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매번 해명하던 김기식…입 꾹 다문 배경은?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4-14 09:21:00  |  수정 2018-04-14 11:08:39
해명·반박하며 '정면돌파'하다 이제 묵묵부답으로
압수수색 등으로 여론악화, '사태 지켜보자'
여당 내부변화 감지, 대통령 공식발표에 심경변화
사퇴를 고심하는 것은 아닐 것이란 관측 지배적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해외 출장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히며, “출장 후 관련 기관에 오해를 살 만한 혜택을 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2018.04.0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수많은 의혹에 매번 반박하고 해명하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부터 입을 꾹 다물었다.

야당의 갖가지 의혹제기와 사퇴압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던 김 원장은 여론이 악화됨은 물론 그 화살이 청와대까지 향하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 9일 '인턴비서'와 '인턴 고속승진'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다.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제기된 출장마다 조목조목 공식 해명한지 단 하루만이다.

그는 그동안 논란을 '회피'하기보다 '정면돌파'하는 쪽을 택했다.

야당에서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해명자료를 배포해 반박했다. '포스코지원 해외연수'와 '국가보훈처 국외출장', '더좋은미래 추가후원' 등 여러 의혹에 대해 모두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한 출·퇴근길이나 공식일정에서 만난 취재진의 질문에도 하나하나 모두 답했다.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에게 받은 후원금에 대한 의혹 등도 해명했다.

해명만 하지 않았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는 "외유성 출장은 아니었다"고 선을 긋는 한편 "국민 눈높이에서 지적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기도 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긴급 의총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4.13.  jc4321@newsis.com

야당의 '사퇴압박'과 '검찰고발'에 이어 정계에서는 '인턴불륜설'까지 도는 등 인격모독성 공격도 알게모르게 행해졌지만, 김 원장은 이같은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갔다.

지난 11일 오전에 열린 간부회의에서 금감원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개혁의지를 밝혔다. 같은 날 삼성증권 사태에서 촉발된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 문제점을 캐내기 위해 15개 상장 증권사 시스템 자체점검도 본격화했다. 그 전날에는 신한금융 채용비리 의혹 관련 조사에 착수할 것도 지시했다.

심지어 그 와중에 정계를 중심으로 김 원장이 사퇴를 고심한다거나 사퇴서를 쓰고 있다는 말이 돌았지만, 이런 소문이 무색할 정도로 그는 예정했던 공식일정을 모두 차질없이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김 원장이 야당 공세에 떠밀려 쉽사리 사퇴의지를 밝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여당이 '야당의 정치공세'를 정면 비판하고 나선데다, 청와대가 그를 해임할 의사가 없음을 공식 발표한 것도 그에게 힘이 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김기식 출장 의혹' 관련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18.04.13. photocdj@newsis.com

하지만 여러 논란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김 원장의 심경에 조금씩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13일에는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한 '자산운용사CEO' 간담회 이후 제기된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단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이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의혹 중) 하나라도 위법사실이 있으면 해임하겠다"는 공식입장을 서면으로 표명한 직후여서, 취재진은 주로 야당의 사퇴요구에 대한 생각과 사퇴의사가 있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이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3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간담회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며 해명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당시에는 같은 건물 1층 로비에 꽤 오랜시간 서서 취재진의 10여개에 달하는 질문에 조목조목 답한 바 있다.

이같은 김 원장의 변화는 '여론악화' 영향이 컸던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의 의혹제기와 사퇴압박은 야당을 중심으로 주로 제기됐다. 이에 김 원장은 근거를 들며 해명하는 편을 택했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의 검찰고발이 압수수색으로 이어지고 이후에 추가폭로가 계속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특히 야권이 쏜 비난의 화살이 청와대까지 향하자 꿋꿋하게 버티던 김 원장이 조금씩 심적타격을 받는 것이란 분석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의겸 대변인이 12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4.12. photo1006@newsis.com


게다가 김 원장에게 힘을 보태던 여당 내부에서도 김 원장 파문을 조기진화해야 한다거나, '김 원장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포착됐다는 보도도 흘러나왔다. 해임하지 않겠다던 청와대에서 "위법여부나 도덕성이 평균 이하일 경우에는 해임하겠다"고 공식발표하자 김 원장의 심경이 복잡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여론악화와 당·청의 변화 감지 등이 그의 태도변화를 일으킨 요인으로 봤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태도변화가 사퇴를 고심하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

우선은 더 이상의 여론악화를 막기 위해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고 말을 아끼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있는 만큼, 청와대가 공식질의한 중앙 선관위 답변이나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결과가 나오기까지 김 원장 역시 사태를 묵묵히 지켜보는 쪽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joo47@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