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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수사권 조정, 그들만의 갈등…'국민공론화위'로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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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4-03 15:43:45  |  수정 2018-04-09 09: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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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준모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결론 난 명제다. 역사의 시행착오를 통해 필요성은 이미 증명됐다.

 그런데, 이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자칫 방치하면 뱃머리가 아예 '산'으로 갈 태세다. '검찰 패싱' 논란이 그런 사례다. 

 이 논란은 법무부가 자초했다. 청와대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논의하면서 검찰을 배제한 게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검찰 왕따'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이후 상황은 예상대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즉각 반발했다. 공수처는 수용할 수 있지만 수사권 조정은 시기 상조라고 못박았다.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검찰 개혁이 한 순간에 수사 기관 간 '빅딜'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결론이 뻔해 보인다. 수사권 조정 문제는 향후 기관간 '밥그릇' 싸움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권력을 가진 자들끼리 북을 치고 장구를 치는 혼란스런 와중에 모든 상황이 본질적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돌아보면 이 풍경은 상당히 익숙하다. 정권 교체 후 검찰 개혁 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똑같은 행태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이 소모적 논란을 지켜보자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짜고치는 고스톱 판에 국민은 그저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의심이 들어 굴욕감마저 생긴다.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한다. 우선 논의의 주체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법률가들이 모여 권력 개편을 논의하면 결국 '밥상 위의 떡 나누기'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여러차례 목격했다.

 찾을 수 있는 대안은 국민이다. 이번 수사권 조정 논의를 포함한 검찰 개혁안 마련에 국민이 참여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선례가 있다. 지난해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재개가 그렇게 결정됐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 패널을 꾸려 합숙 토론을 했고, 문재인정부는 그 결과를 수용했다.
 
 검찰 개혁도 국민 참여 방안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수사권 조정 논의는 1954년 검찰에 수사 개시와 종결권을 준 이후 54년 만의 일이다. 이번 논의에서 나온 결정이 앞으로도 반백년간 대한민국 일상에 적용될 수 있다. 이번 논의에 국민 참여가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권력을 어떻게 나누고 통제할지도 국민이 정해야 한다. 국민은 결정하고, 그 선택을 받아들이면 된다. 그게 헌법정신이고 민주주의 아닌가.

j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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