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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세먼지와 일자리 대책, 따로 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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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4/05 05:00:00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장에 '환경관리자' 제도화
'침묵의 살인자' 줄이며 일자리 늘리는 효과적 방안
공공재원 투입에 비해 높은 환경적 편익도 기대돼
미세먼지 주요 발생원 대형 건설사업장부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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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건 연세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

미세먼지 피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뇌졸중, 우울증까지 유발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침묵의 살인자'라고까지 불리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은 이제 발등의 불이다.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청년 일자리이다.

언뜻 미세먼지 대책과 일자리 창출이 무슨 관계가 있나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깊이 있게 살펴보면 이 두 문제의 해결책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환경부는 미세먼지의 환경기준을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했다.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미세먼지 오염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기준은 '행정목표 기준'이다. 배출허용기준과 같이 강제성이 없다. 환경기준 강화는 미세먼지 예고 기준을 강화하는 효과는 있다. 그렇지만 이를 어떻게 유지할지는 여전히 고민으로 남는다. 강화된 환경기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적·기술적 수단이 동원되어야 한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보자. 노후 석탄발전소 폐기,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친환경차량 보급 확대 등과 같이 주로 공공 재원에 의존한 대책들이다. 민간 부문의 참여 유도가 미흡하다는 뜻이다.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차량 2부제에 성실히 동참하는 일 뿐일까?

공무원 증원이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대책일 수 없듯이 공공 재원에 의존한 중단기적 대책은 한계가 있다. 정부가 북을 치면 민간이 장구라도 칠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이란 북을 치면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장은 환경관리자 고용으로 화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고용 정책은 정부가 주도할 수 있지만 창출은 민간이 한다. 공공 재원 투입에 비해 높은 환경적 편익도 기대할 수도 있다.

건설사업장을 예로 한번 들어보자. 건설사업장은 발전·산업·수송·생활 등 4대 미세먼지 국내 배출원 중 '생활' 부문의 주요 배출원 중 하나이다. 그러나 건설사업장에 '전담 환경관리자'를 두어야 하는 법적 근거가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국내 건설사업장의 경우 이른바 환경·보건·안전·품질(EHSQ) 관리 인력 중 유독 환경관리자의 선임 근거만이 없다. 건설사업장의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선임 의무 규정이 있다. 품질관리자 역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규칙에 그 배치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주요 건설사업장이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원임에도 불구하고 '전담 환경관리자' 선임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건설사업장에서는 공사·공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이 환경관리 업무를 '겸직'하고 있다.

보건·안전·품질의 경우 건설사업장 내의 관리 업무라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건설사업장 외부까지 영향을 미치는 공간적 확산성이 있다. 미세먼지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건설사업장의 '전담 환경관리자 제도화'를 통해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민간이 '고용'을 통해 화답해달라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힘들게 딴 국가기술자격증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제도화할 경우 신규 인력의 채용이라는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는 중소 건설 사업장에 대한 영향은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첫째,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과 같이 법적 사후관리 의무 사업장을 우선 대상으로 하며 둘째, 공사비 1000억 원 이상의 대형 건설사업장을 포함시키고 셋째, 단계적으로 안전·보건 관리자 선임 기준과 동등한 수준으로 환경관리자를 선임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한 관련 부처의 업무 협력과 전향적인 조치를 기대한다.

/ 구자건 연세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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