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위반'에…금감원, 왜 논란 자초했나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5/06 08:00:00
'이중잣대'에 '금융위 파열음'까지…금감원 논란 확대
잇따른 수장리스크에 '성과압박' 컸을 것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금융감독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위반' 발표 이후 금감원을 향한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권따라 바뀌는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금융위원회와 협의없이 독단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는 비판을 받는 등 오히려 파장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을 초래한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6일 금융권 등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최근 '수장리스크' 등으로 금융개혁 추진에 대한 의구심을 받자 무언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은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금감원은 지난해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관련 회계처리에 대해 특별감리를 실시한 결과 조치사전통지서를 회사 및 감사인에게 통지했다고 밝혔다.

조치사전통지란 금감원의 감리결과 조치가 예상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안건 상정을 요청하기 전 위반사실 및 예정된 조치 내용 등을 해당 회사에 안내하는 절차다. 여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비상장 관계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취득가액이 아닌 공정가액(시장가)으로 평가해 회계 처리한 부분은 회계 위반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사실을 언론에도 공개하면서 벌어졌다. 공개 이후 시장이 요동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이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10조원 가량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잠정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과징금 부과나 거래 정지 등의 제재 우려가 불거지고 투자심리도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윤호열(오른쪽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동중 전무, 심병화 상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결과와 관련해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회계위반 결론을 내렸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충실히 이행했고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바 없다”고 이를 부인했다. 2018.05.02. taehoonlim@newsis.com

이후 논란은 왜 지금에서야 굳이 금감원이 '회계위반' 결론을 내렸는가로 흘러갔다. 이번 금감원의 판단에 대해 '이중잣대'라거나 '정권에 따라 달리 내린 결과'라는 비난도 나왔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국회·참여연대 등이 분식의혹을 제기했고 지난 2월 특별감리를 요청해 지난달 감리에 착수했다"며 "이후 내부감리절차를 종료해 이를 지난 1일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잣대'라는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2015년 비상장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는 (우리가 아닌)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실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련규정에 따르면 상장사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비상장사는 공인회계사회가 감리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위와 상의하지 않고 언론 공개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금감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감리결과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정책협의 당국인 금융위와 사전협의없이 결정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금감원이 결과 공개에 앞서 금융위 관계자들이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공개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반대했고, 금감원이 공개시점에 대해서도 금융위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금융위 관계자는 "제재 최종 확정 전 금감원이 사전 통지 여부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규정상 사전통지서 공개 여부와 일정은 금융위와 합의해야 하는 것이 아닌 금감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은 확대됐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자산규모상위 10개 대형저축은행 CEO 간담회를 마친 후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외유성 출장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 원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의 의혹 관련 질의에 대한 선관위 발표를 앞두고 있다. 2018.04.16.  mangusta@newsis.com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최근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무언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금융개혁과 업계감독을 책임져야 할 금감원 수장이 몇 달 사이에 두 번이나 불명예 퇴진하면서 이미지를 실추했다는 점에서다.

금융권 채용비리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최흥식 전 원장은 정작 본인이 '지인 채용청탁' 문제로 자진사퇴했다. '금융권 저승사자'라 불리며 개혁의 칼을 빼들었던 김기식 전 원장은 '외유성 출장' 논란 등으로 2주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게다가 보름 넘게 '원장공석'이 이어지자 과연 금감원이 금융개혁을 추진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커져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최근 삼성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맞물려 금감원에서도 조금 서두른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6일 오전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에게 삼바 관련 가밀결과 사전통지한 조치안의 주요 내용을 보고받는다고 밝혔다.

 joo47@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경제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