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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호의 스타트UP]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반려나무' 입양, 들어보셨나요"

등록 2018.04.12 10:00:00수정 2018.04.16 09: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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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그루 나무 심기가 목표"

미세먼지, 스스로 해결점 찾아야

철쭉,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4.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도시에도 딱히 마땅한 미세먼지 대책이 없잖아요?"

11일 서울로7017 만리동 광장에서 만난 김형수(32) 트리플래닛 대표는 나무를 심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나무 심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효과가 가장 큰 활동이다. 그는 "숲은 미세먼지의 42%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면서 "숲의 가장 큰 가치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트리플래닛은 2010년 설립 이후 12개국에 190개의 숲을 조성하고, 75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회혁신 기업이다. 이 회사는 세상 모든 사람이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방법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숲 조성 사업모델을 개발해 왔다.

트리플래닛은 지금까지 나무심기 게임을 통한 숲 조성, 스타 이름으로 나무 심기, 반려 나무 입양을 통한 숲 조성,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한 숲 조성 등 나무를 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반려 나무' 입양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에만 붙던 '반려'라는 단어를 나무에 붙여 새로운 개념을 창조했다. 이 사업은 반려나무를 사람들에게 입양하고, 그 수익금을 숲 조성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의미있는 건, 올 1월에 반려나무를 출시했는데 벌써 5000명 이상이 입양했다"면서 "(사업 활동은) 시기별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나무 심기 게임의 경우 현재는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나무를 심는다는 점 때문에 겉보기에 수익과는 거리가 먼 소셜벤처 기업으로 보이지만, 트리플래닛은 시민들의 후원금을 넘어 이미 많은 대기업들과 후원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

현재 트리플래닛은 현대차, BMW, 더블에이, 이니스프리, 우리은행 등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들과 제품을 만들어 수익금을 내는 사업 형태도 계획 중이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4.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4.12.   [email protected]

김 대표는 "(같이) 콜라보레이션를 한 음료를 만들어서 수익금을 숲 조성에 사용한다든가 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학시절 '수목장'에 대한 환경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나무 심기 사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수목장'은 화장(火葬)한 유골을 나무 근처에 묻거나 뿌리는 친환경 장례방식이다. 유럽에선 많이 알려져 있는 장례 방식이다.

그는 "나무가 많이 사라지는 이유는 묘지 때문"이라면서 "(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인식의 변화를 주는 것을 넘어 행동의 변화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소셜벤처라는 어려운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각해질 줄은 몰랐다"면서 "처음엔 실외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는 실내까지 나무를 심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고 말했다.

빠른 사회 변화에 잘 적응해 온 김 대표의 트리플래닛은 앞으로의 사업이 더욱 확장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류가 개발을 지속하는 한 환경문제는 우리 곁에 계속 존재할 거라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영국에서 하이드 파크를, 독일에서 검은 숲을 만든 사례도 그런 관점일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심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면서 "돈이라는 관점보다는 사회적인 임팩트를 내자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형수(왼쪽)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화단에 철쭉을 심고 있다. 2018.04.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형수(왼쪽)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만리동광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화단에 철쭉을 심고 있다. 2018.04.12.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김 대표는 소셜 벤처 또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의미있는 조언도 내놨다. 그는 "미세먼지 같은 경우 거의 5000만 국민들이 다 느끼고 있다"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가능하게 해보려고 노력할 경우 훨씬 창업이 더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트리플래닛은 서울로 만리동 광장에서 반려나무 등을 전시하고 나무를 심는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구글코리아 직원 19명 등 자원봉사자 20여명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트리플래닛과 함께한 자원봉사자들은 3000~4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트리 피플'이라고 불린다. 봉사자들 중에는 자발적으로 7~8년째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이날 김 대표와 자원봉사자들은 철쭉을 식수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철쭉은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데 효과가 좋은 나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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