톱스타 김수현을 비롯해 엄정화, 정려원, 손담비 등이 소속된 대형 매니지먼트사다.

SM은 이날 키이스트의 대주주이자 최고 전략 책임자(CSO)인 배용준의 지분을 매입하는 '구주 인수방식'을 통해 인수를 진행했다. 배용준 역시 SM 신주를 인수, SM의 3대 주주가 됐다.

또한 SM은 이날 '씨엔블루'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FNC애드컬쳐의 지분율 31%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지분 일부를 매입했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를 합쳐 총 1348만주를 확보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810만주를 보유하면서 지분율 18%의 2대주주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SM은 이미 배우와 MC 매니지먼트와 방송콘텐츠·뮤지컬 제작을 맡고 있는 SM C&C를 자회사를 두고 있다.

하지만 가요 회사라는 인식이 강했고, 회사 역시 K팝 중심으로 돌아갔다. K팝은 단기간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국제 정치·경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불안 요소를 포함, 항상 안정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또한 아이돌은 속성상 사건, 사고에도 많이 노출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에 따라 가수들이 소속사와 계약을 맺을 때 최장 기간이 7년인데, 이로 인해 재계약 시점에 분란이 일기도 한다. 보이그룹의 경우 군입대 등이 리스크로 작용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SMTOWN LIVE WORLD TOUR VI in SEOUL' 2017 SM타운 콘서트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윤종신, 바다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17.07.08.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SMTOWN LIVE WORLD TOUR VI in SEOUL' 2017 SM타운 콘서트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윤종신, 바다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17.07.08. [email protected]

반면, 배우는 단번에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비전을 세울 수 있다. SM이 '배우 명가'로 통하는 키이스트를 인수한 이유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SM은 이와 함께 키이스트의 자회사로 있는 일본 최대 한류 방송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인 디지털어드벤쳐(이하 DA)까지 보유하게 됐다.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방송 콘텐츠에도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SM은 이미 2016년 SM엔터테인먼트 재팬을 통해 키이스트의 일본 내 계열사이자 JASDAQ상장사인 DA의 주식을 인수, 2대주주가 되면서 키이스트와 연을 맺은 바 있다.

SM은 "이번 인수를 통해 키이스트는 SM엔터테인먼트 그룹에 통합되며 기존의 명성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SM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맞물려 배우들의 보다 폭넓은 활동을 뒷받침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키이스트와 DA가 영위하고 있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한류 미디어 사업, 팬클럽 및 공연 이벤트 사업 등이 SM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키이스트의 기존 사업부문과 함께 스타, 음악, MCN, UCG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온라인 플랫폼 사업도 SM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배용준, 배우. 2018.03.14.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용준, 배우. 2018.03.14.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총괄사장(CSO)은 "이미 DA에 대한 투자를 통해 SM그룹과 키이스트 그룹은 다양한 제휴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었다"면서 "이번에 하나의 그룹으로 재탄생하면서 키이스트와 디지털 어드벤쳐의 강점을 더욱 살려 최고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및 한류 미디어 회사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스타 및 MCN, UCG 콘텐츠 기반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이를 위하여 다양한 글로벌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회사들과의 투자 및 제휴를 활발히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와 예능 제작 역량을 지닌 FNC애드컬쳐 역시 SM에 힘을 실어주는 구도가 됐다. SM과 FNC에 소속돼 있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인기 예능인으로 예능 콘텐츠 제작의 전반적인 영향력이 더욱 강화됐다. FNC애드컬쳐의 경영은 안석준 대표이사가 당분간 이어간다.

◇배용준, 키이스트 왜 팔았나

배용준은 키이스트 자신의 지분을 팔면서 4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SM의 주요 주주로도 등극했다. 하지만 연예계에서 배용준이 수익을 위해 회사를 팔았다는 시선은 거의 없다.

