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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보이 천우진·성지환·심현서 "빌리 엘리어트가 저희 삶 바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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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4-19 13: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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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에서 빌리 역을 맡은 천우진, 성지환, 심현서(왼쪽부터) 군이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4.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제 생각과 마음이 바뀌었어요. 정말 많이 성장했거든요. 저를 바라보는 주변분들 시선도 바뀌었죠. '빌리 엘리어트에 '출연을 안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어휴. 하하. 정말 선택하기를 잘한 거 같아요. 얼마 안 남았지만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싶어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심현서(12)가 빨대로 주스를 쭉쭉 들이키다가 의젓하게 말했다. 막내 심현서와 맏형 천우진(15)을 비롯해 김현준(14), 성지환(13), 에릭 테일러(12)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빌리로 살고 있다. 이들은 평균 30회 이상 빌리로 무대에 올랐다.

동명영화(감독 스티븐 달드리·제작 워킹타이틀·2000)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7년 만에 재공연 중이다. 발레에 이끌린 가난한 탄광촌 소년 빌리의 성장과 시대의 유물로 전락한 광부 공동체의 균열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이야기다. 노래와 춤 그리고 일사불란한 동선의 뮤지컬 어법을 통해 무대 위로 옮겨진 작품은 영화와 다른 질감의 감동과 전율을 안긴다.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난 천우진·성지환·심현서는 한달 가량 남은 공연 기간을 아쉬워하는 눈치다. 이날 공연 준비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한 김현준과 에릭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사이 최소 8㎝ 이상 키가 컸고, 생각은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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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에서 빌리 역을 맡은 천우진, 성지환, 심현서(왼쪽부터) 군이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4.19. chocrystal@newsis.com
2016년 4월 오디션을 통과해 2년 동안 '빌리 엘리어트'와 함께 한 천우진은 올해 중학생이 됐다. 학교 수업과 병행해야 하는 터라 공부가 힘들 법도 한데 "방학 때 기초적인 것을 다져놓아서 아직까지는 어렵지 않아요. 제가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내신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니까요. 공부하는 맛도 생기고 욕심도 나요"라고 했다. 맏형이 말하는 걸 가만히 듣던 두 동생들은 "와 어른 같이 말한다"며 입모아 크게 웃었다.

빌리들은 발레뿐 아니라 탭댄스, 애크러배틱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워야 한다. '2016 타임 탭댄스 유스 컴퍼니' 단원이었던 천우진은 탭댄스 외 다른 장르의 춤들로 인해 고생했다. 하지만 공연 전 온갖 트레이닝을 받은 '빌리 스쿨' 덕분에 "춤을 출 때마다 근육을 다르게 쓰게 됐다"고 말했다. 몸도 날씬해졌다. "원래 짠 음식을 좋아하고 밥도 빨리 먹어서 턱살이 살짝 나왔는데 빌리는 발레를 좋아하는 아이잖아요. 빌리처럼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라며 웃었다. 

'2016 남양주시장기 태권체조' 1위에 올랐던 성지환은 힘을 빼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대부분의 동작에서 힘을 줘야 하는 태권도와 달리, 발레는 상당 부분 반대였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태권도를 했거든요. 엉덩이를 뒤로 빼지 않으면서, 힘도 빼야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오기가 빌리와 닮았다는 평을 듣는 그는 "열심히 하며 발레를 익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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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에서 빌리 역을 맡은 천우진, 성지환, 심현서(왼쪽부터) 군이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4.19. chocrystal@newsis.com
심현서는 어릴 때부터 발레를 배웠다. '2016 제20회 선화전국무용경연대회' 초등부 저학년 발레창작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이런 그는 탭이 어려웠다. "처음에 정말 탭댄스가 안 됐어요. 발레와 쓰는 근육이 다르거든요."

무엇보다 심현서는 발레를 배운 덕분에 빌리에 공감이 많이 됐다. 아직까지 '발레는 여자의 전유물'이라는 무지에서 오는 일부의 편견이 그에게는 없다. 천우진은 "현서는 남성, 여성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이 없다"고 귀띔했다. "처음에 발레를 한다고 하면 주변 친구들이 의아하게 바라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발레를 한 덕분에 '남자는 이렇다' '여자는 이렇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됐죠."

"춤을 출 때 무슨 생각이 드나요?" 뮤지컬 작품 속 빌리가 로열 발레스쿨 오디션에서 심사위원의 질문을 받은 뒤 "춤을 출 때 전기가 돼요. 전기가 돼 공기 속을 날아다니죠"라면서 짓누르는 세상에 몸짓으로 저항하는 동시에 자유를 누리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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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에서 빌리 역을 맡은 심현서, 천우진, 성지환(왼쪽부터) 군이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4.19. chocrystal@newsis.com
헤드램프를 쓴 광부들이 갱을 상징하는 검은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고 그 헤드램프가 마치 빌리의 앞날을 비춰주는 불빛처럼 느껴진다. 어느덧 빌리로 무대에 오른 지 5개월이 된 천우진·성지환·심현서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처럼 보이기도 한다. 빌리 덕분에 천우진·심현서·성지환은 꿈이 생기거나 변했고, 생각도 깊어졌다.

천우진은 "공연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책임감과 부담이 생겼어요. 하지만 더 멀리 내다보면서 공연을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라는 마음이다. 형들에 비해 체력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는 심현서는 "체력 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강해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빌리 엘리어트'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태권 소년' 성지환은 꿈이 바뀌어버렸다. "발레, 춤, 뮤지컬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뮤지컬배우를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하하." 5월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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