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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버라이즌·AT&T의 'eSIM 저지' 담합 의혹 조사

등록 2018.04.23 11: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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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도입 막기 위해 국제표준기구에 압력 넣었는지가 관건

eSIM, 소비자가 쉽게 통신사 변경할 수 있어 통신업계에 불리

'통신업계 경쟁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신기술 지지' 해석도

【데덤=AP/뉴시스】2014년 5월14일 촬영한 사진으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데덤의 한 상점에 AT&T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AT&T가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에 매입한다고 밝혔다. AT&T가 HBO와 CNN등 막강 미디어와 워너 브라더스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타임워너를 인수할 경우 거대 통신사와 미디어 산업의 합병으로 업계에 새로운 지각운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2016.10.23

【데덤=AP/뉴시스】2014년 5월14일 촬영한 사진으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데덤의 한 상점에 AT&T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AT&T가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에 매입한다고 밝혔다. AT&T가 HBO와 CNN등 막강 미디어와 워너 브라더스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타임워너를 인수할 경우 거대 통신사와 미디어 산업의 합병으로 업계에 새로운 지각운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2016.10.2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통신업계 양대 공룡인 버라이즌과 AT&T가 소비자들의 통신 업체 변경을 막기 위해 담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최근 버라이즌과 AT&T가 새로운 임베디드심(eSIM) 기술을 막으려고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SIM은 기존 유심(USIM)을 대체하는 기술이다. 탈착형인 유심 카드와 달리 eSIM은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다.

 따라서 애플은 기존 유심 기술이 너무 큰 공간을 차지해 스마트폰 디자인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eSIM 전환을 지지하고 있다.애플은 현재 버라이즌과 AT&T가 새 기술을 막기 위해 세계이동통신협회(GSMA)에 압력을 넣고 있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

 GSMA는 지난 2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문제와 관련해 법무부와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국제 표준을 결정하는 문제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통신사들은 유심 카드를 판매해 적지 않은 수입을 올려 왔다. 또 eSIM은 유심처럼 특정 통신사와 연동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통신사를 선택하고 변경하기 쉽다.

 버라이즌과 AT&T이 eSIM 전환을 막기 위해 담합했다는 의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제기됐지만 당시 규제 당국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업체들도 담합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리치 영 버라이즌 대변인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단순한 견해 차이가 있었다"며 "정부 조사는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조사에 나선 것은 신기술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정책 연구 단체 퍼블릭 날리지의 헤럴드 펠드 부대표는 "법무부가 이것을 조사하고 있는 사실이 (새로운 기술을 막기 위한)담합을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매우 강력한 신호"라며 "새로운 산업 표준이 정해지면 철회되기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규제 당국은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4개 업체가 치열한 가입자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통신시장에서 경쟁 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4개 통신 사업자는 지난 2013년 소비자들이 계약 만료 후에도 다른 통신망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이듬해 오바마 행정부는 소비자들이 새 스마트폰를 사지 않고도 통신사를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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