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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령의 BOOK소리]하태완, 가장 아끼는 글은 "너와 살고 싶은 계절"

등록 2018.04.05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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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하태완, 작가

【서울=뉴시스】 하태완, 작가

'SNS 인기작가' 하태완 두번째 에세이 '모든 순간이 너였다'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생각대로 살아지지 않는 게 인생이다. 삶에 지쳐있을 때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 마디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된다.

그래서일까. 작가 하태완씨의 두번째 에세이집 '모든 순간이 너였다'(위즈덤하우스)는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올해 2월 출간된 '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종합 1위에 오른 뒤 한 달 째 순항 중이다.

하씨는 "이번 책이 보다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부족하지 않을만큼의 위로 글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뜨거운 반응 때문에 출간 이후 매사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며 "평생 건네도 부족할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독자들 관심과 기대를 절대 실망으로 돌려주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도 그저 묵묵히 보다 많은 사람들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완글'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하씨는 페이스북에서 팔로우 20여만명을 보유한 SNS 스타이기도 하다.SNS와 전작 '#너에게'를 통해 로열티 강한 독자층을 확보한 그는 이번 에세이에서 따뜻한 말을 나직이 건넨다.

남녀간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주로 담겼다. 친숙한 소재를 통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한 날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신효령의 BOOK소리]하태완, 가장 아끼는 글은 "너와 살고 싶은 계절"

"이번 에세이에 힘든 삶 속 작은 휴식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되어줄 수 있는 글을 많이 담았다"고 소개했다.

'나는 있잖아, 네가 웃는 게 좋아. 네가 웃는 걸 보는 건 언제나 새롭고 또, 그때의 계절과 상관없이 그 순간을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로 바꿔주거든.'(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

'그래도 그 사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녔어. 이별을 했더라도, 이제는 남이 됐더라도 시간은 언제나 상대방의 좋은 모습만 남겨놓는다.'(시간이 남겨놓고 떠나는 것)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책 제명으로 정한 것은 자신이 쓴 글을 가장 알맞게 품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지금 온갖 사랑을 건네고 있는 상대방이 나의 모든 순간이다'라고 말할 수 있고, 이별을 했음에도 지난 사랑을 잊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 시간, 그 공간, 그 모든 순간들의 주인은 너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책 제목 '모든 순간이 너였다'에는 '그래, 그래도 그간 잘해왔다. 당신이 지나온 모든 시간들은 당신 그 자체였고, 그 순간들은 모두 너였다. 그러니 괜찮다. 다 잘 될 거다'라고 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전했다.
[신효령의 BOOK소리]하태완, 가장 아끼는 글은 "너와 살고 싶은 계절"


-많은 독자들과 SNS로 소통하면서 느낀 소회는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저지만, 아직도 조금은 죄송스럽고 부끄러워서 하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자주 슬프고 가끔 행복합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초반에는 항상 '왜 나는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위로를 건네기만 해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억울했고, 이기심에 글을 그만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독자분들은 항상 제가 넋두리 같은 감정의 배설물들을 허락 없이 풀어놓으면, 그 글을 읽으시고는 공감도 해주시고 가끔은 도리어 저를 위로해주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크게 보지 못하고, 좁은 곳만 보며 괜히 투덜거리고 서운하게 생각했던 것이죠. 그래서 더욱 더 감사드립니다. 초창기부터 제 글과 함께 살아주신 분이나, 저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에게 모두 공평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이렇게 길게 감사를 전할 자격도 없다 생각합니다. 그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만 전할 뿐입니다."

-작가의 꿈,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품게 됐나요

"원래부터 꿈이 작가였던 것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문학 소년이었던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책 읽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유년시절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주에 책 2~3권 읽기가 의무라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때는 그게 정말 싫었고, 부모님이 밉기도 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원래 꿈은 사실 가수였습니다. 노래를 듣고 부르는 걸 많이 좋아하는 터라, 중고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음악에 매진하면서 지냈거든요. 그러다 목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겨서 노래 부르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음악'을 놓을 수는 없어서, 노래 가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글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용기를 조금 더 내서 공개적인 곳에 저의 가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어쩌면 저는 아직까지 음악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에세이에서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저도 한 때는 저를 망가뜨리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울한 날이 찾아올 때면, 행복해지려 노력하기보다는 더욱 더 저를 깊은 우울 속으로 빠지게 만들고 더 슬프게 만들기 위해서 글을 썼습니다. 그렇지만 제 글을 보고, 저의 힘듦을 보고 공감과 위로를 얻으시는 분들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나도, 이렇게 못난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진심 어린 응원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꼭 기존의 것과 익숙한 것들에게서 힘을 얻으려 하지 마십시오. 새로운 존재에 대한 경계를 조금은 풀어두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조금 놓아주세요. 이렇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저 같은 사람도 먼 곳에서 당신에게 힘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디 자기 자신을 조금 더 믿고, 더 먼 곳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십시오. 그러니까,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뭘 해도 잘 될 당신이니까요."

