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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의 환생···'2017 로에베 공예상' 에른스트 갬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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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3-28 16: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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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작가 에른스트 갬펄(Ernst Gamperl)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이 더그라운드 공간에서  29일부터 4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나무는 생명이 담긴 재료다. 나는 작품에 옹이와 갈라짐이 있는 오크나무를 사용한다. 목재는 각기 다른 접근법을 요구하며 이를 다룰 때 좋은 향기를 내뿜는다."

 독일 출신 목공예가 에른스트 갬펄(Ernst Gamperl)이 한국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서울 창성동 더그라운드 공간에서 29일부터 연다.'죽은 목재를 살려내는' 작가로 유명하다. 쓰러진 나무로 작업한 ‘Tree of Life 2’ (나무의 삶2)로 2017년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 1등상을 수상했다.

  전시 타이틀은 'E R N S T  G A M P E R L'이라는 작가의 이름속에 집약된 작가의 경력과 작업, 고유의 정체성을 부여하기위해 일종의 코드와 같은 모양으로 정했다. 이런 생각과 정체성은 작품 제목에 드러난다.

 일련의 번호들이 상징하는 것은 작품이 된 나무의 역사다.  예를들어 1/2018//230 작품은 230년의 수명을 지닌 나무를 2018년 첫 번째로 다시 존재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작가가 모든 제작 과정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첫 과정은 나무를 선택하는 일이다. 오랜 시간을 견뎌온 나무를 베서 사용하지 않기때문이다. 자연적으로 생명을 다한 나무들을 부활시킨다.  바람에 버티지 못하여 쓰러져 있거나 물에 떠밀려 내려온 나무들을 다시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환생시켜 숨쉬게 해주는 작업을 한다.

  죽은 나무들을 만난 그는 ‘숨은’ 형태를 알아내기 위해 재료와 ‘대화’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후 사슬톱으로 대략적인 형태를 잡고 절단용 기계를 사용하여 외형을 제작한 뒤 내부를 비워내고 마지막으로 외형을 다듬는다. 그리고 외형의 완성을 위해 석회, 점토, 식초 그리고 미네랄과 같은 물질을 사용해 다양한 형태의 무언가로 만들어낸다.

 작가가 사랑하는 건 '죽은 오크 나무'다. 유럽인들이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나무로 그로 인해 많은 양이 내버려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품은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독학으로 시작한 작업덕분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예술을 공부한 적이 없고, 예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선반을 만들면서 나무에 매료됐다. 레이싱 선수였던 그는 25세 그 생활을 접고 칼스벤 (karlsebene)에서 목공예와 가구제작을 시작했다. 1970년 공예품을 대중화한 영국의 리처드 라판(Richard Raffan)에 관련한 책을 읽은 후 ‘그 순간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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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5/2018//230_oak_37 x h. 76 cm_2018

 지난 30여간 나무의 건조 방식과 그것이 형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 왔다. 나무에는 수세기 동안 작용한 어떠한 힘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홀로 살아왔던 군락으로 커왔던 또는 비옥하거나 메마른 토지, 날씨와 같은 외부적인 작용이 결에 남겨져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다.

작가는 이런의 기록을 통해 직감적으로 형태를 만들어 낸다. 손으로 나무를 깎고 마치 도예가들이 물레와 같이 회전하는 기계를 사용하여 기물을 만드는 것같은 전통적 방식을 고수한다.

 그래서 '선사시대의 동굴에서 나온 듯한, 다른 시대에서 온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그에게 '로에베 상'을 안겨준 ‘생명의 나무’는 7년 전 바바리아의 폭풍에 의해 뿌리 뽑힌 300년 된 떡갈나무를 발견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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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LVS에서 여는 전시에는 2010년부터 제작된 작업을 비롯하여 올해 2018년도에 제작된 신작 13점, 총 39점을 선보인다.

 2018년 제작된 작업들은 주로 오크나무이며, 이전에 작업해온 단풍나무와 너도밤나무. 물푸레나무를 살펴 볼 수 있다.

 오크나무는 단단한 성질을 지닌 목재로 철가루와 식초처리를 거쳐 정교한 질감과 깊이 있는 웅장함을 자아낸다면 너도밤나무 작품은 나무 고유의 본질을 잘 살려 부드러운 감촉을 자아낸다. 또 단풍나무로 제작한 작품은 다른 목재에 비해 얇아 빛이 투과되는 화사함을 지니고 있다. 깨끗한 나무를 찾기가 힘들고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작업의 수량이 한정적이다.

한편 갤러리LVS는 강남 신사동에 본사를 두고 부암동과 합정동에 이어 이번 전시에 맞춰 공예전문 갤러리 더 그라운드를 개관했다. 전시는 4월28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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