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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대책①]중기 취업시 '1000만원' 지원…장기고용개선 효과엔 의문

등록 2018.03.2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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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대책①]중기 취업시 '1000만원' 지원…장기고용개선 효과엔 의문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정부가 앞으로 3년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실질소득 1000만원 이상을 지원한다. 대기업에 취업한 청년들과 임금 격차를 줄여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한 34세 이하 청년의 소득·주거·자산형성을 지원해 실질소득을 1000만원 이상 끌어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지난 2016년 기준 대졸 초임 연 임금은 중소기업이 평균 2500만원(경영자총협회), 대기업은 약 3800만원이다.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한 청년에게 1000만원 가량을 지원해 대기업 수준으로 높인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우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5년간 소득세를 전액 면제(연 45만원)해 주고, 전·월세 보증금을 3500만원까지 4년간 1.2%(연 70만원)에 대출받을 수 있게 해 준다.

 또 산단내에 있으면 교통비를 매달 10만원(연 120만원)씩 주고, 3년간 근무하면서 600만원을 내면 정부가 나머지를 지원해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확대해 자산지원(연 800만원)을 해준다.

 연봉이 2500만원인 청년취업자는 세금감면(45만원), 자산지원(800만원), 주거비지원(70만원), 교통비지원(120만원)을 통해 '1035만원+α' 실질소득이 늘어나도록 한다고 게 정부의 설명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일자리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있는데 대기업과 임금격차 등으로 청년들의 취업 선호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처우 수준을 맞춰서 청년의 의사결정 패턴을 바꿔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신규 고용 사업장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지원에 나선다.

 중소·중견기업이 종업원 1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면 1인당 연봉의 3분의 1 수준인 900만원을 지원한다.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위기지역 중소기업 취업자에는 여기에 500만원을 추가 제공한다.

 정부는 또 청년 창업기업에 대해서도 5년간 법인·소득세를 100% 감면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앞으로 4년간 18만~22만명의 추가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책을 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청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소득 지원은 기존 청년고용대책에서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범정부적 차원의 청년 일자리 대책은 시의적절하다”며 “한시적 대책과 함께 투자에 대한 규제개혁, 혁신성장 가속화, 노동시장 구조개선 등 구조적 대응을 지속해 병행 추진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재정지원을 핵심으로 한 정부의 청년일자리 대책이 장기적으로 고용 시장 개선 효과를 내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기업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정부가 계속 지원금을 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원금이 줄면 그 기간에만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책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정적이고 비전이 보이는 일자리, 소위 말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기업들이 일정한 규모의 일자리를 직접 늘리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기업에 취업하는 핵심이유는 장기적인 소득과 중소기업 대비 일자리의 안정성에 있는 것"이라며 "이번 대책은 중소기업에 가려는 청년들에게 복지혜택을 주는 셈이다. 일자리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고용 잠재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창업을 활성화하도록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경기가 나쁠때 자율적으로 해고할 수 있게 노동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세금을 쏟아붓는 것보다 이런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하는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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