[신효령의 BOOK소리]하태완, 가장 아끼는 글은 "너와 살고 싶은 계절"


-가장 애착이 가는 글과 그 이유를 이야기해주세요.

"저의 글 중에 '너와 살고 싶은 계절'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너와는 영원한 여름에 살고 싶어.

차갑지 않은 햇볕이 내리쬐고,
퍽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 식고 싶지 않다는 말이야.
이왕이면 철이 들지 않는 것도 좋겠다.
우리는 계속 뜨거울 수 있어.

응, 차가운 표정은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으니까.
밥알을 씹는 네 입에 키스를 하는 장난도 영원할 것만 같은 걸.

그러니까 우리 오랫동안 함께하자.

언제까지나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서로일 수 있도록 하자.
어쩌다 가끔 식어버려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가끔은 봄이나 가을도 괜찮을 거잖아.
언제까지 뜨겁기만 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거니까.
괜찮아, 아무것도 안 변해.
내가 너를, 그런 네가 나를 사랑하는 거.

영원한 여름 속에서는 우리, 아마, 죽어도 사랑할 거야. 좋아해.'

라는 글인데요. 보통 많은 분들이 저의 짧은 글들을 많이 봐주시지만, 저는 사실 이렇게 저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글을 조금 더 사랑합니다. 그 중에서도 '너와 살고 싶은 계절'이라는 글을 가장 아끼는 이유는, 제가 이제껏 썼던 글 중에 가장 솔직한 글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어떤 단어를 쓸까'하는 고민을 조금도 하지 않고, 정말 말하는 것처럼 쓴 글이고요. 중간 중간 투정을 부리는 것 같은 문체도 많이 보이는데, 저의 본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제가 사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효령의 BOOK소리]하태완, 가장 아끼는 글은 "너와 살고 싶은 계절"

-창작의 고통이 있을텐데, 어떤 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지

"다른 작가님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직 창작의 고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힘듦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워낙에 제가 힘든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쓰면서 막혀버리는 글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놓아버리거든요. 시간이 조금 지나고 그 감정에 대한 정리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때면 다시 그 글을 찾고는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글을 쓰고 만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가끔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풀고자 한다면, 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노래방으로 향합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워낙에 좋아해서, 딱 한 시간만 정신없이 즐기다 나오면 웬만한 걱정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더라고요."
 
-출간 계획, 쓰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아직 이런 쪽으로 능숙하지 못해서, 2년 동안 두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간 겪었던 일은 모두 두 권의 책에 담아냈고요. 그래서 당분간은 신간 소식이 없을 예정입니다. 조금 더 많이 겪어보고, 혼자 여행도 다녀볼 생각이에요. 그래도 저는 SNS 작가이기 때문에 독자분들과의 소통에 소홀하지는 않을 테니 너무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간 사랑과 이별에 대한 글을 쓰고, 또 그 글을 책으로 엮어냈다면, 이제는 조금 삶에 대한 글을 많이 쓰고 싶습니다. 물론, 그 삶 속에도 사랑과 이별이 들어 있겠지만요. 궁극적으로 ‘여행 에세이’를 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그 대상도 여럿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지금 가장 감사한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 매일이 행복하다면 좋겠지만, 가끔 찾아오는 슬픔 때문에 무너지지 않기로 합시다. 당신을 힘들게 하는 그 무언가들 때문에 괜히 당신이 다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차피 당신은 행복해질 사람이니까, 이제는 좀 행복해져도 되는 사람이니까, 이제껏 참 많이도 힘들고 참 많이도 아팠던 사람이니까. 곧 행복해질 겁니다. 꼭 환하게 웃게 될 겁니다. '당신, 그간 참 많이도 애썼으니까요.' 모든 분들에게 저의 모든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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