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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후, 문화·체육 교류가 가장 먼저 이뤄질 수도

등록 2018.04.27 09: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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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 편찬' 국회 의결, 2007년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 편찬' 국회 의결, 2007년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간 문화교류도 활발해지리라는 기대다.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고, 한 달 뒤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간헐적으로나마 유지됐던 문화교류가 막혔다.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조사사업과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이 중단됐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북문화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싹 트기 시작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와 이달 1, 3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으로 문화교류의 물꼬가 트였다.

정상회담 이후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사업과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조사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은 남북의 편찬위원들이 각각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을 모체로 양측의 어휘를 종합·정리하는 것이다. 2005년 시작됐다.

2007년 시작된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 조사는 거의 유일한 사회 문화 분야 교류 사업이었다. 중단되기 전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 조사했다. 건물지와 명문기와, 청자, 용두 등 의미 있는 유물들이 출토됐다. 특히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 지역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금속활자가 출토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려건국 1100년, 고려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서울특별전', 서울역사박물관, 2018년

【서울=뉴시스】 '고려건국 1100년, 고려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서울특별전', 서울역사박물관,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만월대에서 발굴된 고려 유물과 유적을 올해 고려 건국 1100년을 기념, 12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학 교류도 가능해지리라는 기대다. 남북의 작가가 함께 만드는 문학지 '통일문학' 창간 여부가 관심을 끈다. 시인이기도 한 도종환(63) 문체부 장관이 2005년 문인 자격으로 남북 '민족작가대회'에 참석했을 당시 '통일문학'을 만들려고 했으나 중단된 적이 있다. 당시 도 장관 등 남측 문인들은 소설 '임꺽정'을 쓴 홍명희(1888~1968)의 손자이자 남측 만해문학상을 받은 홍석중(77) 등을 만났다.

최근 남북 화해 기류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 음악 분야의 교류도 활발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있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하지만 이달 초 평양 공연에 참여한 'YB'의 보컬 윤도현(46)이 "북한 삼지연관현악단과 합동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뮤지션들의 의지는 충분한 상황이다.

무용 분야에서의 기대감도 고개를 든다. 한국 신무용의 개척자 최승희(1911∼1969) 등 북한은 전통무용 기반이 잘 마련돼 있다. 지난 2월 다녀간 김영남(90)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낙연(66) 국무총리 주재 오찬에 참석한 강수진(51)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게 "통일되기 전에 평양에서 발레공연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관광 분야의 남북교류 중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평양 공연에 함께 한 K팝 걸그룹 '레드벨벳'이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은 뒤 북한 음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젊은층도 많아졌다.
【평양=뉴시스】 그룹 레드벨렛, 평양 옥류관, 2018년

【평양=뉴시스】 그룹 레드벨렛, 평양 옥류관, 2018년

정부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일찌감치 '남북문화교류협력 특별전담반(TF)'을 구성했다. 평창올림픽 진행과 별개로 남북 문화교류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남북 협의와 정례 회의를 통해 안들을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남북의 민간 교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2011년 방북해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을 지휘하고 젊은 단원들에 대한 오디션을 진행하기도 한 지휘자 정명훈(65)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처럼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독려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이다.

도 장관은 평양 방문 당시 "문화·예술·체육 교류, 종교를 포함한 사회단체 교류가 활성화돼 10여년 이상 단절된 민족 동질성이 회복되고 화해 분위기에 문화예술이 일조하기를 바란다"면서 "문화교류·체육교류를 정례화하거나 다른 교류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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