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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1 아티스타-28] 화려한 색 뒤섞인 수수께끼 같은 추상화...이사라 작가

등록 2018.04.26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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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사라, Drawing, 2016, Acrylic and oil on canvas, 182.8x213.3㎝

【서울=뉴시스】이사라, Drawing, 2016, Acrylic and oil on canvas, 182.8x213.3㎝



【서울=뉴시스】 “작업은 끊임없는 ‘why?’ 와 ‘why not?’ 의 싸움인 것 같아요. 마치 인생처럼.”

 화려한 색들이 상호 작용하는 추상화를 그리는 이사라 작가는 논리 사이의 경계를 탐구한다. 형식적으로 작품은 세련된 색감을 강조하며 추상과 구상의 영역을 오가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주관적인 정신이라는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 그 자체가 담겨있다.

그는 주로 철학 이론이나 문학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한다.

“저는 주로 ‘답 없음’에서 오는 짜증을 굉장히 즐기는 편인데요, 철학이 답이 없더라고요. 시선이 관점이 되고, 관점이 세계관이 되는데, 시선이 여러 개라면 그건 세계관과 충돌하잖아요? 그 충돌이 재미있어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사회적 구조, 정치적 이슈들부터 현대적 개념의 직관과 논리까지 그는 규정된 모든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노답’인 상태를 즐긴다”고 말하는 그의 성향이 반영된 듯 작품은 복잡하고 묘한 느낌을 준다.

【서울=뉴시스】 이사라, Ignis Fatuus (2 pieces), 2016, Acrylic and oil on canvas, 213.3x487.6㎝.jpg

【서울=뉴시스】 이사라, Ignis Fatuus (2 pieces), 2016, Acrylic and oil on canvas, 213.3x487.6㎝.jpg


 작업의 키워드는 ‘중간영역’이다. 그는 묘사와 추상, 원시와 교양, 감성과 이성, 끌림과 반감과 같이 무수히 많은 반대 개념들을 분석한다. 작품에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혼재된 색들은 이러한 경계들에 대한 작가만의 해석이다.

 “최대한 밀어붙이려는 성질의 색들이라 전체적으로 밝고 예뻐 보이지만, 하나씩 보면 탁하고 못난 색들이에요. 화장발처럼 예뻐 보이지 않는 색을 화려하게 만들거나 예쁜 색을 못나 보이게 만드는 게 재미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제 그림 철학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예요.”

【서울=뉴시스】 이사라, Revisited Family Portrait, 2016, Acrylic and oil on canvas, 182.8x152.4㎝.

【서울=뉴시스】 이사라, Revisited Family Portrait, 2016, Acrylic and oil on canvas, 182.8x152.4㎝.



추상미술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관람객들에게 그는 작품을 보고 관객도 자신만의 탐구를 시작하기만 해도 된다며 “사실 저도 어려워요. 딱 이렇다고 말할 수 없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연히 순수미술을 시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패션디자인으로 밀라노의 학교에 합격했는데요, 갑작스레 부모님이 반대했어요. 전 그 반항심에 아무 학교나 지원해서 들어갔고 그곳이 바로 뉴욕 프렛대학교였어요.” 그곳에서 “왜?”를 물어보는 것이 흥미로웠던 그는 자신만의 수수께끼들을 순수미술 작업을 통해 발현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미국에서 거주하며 활동을 하던 그는 최근에는 한국으로 거주지를 옮겨 활동 하고 있다. 두곳에서의 활동을 비교하는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어디든지 장단점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미국에서는 ‘투명인간’처럼 느껴졌다고 표현했다.

 “미국에서는 제가 덜 노출되기 때문에 조금 더 숨을 쉴 수 있고 생각의 폭을 넓히기 좋은 반면, 한국에서는 저라는 사람이 더 잘 노출되는 만큼 기회도 많은 것 같아요.”

【서울=뉴시스】 퐁데자르갤러리에서 이사라 작가의 개인전 ‘Poetic DisharmoN.Y’ 이 진행중이다.

【서울=뉴시스】 퐁데자르갤러리에서 이사라 작가의 개인전 ‘Poetic DisharmoN.Y’ 이 진행중이다.


주로 대규모의 작품을 즐겨하는 그는 그림을 시작하기 전, 하얗고 큰 캔버스를 마주할 때의 막막함과 굉장함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저에게 ‘5m 길이의 새 캔버스를 줄까? 5m 길이의 내 그림을 줄까?’라고 묻는다면 전 언제나 새 캔버스를 선택할거예요.”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큰 사이즈의 좋은 작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을 보고 감상을 시작하기만 한다 해도 ‘엄청난 성공’이라고 표현하는 그는 “누군가가 제 그림을 보고 ‘멋지다’ 또는 ‘별로이다’를 넘어서 그냥 단 1분이라도 관객의 생각의 방을 내어준다면 그건 성공한 그림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람객에게 말없이 영향을 끼치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글 아트1 전시팀.

【서울=뉴시스】아트1 이사라 작가

【서울=뉴시스】아트1 이사라 작가


작가 이사라= △ Art Center College of Design 졸업했다. 개인전 2회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 온라인 마켓'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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