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통 없이 편히 쉬길" 세월호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
합동 영결·추도식에 몰려든 유가족·시민 등 6000여 명 '눈물로 작별'
정부 주관으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이다.
2014년 4월29일 설치돼 15일까지 73만8446명의 추모객을 맞았던 정부합동분향소도 영결·추도식 종료와 함께 철거된다.
【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16일 오후 경기 안산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2018.04.16.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3시 안산시 전 지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지며 시작된 합동 영결·추도식에는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 등 6000여 명이 참여해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세월호 4년, 별이 된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달라지게 했습니다'는 제목의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 사회자가 대독했다. 합동 영결·추도식장에는 정부를 대표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조사를 맡았다.
유가족 대표로 전명선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세월호 희생자 304명 앞에서 죄스러운 마음밖에 없다. 진실규명은 아직도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 자리는 희생자 304명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추도사를 했다.
【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16일 오후 경기 안산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추도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4.16. [email protected]
그는 희생 학생들을 향해 "이제는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 구름이 되고 바람이 돼 귓가에 바람이 스칠 때 너희가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겠다"면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안산시립합창단과 평화의나무 합창단, 이소선 합창단으로 구성된 추모 합창단의 조가(弔歌) '잊지 않을게'가 울려 퍼졌다. 영결·추도식을 찾은 시민은 두 손을 잡거나 두 눈을 감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시민 황모(65)씨는 "손자뻘 되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세상을 떠난 슬픔을 나누고자 이곳을 찾았다. 추모공원 건립으로 안산이 반으로 갈라졌지만, 오늘만큼은 한마음으로 아이들 넋을 기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불교·천주교·원불교·기독교의 종교의식이 이어진 뒤 제종길 안산시장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다짐 글' 낭독이 이어졌다. 또 '추도와 다짐의 시간'에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2반 고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씨가 추모편지를 낭독했다.
서현씨는 "사고가 나고 3년이 지나면 괞찮아 질 거라고 했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됐어. 평범한 어느 날 널 보내야 했고, 왜 우리는 준비 없이 받아들여야 할까"라며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울먹이며 동생 지현양을 그리워했다.
이어 "화랑유원지에 생기게 될 추모시설과 0.1%의 봉안시설이 안전사회로 나갈 시작을 만들 것이다"며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제 시작이다"고 말을 마쳤다.
객석 곳곳에서는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16일 오후 경기 안산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참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18.04.16. [email protected]
김모(35·여)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첫째 아이를 임신 중인 상태로 수많은 생명이 지는 모습을 봤다. 아이를 잃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졌다. 한 번쯤 이곳에 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추모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합동 영결·추도식을 마치고 이날 오후 4시 10분부터 헌화가 시작됐다.
헌화는 이 총리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대표 11명을 시작으로 단원고 유가족, 시민 등의 순으로 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