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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용 대표 "카카오택시 유료화 이대론 안돼...개선할 것"

등록 2018.04.3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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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많은 카카오택시..."관계 부처 지속 설득 중"

IP(지적재산권) 통해 글로벌 진출..."IP는 성공 열쇠"

"블록체인 플랫폼, 빠른 연산처리속도로 차별화 할 것"

조수용 대표 "카카오택시 유료화 이대론 안돼...개선할 것"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카카오톡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도 처음 만들어졌을 때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변했어요. 카카오톡도 되돌아보면 우리의 예측대로 된 게 아니구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러니까 내년, 내후년에도 이럴거야'라는 생각을 해선 안돼요. 이제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기 때문에 사명감도 듭니다. 카카오톡을 좀 더 좋은 쪽으로 끌고 나가야 나라가 좋아질 것 같아요."

 지난달 16일 여민수 대표와 함께 카카오의 새로운 3기를 이끌 공동대표로 취임한 조수용 대표이사는 '현재 어떤 사업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톡을 좀 더 좋은 쪽으로 끌고 나가야 나라가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말에서 그가 가진 고민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지난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있는 일식집 '긴자'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그가 일하고 있는 카카오 판교 오피스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의 식당이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정갈한 음식들이 차례로 차려졌다. 조 대표는 그릇이 비워지는 동안 그가 가진 카카오에 대한 생각을 풍성하게 풀어냈다.

 ◇우여곡절 많은 카카오택시 유료화..."개선 여지 분명히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얼마 전 택시 유료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유료화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건당 최대 4000~5000원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하자 정부가 제동을 걸었고, 요금은 1000원으로 책정됐다. 뿐만 아니다. 실제 유료 호출이 성사되는 횟수도 예상보다 부진하자 목적지 미공개 정책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현 사태에 대한 조 대표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용료 1000원으로는 택시기사들에게 충분한 운행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 어떻게 개선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으로서는 운행 동기 부여가 안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관련부처에 가서 설명도 하고 지속적으로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카카오택시가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분명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승객과 택시기사 모두가 좋아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P(지적재산권) 통해 글로벌 진출..."IP가 가진 힘 크다"

 조 대표는 취임 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카카오를 이끄는 새로운 리더로서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구상은 음악, 웹툰, 웹소설, 게임, 영상 등 IP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었다. 

 이날 식사자리에서도 그는 IP가 가지고 있는 힘을 강조했다. IP가 성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검증된 도구'라고도 평가했다.

 조 대표는 "IP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케이스는 정말 많다"며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배틀그라운드에 일찍이 투자를 시도했고, 이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잘 나갈 수 있는 것이 IP가 가진 힘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음악, 웹툰, 게임 등도 우리에게 중요한 컨텐츠 중 일부"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플랫폼, 빠른 연산처리속도로 차별화...코인 발행은 글쎄"

 카카오는 연내 이더리움과 이오스 등과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최근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 X'도 일본에 설립했다. 카카오가 만드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차별점은 무엇이 될지 궁금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조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의 단점인 '느린 연산처리 속도'를 언급하며 "거래량이 많아지면 (연산처리) 속도가 느려지는데 우리는 큰 단위의 서비스를 실제 운용하고 있다. 때문에 속도를 다른 누구보다도 개선할 수 있을 거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은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인 발행에 대해선 꼭 필요하지 않으면 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코인은 안나오냐'는 질문에 그는 "생각을 깊이해보면 '왜 꼭 (코인이) 나와야 하는거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며 "지금도 불편함 없이 모든 이용자들이 잘 쓰고 있다. 필요하지 않으면 (코인 발행을) 할 이유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내 목표? "'카카오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일까' 생각해볼 것"

 끝으로 조 대표는 임기 동안 '카카오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다며 숨고르기에 나서겠다는 말을 꺼냈다.

 그는 '임기 내 목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카카오는 탄생한 지 8년밖에 안됐지만 사업 모델이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며 "전국민이 쓰는 메신저(카카오톡)에 전국민이 쓰는 음원 서비스(멜론), 포털 서비스(다음), 웹툰, 게임 등 조합이 특이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게 카카오가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삶에 카카오가 꽤 많은 부분을 관여하고 있다"며 "이제는 생각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이 사업은) 무엇을 하려고 한 것일까. 해야 될 것과 아닌 것들을 정리해야 한다.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카카오가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나'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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