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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은 왜 댓글에 그토록 집착했나…"댓글은 전쟁이다"

등록 2018.04.17 1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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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은 여론, 여론 점유율은 대통령 지지율"

"자유한국당 댓글부대 3000명 맹활약하는 중"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방선거·총선·다음 대선 온라인 승패가 좌우"

"열심히 댓글 방어하는데 추 대표는 휴가 가나?"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페이스북 게시물. 2018.04.17 (사진 = 페이스북 캡처)  s.won@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높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 명의로 알려진 페이스북 게시물. 2018.04.17 (사진 = 페이스북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는 댓글에 왜 그리 집착했을까.

 17일 김씨 명의 페이스북 계정에 따르면 김씨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에 오른 기사 댓글을 거론하면서 '댓글이 곧 여론이며, 대통령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요지의 글을 자주 올려왔다.

 "온라인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방선거도, 총선도, 다음 대선도 온라인에서의 승패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라는 대목에는 댓글 공작을 곧 반대세력과의 '전쟁'으로 여겨왔던 그의 평소 인식이 잘 드러나 있다.

 올 들어 해당 계정 게시물에는 "온라인에서 지면 오프라인에서도 지는 것이다" "온라인 여론 점유율 = 대통령 지지율" 등의 문구와 함께 '댓글 방어' '네이버 청소' 등과 같은 단어가 언급돼 있다.

 먼저 지난해 10월11일 게시물에서 그는 "지난 9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자유한국당의 댓글부대(디지털 정당위원회)는 당직자, 당원을 포함해서 3천명에 이른다"며 "이들은 매우 조직적이고 온라인 환경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토대로 활동하는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전문가가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남성 위주의 온라인 커뮤니티(오유 같은 곳)에서는 '문재인 정권은 다 좋은데 패미니스트들을 옹호한다' 면서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동시에 이에 동조한 젊은층(20~30대)을 반정권 성향으로 돌리는 짓을 한다"라며 "그러나 여성 커뮤니티(레몬테라스,맘스홀릭 등)에서는 다른 방법을 쓰는데 '여성 커뮤니티는 정치적 중립성을 가져야 한다. 정권에 대해서 칭찬할 건 칭찬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자'는 식으로 물타기를 시도한다"라고 적었다.

 야권의 댓글부대가 이런 식으로 활동한다고 주장하며 사례를 든 것이다.

 이어 "문재인 지지 성향의 카페들을 중립 성향으로 돌려놓으려는 치밀한 계획 하에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기사들에도 이들이 달라붙어서 십여분만에 추천을 400개씩 찍는 등 10월 들어서 이들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라며 "온라인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방선거도, 총선도, 다음 대선도 온라인에서의 승패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3일 게시물에서는 "MB네가 아고라를 장악하기 위해서 동원했던 알바의 숫자 3400명, 이렇게 했기 때문에 2012년에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진영은 다음 대선도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 투성이인데, 저들만한 준비, 각오는 되어있나? 이러다간 또 진다"고 탄식했다.

 지난해 12월20일에는 "자유한국당의 댓글부대 3,000명이 맹활약하고 있다" "어제(19일)부터 네이버의 메인기사 한두 개씩을 이들이 점령하기 시작했다"는 글을 게시하면서 "문 대통령 관련 기사에 악플을 달고 순식간에 7~8천개의 추천을 찍는 화력이다. 문꿀오소리나 달빛기사단은 기껏해야 그 반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화력이다"라고 우려했다.

 또 "지금까지 70%대를 유지했던 대통령 지지율의 비밀은 온라인여론을 우리가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자유한국당 댓글부대의 약진은, 결국은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50% 후반을 지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짜 승부는 총선에서 결정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드루킹은 왜 댓글에 그토록 집착했나…"댓글은 전쟁이다"

그는 올 들어 '댓글 방어' '네이버 청소' 등 보다 적극적으로 보이는 표현들을 동원했다. 이는 대체로 경찰이 그가 온라인 댓글 추천 수를 조작했다고 지목한 시점 직후에 올라온 게시물이다.

 김씨는 지난 1월15일 메신저인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1월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온라인 게시물 댓글의 공감 추천 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월18일자 게시물에서 "온라인 여론점유율 = 대통령 지지율이다. 이 말을 여러 차례 이야기를 해도 정치인은 알아듣지를 못하더라. 왜냐면 오프라인 세상이 여론을 좌우한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대중들은 대부분의 뉴스를 모바일을 통해서 포털, 특히 네이버 기사를 통해서 본다. 그러니 여론이란 네이버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인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또 "이것은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도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이 여론을 보는 창구는 결국 네이버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다"라면서 "그런데도 아직도 정치인들은 선거 때 온라인은 그냥 SNS팀이 알아서 하면 되는 것, 기사 댓글은 그냥 참고나 하면 되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은 없다. 네이버 기사 댓글이 여론을 좌우하고 '온라인 여론 점유율 = 대통령 지지율'이다"라고 거듭 역설했다.

 1월26일 게시물에서는 "그동안 그렇게 하라고 해도 안 하더니 네이버에서 드디어 계정접속 관리하고 기사 웹페이지 손봤네요. 기존의 소위 매크로 같은 것은 이틀 전부터 막혀서 안 될 겁니다" "지지자들은 열심히 댓글 방어하고 있는데 추 대표는 휴가 가셨다죠? 더민주의 앞날이 암울합니다"라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까지 거론했다.

 2월21일에는 "요즘 네이버 엉망진창인데, 자 이제 기지개 좀 켜고 네이버 청소하러 가볼까? 자한당하고 일베충들은 긴장좀 타야지? p. s 달빛기사단 작업대장에게 엔젤이 돌아왔다"라는 글을 올렸다.

 댓글 조작 논란이 확산되던 지난달 들어서는 "니들 2017년 대선 댓글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군지는 알아? 진짜 까줄까? 진실을 알게 되면 멘붕할 것들이 어디서 나를 음해하고 날뛰어? 안 그래도 입이 근질근질해서 죽겠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어디 구뎅이라도 파고 소리라도 질러야겠다"라고 댓글 공작의 배후를 암시하는 듯한 글을 적시했다.

 김씨는 지난달 21일 긴급체포 됐다. 경찰은 경기도 파주 김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그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 김씨 등 3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구속됐으며, 같은 달 30일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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