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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령 BOOK소리]만화가 윤태호,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찾다…'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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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4-12 14:54:45
세상 모든 것의 기원...100권 교양 만화 시리즈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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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교양만화 '오리진'의 윤태호 작가가 지난 달 30일 서울 강남구 누룩미디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4.12.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의 'BOOK 소리'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따져보면 제대로 모르는 경우들이 꽤 있어요. 제 책이 '좀 더 알고 싶어'라는 생각이 촉발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만화가 윤태호(49)씨는 교양 만화 시리즈 '오리진'(위즈덤하우스)을 통해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이 발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제는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이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잘 모르는 사물·개념·제도·사상 등의 기원을 탐구한 책이다.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미래에서 온 AI 로봇 '봉투'가 21세기 보통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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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교양만화 '오리진'의 윤태호 작가가 지난 달 30일 서울 강남구 누룩미디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4.12. taehoonlim@newsis.com
그는 "책이 계속 쌓여나가면서 진화할 것"이라며 "작품 자체보다는 지치지 않게끔 이 행위와 시스템에 대해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작업을 하게 됐는지 굉장히 궁금해해요. 왜 이런 작업을 하게 됐는지, 어쩌다 하게 됐는지, 행복한지 많이들 물어보는데, 정말 행복합니다. 치열하게 공부한 결과물이다보니 성취감이 남다르네요."

'오리진' 시리즈는 작가의 30년 만화 인생을 바꿔놨다. "기존에 혼자서 작업할 때는 무조건 내가 만족스러우면 그냥 진행됐다"며 "여기서는 편집자들이 오케이하지 않면 작업을 진행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주제가 정해지면 회의를 거쳐 편집자들이 주제 관련 책들을 20~30권 읽는다. 전체 회의를 거쳐 방향이 확정되면 의견이 모아진 주제를 가지고 적절하겠다 싶은 전문가를 찾아낸다. 그 전문가가 필자로 참여하겠다고 수락하면 강의를 진행한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갖는다.

"30년 만화인생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작업 방식이고, 기꺼이 수락한 방식입니다. 첫 번째 독자인 편집자들이 저보다 더 많이 자료 조사나 공부를 했어요. 이 분들이 납득하고 오케이하지 못하는 내용은 제가 그릴 수가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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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교양만화 '오리진'의 윤태호 작가가 지난 달 30일 서울 강남구 누룩미디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4.12. taehoonlim@newsis.com
1993년 '비상착륙'으로 데뷔한 윤씨는 '미생: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어떻게 하면 딱딱하고 어려운 지식을 자기 만의 교양으로 소화할 수 있을는지 고민하다가 기획한 것이 바로 '오리진'이다.

'미생'의 대사처럼 '기초 없이 이룬 성취는 단계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성취 후 다시 바닥으로 돌아오게 되는 경험'을 반복하고 있음을 깨닫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

"자료 조사를 많이 했어도 연재가 끝나고나면 늘 잊어버리는 게 아쉬워서 '오리진'을 기획했어요. 하나의 주제를 놓고 가장 최초의 일을 알게 되면 까먹기 어려워요. 단발성이 아니라 서사와 연결시켜 외우면 오래 가잖아요."

인문·철학·예술·과학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기투합했으며 공부에 대한 고충도 컸다. "기본적으로 다 공부를 해야 돼요. 읽어야 할 자료도 많고, 스토리가 안 되겠다 싶으면 과감하게 내려둡니다."

그래서 아이템을 3번 뒤집은 끝에 '오리진' 시리즈 첫 권은 '보온'으로 정해졌다. 모든 생명의 출발점에 열을 지키는 '보온'이 있다는 의미에서다.

2권으로 '에티켓’을 선보였다. "매너는 지키든 안 지키든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있지만,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에티켓은 약간 강제적인 게 있는 것 같고, 우리가 요즘에도 많이 지니고 사는 것 같습니다."

3권의 경우 돈으로 할지 화폐로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화폐'로 갔다. "돈의 출발점 아니면 돈의 영향에 대해 집중할 것인가, 돈의 미래에 대해 다룰 것인가 등에 따라 글이 쓰여지는 방식이 달랐는데요. 화폐의 출발점에 중점을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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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교양만화 '오리진'의 윤태호 작가가 지난 달 30일 서울 강남구 누룩미디어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4.12. taehoonlim@newsis.com
4권 '상대성이론'은 다음달 출간을 앞두고 있다. "'상대성이론'에 시간과 공력을 많이 들이고 있다"며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게 맞나' 하면서 관련 문제도 풀어봤고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다른 사람 책을 많이 읽으면서 남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오리진' 같은 경우에는 정말 듣는 게 일인 것 같네요."

그는 "'미생'에서 반집으로 바둑을 지게 되는 경우와 이기게 되는 경우가 나온다"며 일부 단락을 인용했다.

"정말 안타깝고 아쉽게도, 반집으로 바둑을 지게 되면, 이 많은 수들이 다 뭐였나 싶었다. 작은 사활 다툼에서 이겨봤자, 기어이 패싸움을 이겨봤자, 결국 지게 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하지만 반집으로라도 이겨보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이 반집의 승부가 가능하게 상대의 집에 대항해 살아준 돌들이 고맙고, 조금씩이라도 삭감해 들어간 한 수 한 수가 귀하기만 하다. 순간순간의 성실한 최선이, 반집의 승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미생 4권, 282~283쪽)

"10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0개의 인생이 있는 것"이라며 "결국 교양이 가야 할 곳은 인간이 지향해야 할 삶"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오리진'이 100권 분량으로 기획됐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가 타깃"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기계적으로 계산해보면 10권씩 10년을 내야 100권이 되는 것이다. 그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간동안 독자들을 비롯해 저와 편집부 식구들이 한 권 한 권이 쌓이는 만큼 성장하길 바랍니다. 출간이 유지될 만큼 판매도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문화스포츠부 기자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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