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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고정 기관 아니다, 도이지 '스스로 치유하는 뇌'

등록 2018.04.13 11: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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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고정 기관 아니다, 도이지 '스스로 치유하는 뇌'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정신과 의사 노먼 도이지가 쓴 '스스로 치유하는 뇌'가 번역·출간됐다.도이지는 뉴욕의 콜롬비아대 정신분석 훈련과 연구센터, 토론토대 정신의학과 교수다.

 지금까지 주류 과학이 뇌를 바라보는 관점과 상반되는 의견을 제시한다. 뇌를 이해하는 또 다른 관점으로 '신경가소성'을 논한다. 신경가소성 연구는 뇌가 경험에 의해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학문이다.

흔히 뇌는 태아·유년 시기에 발달한 후 더 이상 발달하지도, 재생되지도 않는 고정적 기관으로 여긴다. 뇌졸중·뇌출혈과 같은 외상성 뇌질환이 발생하거나 파킨슨병·치매와 같은 노인성 뇌질환이 발병하면 불치라 판단하고 증상을 완화하거나 늦추는 식의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노먼 도이지가 소개하는 치유 사례들은 기존의 치료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처방약을 줄이고 운동을 권하며, 빛·소리·명상으로 뇌가 신체를 자극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자극을 통제하는 방식을 체화시킨다. 뇌는 얼마든지 변화하는 역동적인 신체기관이기 때문이다.

뇌의 회로는 얼마든지 재배선될 수 있다. 문제가 생긴 회로를 끌 수도, 다시 연결된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을 강화할 수도 있다. 바로 뇌가 가진 신경가소적 특징 덕분이다.

"신경가소성의 핵심 법칙 중 하나는 함께 발화하는 신경세포들은 함께 배선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적 경험을 반복하면 그 경험을 처리하는 뇌의 신경세포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이들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된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면 신경세포들이 다르게 묶여 함께 배선된다. 일례로 아이가 알파벳을 배울 때 A라는 문자의 생김새는 '에이'라는 소리와 연결된다. 아이가 문자를 보고 소리를 낼 때마다 동시에 '함께 발화'하는 신경세포들은 '함께 배선'된다. 둘 사이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신경세포들을 연결시키는 활동이 반복되면 될수록 이런 신경세포들은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날카로운 신호를 함께 발화하고, 회로는 더 효과적이고 능숙하게 활동의 수행을 돕는다."

도이지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신경가소성이 이끌어 낸 극적인 치유 사례들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뇌질환 치유 사례는 신이 보은한 기적의 사례라고 치부하곤 했었다. 그는 이런 회복이 얼마나 과학적인지,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엄밀하게 검증하는 것에 집중한다. 어떻게 회복됐는지, 같은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도 통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지,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꼼꼼히 분석해 각 사례에 근거를 제시했다. 장호연 옮김, 598쪽, 2만5000원,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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