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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사태]공매도 폐지는 '본말전도'…본질은 "유령주식 매매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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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4-09 11:57:57
유령 주식, 발행·매매되는 주식 시스템 허점 드러나
금융당국, 증권사 일제 점검..매매체결 시스템 개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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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제목으로 지난 6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올라온 글에는 8일 오전 8시 18분 현재 9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했다. 2018.04.08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삼성증권의 112조원대 배당 오류 사태가 '공매도 폐지' 논란으로 불붙고 있는 가운데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증권 직원들이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 수익을 챙긴 만큼 무차입 공매도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산상 발행된 주식을 팔았기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무차입 공매도'는 아니며, 존재하지 않은 주식, 즉 '유령 주식'이 발행돼 유통, 매매되는 주식거래시스템의 문제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직후에는 삼성증권 직원이 '전산 실수'와 직원들의 매매에 따른 '도덕적 해이', '내부통제 부재'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점차 주식거래시스템의 허점이 발견되면서 증권업계는 물론 금융당국도 발칵 뒤집힌 모양새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삼성증권을 비롯한 모든 증권사를 대상으로 종합점검을 벌이면서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공매도 폐지 청원 17만건 웃돌아

지난 6일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283만주에 대해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계좌별 입금과정에서 주당 1000주의 주식 배당으로 처리해 28억3000만주를 계좌에 입고했다. 이로 인해 하루 거래량을 넘어서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11% 이상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거래를 2분간 제한하는 변동성 완화 장치를 7차례나 발동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 직원 일부가 잘못 배당된 주식의 0.18%를 매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매도 물량은 501만3000주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삼성증권은 서울러 배당된 주식을 환수 조치했다. 삼성증권은 유령주식을 매도한 직원 16명을 대기 발령조치하고, 내부 문책에 착수했다.

삼성증권의 전산 오류 논란은 즉각 공매도 폐지 논란으로 이어졌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하는 주문을 말한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소액 주주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과 달리 공매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공매도 폐지' 압박을 계속해 왔는데 삼성증권 사태가 기름을 끼얹은 것이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지난 6일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회사에서 없는 주식을 배당하고 그 없는 주식이 유통될 수 있다는 것은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주식을 찍어내고 팔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이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17만여명이 청원에 공감했다.

이처럼 공매도 폐지 논란으로 불붙은 것은 무차입 공매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먼저 판 다음에 결제일이 오기 전에 시장에서 되사 대여자에게 반환하는 과정에서 차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무차입 공매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금지하고 있다. 2012년 11월 금융위원회가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에 각각 과태료 5000만원, 3750만원, 2500만원을 부과했다.

◇본질은 유령 주식 유통..시스템 허점 파헤쳐야

하지만 금융당국은 물론 증권업계에서도 실제 개인 계좌에 입고된 주식을 매매한 만큼 전산상 실물 주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돼기 때문에 무차입 공매도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금융감독원 김도인 부원장보는 "이번에 무차입 공매도를 처리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사고 수급이 됐다"면서도 "이번 사고가 공매도 제도의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시스템상의 오류로 공매도와 바로 연결시키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금투업계 관계자 역시 "공매도와 전혀 상관이 없는데 공매도로 엮이는 형태가 됐다"며 "이번 거래가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유사한 무차입 공매도 이야기가 나온다. 삼성증권 사태와 같은 매도가 도대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먼저 규명해야 하는데 본말이 전도됐다"고 비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사건에서 핵심은 공매도가 아니다"며 "삼성증권이 실수로 잘못 기재를 했고, 도덕적 해이 때문에 시장에 팔리는 사태, 즉 시스템 관리상의 허점과 도덕적 해이 등이다. 사태의 정확한 핵심과 약간은 조금 비껴있다는 판단이 들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객의 주식계좌를 관리하는 증권사의 거래 시스템은 고객 계좌에 매도할 주식이 충분히 있는지는 확인하지만 고객 계좌에 들어있는 주식이 실제로 존재하는 주식인지 아니면 유령주식인지를 확인하지는 않는다"며 "증권사가 실수로 고객 계좌에 주식을 잘못 기재한다 하더라도 해당 주식이 팔려나갈 수 있었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증권의 발행주식보다 30배가 넘는 유령주식이 거래됐다. 현재 시스템대로라면 증권사가 삼성증권은 물론 특정 주식을 임의로 만들어 팔 수 있다는 허점이 드러났다. 더구나 매도하려는 주식을 확보했는지를 실시간 확인하고 관리하는 곳이 없다는 점도 사각지대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만약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됐다면 프로그램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허용돼 있지 않아서 프로그램상 만들어질 수 없다"며 "그런데도 찍혔다는 것은 프로그램상의 허점이 있다는 게 된다. 왜 그렇게 됐는지를 먼저 밝히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전반에 대해 일제 점검을 진행키로 했다. 삼성증권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우리사주의 개인 계좌로 주식배당처리를 할 수 있었는지, 일부 물량이 장내에서 매매체결까지 이뤄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주식관리 절차 전반을 재점검하고, 주식시장의 매매 체결 시스템 개선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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