다만 배우 생활을 거의 접다시피하고 회사 경영에 매달렸던 그가 정작 회사로 인해 종종 구설에 올라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사랑의 인사'로 데뷔한 배용준은 '젊은이의 양지' '첫사랑' '겨울연가' 등을 통해 단숨에 톱배우로 우뚝 섰다. 그러다 2004년 1인 연예기획사 BOF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후 2006년 사명을 키이스트로 변경한 뒤,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키웠다. 2009년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유한회사를 설립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혐한, 중국의 한한령 등이 맞물리면서 타격을 입었다. 소속사 대표 얼굴 중 한명이던 김현중이 각종 구설에 오르고 한류스타 김수현마저 입대하면서 주춤했다. 배우 박수진과 결혼한 뒤 아이 출산 과정에서 병원특혜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겹치면서 회사 운영에 대한 스트레스와 심적 고통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엑소 네 번째 단독 콘서트 싱가포르 공연

【서울=뉴시스】엑소 네 번째 단독 콘서트 싱가포르 공연

향후 배용준은 SM그룹의 마케팅 및 키이스트의 글로벌 전략 어드바이저로서 활동하게 된다. SM그룹의 다양한 글로벌 사업 전략 수립 및 추진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SM의 빅픽처는 무엇…외연 확대 어디까지?

"최초로 만들었던 아이돌 그룹의 팬이 아이 둘의 엄마가 되는 시간 동안 SM의 음악과 퍼포먼스로 즐거우셨다면, 이제부터는 SM과 SM의 셀러브리티가 새롭게 만들어 갈 다양한 콘텐츠와 새로운 문화를 통해서 더 깊고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언론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이수만 SM 대표 프로듀서(회장)이 2016년 1월 이례적으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했을 당시 발표한 내용이다.

SM은 엔터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기업을 꿈꾸고 있다. 최근 행보만 봐도 단순히 엔터기업 이상으로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4차산업과 관련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울대 출신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노스리지 대학원 컴퓨터공학 석사를 밟는 등 이 분야에 일찌감치 관심이 많았다. 

SM이 지난 2016년 야심차게 선보인 보이그룹 'NCT'가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의 큰 그림을 가늠하는 하나의 퍼즐이 될 수 있다. '네오 컬처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머리글자 모음인 이 팀의 주요 포인트는 멤버의 영입이 자유롭고 그 수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문화기술로 탄생된만큼 개방성과 확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금까지 NCT 127, NCT U, NCT 드림, NCT 2018 등으로 분화됐다.

SM은 인공지능(AI) 분야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AI 전문 기업인 오벤(ObEN)과 공동 투자해 홍콩에 AI 스타스 리미티드를 설립했다. AI기술과 셀러브리티 IP를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에이전시 사업을 위해서다.

【서울=뉴시스】 NCT 2018, 그룹. 2018.03.14.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NCT 2018, 그룹. 2018.03.14.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손잡고 선보인 융합형 콘텐츠 협업 프로젝트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를 통해 인공지능이 만든 음악을 들려주고 셀러브리티 프로그램을 시연하기도 했다.

최근 JYP(대표이사 정욱), 빅히트(대표이사 방시혁) 그리고 SK텔레콤과 손잡고, B2B 음악콘텐츠 유통 및 B2C 음악서비스 플랫폼 등 음악사업을 함께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AI, 블록체인 등 ICT기술 적용이 관건이다.

또한 SM은 올해 1월에는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업계 진출을 선언했다. 음향기기 제조업체 아이리버와 손잡고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스텔앤아스파이어(ASTELL&ASPR)'를 선보였다.

'아스텔앤아스파이어' 브랜드명은 별을 뜻하는 라틴어 아스텔(Astell)과 열망을 뜻하는 아스파이어(Aspire)를 줄여 표기한 ASPR가 결합됐다.

SM은 "스타에 대한 선망과 스타일에 대한 열망, 기술에 대한 갈망 등 한류 문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모든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K팝 등 어느덧 대중의 일상에 파고든 대중문화와 4차산업의 유망한 신기술을 결합시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개척해나간다는 것이 SM의 의지"라면서 "급격히 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라이벌 기업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고민이 늘고 발걸음이 분주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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