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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 강간 피해자 2명…가해자 중 국회의원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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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5-02 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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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미투 운동과 관련해 국회 내에서도 의원실 보좌진 2명이 강간 및 유사강간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피해자들의 중복 응답이 허용돼 성폭력 피해자가 총 몇 명인지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무려 1,000여건에 달하는 성관련 피해 사례가 접수돼 국회 내에서도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유승희 위원장은 2일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3~5일 국회의원국회의원회관 내 국회의원실 근무 보좌진 2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성폭력 가해자 중에는 국회의원도 포함돼 있었지만 누군지 밝히지 않았다.

 조사 결과(중복 응답 포함)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1명씩 직접 강간 및 유사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했다. 당시 여성 피해자의 직급은 7급이었으며 가해자의 직급은 6급이었다. 피해를 입은 장소는 호텔·여관·모텔 등으로 퇴근 이후 이뤄졌다. 피해를 본 남성은 가해자 성별이나 직급, 피해를 입은 장소 등을 기재하지 않았다. 

 '강간미수' 피해를 경험한 여성도 1명 있었고 성적으로 심한 추행을 경험한 피해자는 13명이었다. 이 중 여성은 11명이었다. 또 여성 중 8명은 퇴근 후 식당, 술집, 나이트클럽 등에서 피해를 입었다. 남성 2명의 경우 근무 중에 회관사무실과 옥상, 비상계단 등에서 추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의로 상대방의 신체 일부를 건드리는 가벼운 성추행은 61명이 당했다. 성희롱은 99명, 음란전화·음란문자·음란메일 19명, 스토킹 10명이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

 국회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는 성폭력 범죄는 성희롱(338명)이 가장 많았으며 가벼운 성추행(291명), 심한 성추행(146명), 스토킹(110명), 음란전화·음란문자·음란메일(106명), 강간미수(52명), 강간 및 유사강간(52명) 순이었다.

 성폭력으로 인해 신체적 상처를 입은 적이 있는 응답자는 8명으로 전원 여성이었다. 이 중 1명(9급)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의 54명은 성폭력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 성폭력 피해 당시 생각이 되풀이되는 방식이다. 여성 응답자 중 2명은 정신적 고통으로 치료도 받았다.

 응답자 가운데 성폭력 피해를 입고 누군가에게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86명이었으며 이 중 85명이 여성이었다. 도움을 청한 상대는 같은 의원실 동료, 타의원실 동료, 같은 의원실 상급자 순이었다.

 응답자의 57.1%는 적절한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나 42.9%는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2차 피해를 당했다고 답변했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회 내 대응시스템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71.1%는 지난 3년간 국회 내에서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국회사무처 인사과에 성희롱 고충 전담창구가 있지만 94.3%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위원장은 "국회 내에서 이 같은 실태조사는 처음 이뤄졌다"면서 "국회 내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회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상급 보좌직원 여성채용 할당제, 국회 공무원의 성범죄 신고 의무 신설, 국회의원과 보좌진 성인지교육 의무화, 여성보좌진협의회 법제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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