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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포스트잇편지·삼행시…어린이집은 선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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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5-13 11:38:55  |  수정 2018-05-13 14:23:10
김영란법 영향으로 선물 대신 각종 이벤트 대체 '정착'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여전히 고민…금액 상한 정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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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류병화 수습기자 =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대학교 A학과 학생회는 올해 스승의 날을 맞이해 교수 이름으로 지은 삼행시를 모아 전달하자는 의견을 나눴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도입 영향으로 교수에게 선물을 주는 게 조심스러워지자 대안을 찾은 것이다. 카네이션은 과대표가 교수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A학과 학생회 운영위원 박모(21·여)씨는 "과 차원에서 교수 이름으로 삼행시를 받자는 논의를 했다"며 "지난해에 이어 포스트잇으로 감사함을 전하는 행사를 하는 학과도 있다"고 전했다.

 스승의 날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청탁금지법 도입 이후 두번째 스승의 날이 다가오는 가운데 학부모와 학생들은 "선물 부담이 줄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대신 포스트잇 편지나 색다른 이벤트처럼 교사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7살짜리 자녀를 서울의 한 국공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장민경(40·여)씨는 올해 스승의 날이 느긋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장씨는 스승의 날이 올 때마다 학부모들과 머리를 맞대고 어떤 선물을 줘야 할지 고민했지만, 지난해부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 '서로 받지도 주지도 말자'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덕이다.

 장씨는 "이전에는 스승의 날이면 다 같이 먹을 간식거리라도 챙겨야 했는데, 이제는 평소 커피만 갖고 가도 선생님이 사양한다"며 "올해는 편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예 선물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에서는 학생의 평가·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와 학생·학부모들 사이의 선물은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 목적을 벗어나기 때문에 법 위반이다. 카네이션도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주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이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카네이션이나 선물을 주는 대신 정성을 담은 편지나 이벤트를 준비하며 스승에게 마음을 전하려는 모습이다. 

 서울 마포구의 숭문중학교에선 오는 15일 점심시간에 '깜짝'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와 학생회 학생들이 교사들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행사다.

 오케스트라 단원인 황모(15)군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스승의 날을 위해 준비한 연주회"라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학생회는 '스승의 은혜'와 교가를 부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성산초등학교 학생 송모(12)양은 "지난해엔 등교 시간에 몰래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는 이벤트를 했다"며 "이번에는 편지를 써서 선생님께 드릴 것"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대학교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적은 롤링페이퍼나 포스트잇 편지를 교수에게 전하려는 학과나 학생회들이 있다. 감사 현수막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서강대 사회과학부는 스승의 날에 맞춰 감사 현수막을 걸기로 했다. 고려대 생명과학부 학생회도 감사 현수막을 위한 문구를 모집했다. 학생들은 '교수님의 수업에 반응하는 substrate(반응분자)이 되겠습니다'처럼 전공용어를 사용한 문구를 내놓으며 아이디어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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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여전히 고민이다. 어린이집 교사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공립어린이집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의 직장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 어린이집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다.

 다만 원장이 '공무를 수행하는 사인(私人)'으로서 법 적용에 해당하고 보육교사는 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실제 인터넷 출산·육아카페에는 "어린이집 스승의날 선물을 추천해주세요" "주지 말라고 했지만 손놓기는 그렇다" 등 스승의 날에 줄 선물을 고민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사립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김모(39·여)씨는 "작은 어린이집이라 담임선생님만 챙겨드리기엔 눈치보이고 모두 챙기기엔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며 "5월이면 기념일이 많아 허리가 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부모끼리 선물 금액 한도를 정하기도 한다. 대전에서 20개월 여아를 국공립어린이집에 보내는 학부모 B씨는 "어린이집 학부모들끼리 의견을 모아 2만원 이내로 스승의 날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abiu@newsis.com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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