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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결국 비핵화로 포장된 핵보유국으로 갈 것"

등록 2018.05.14 19: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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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

태영호 "北, 결국 비핵화로 포장된 핵보유국으로 갈 것"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14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 "북한이 결국 비핵화로 포장된 핵보유국으로 갈 것"이라고 예단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그의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에 기초한 핵폐기가 아니라 핵위협을 감소시키는 충분한 비핵화(SVID)로 가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우선 이번 핵폐기 과정에 들어서면서 김정은은 정확한 전제조건을 제시했다"며 "그것은 북한 체제의 안정 보장이다. 바로 북한 권력의 실체인 세습 통치 구조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가 하려는 비핵화는 CVID로 이는 곧 '강제 사찰'이다. 북한의 절대 권력 구조를 허물겠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핵폐기,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이러한 주장을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핵에 대한 정의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김정은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일주일 전인 4월20일 북한당전원회의에서 핵을 '평화 수호의 강력한 보검, 후손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 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라고 규정했다"며 "결국 어떤 일에서도 핵을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를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관련, 외신들을 초청하는 게 '쇼맨십'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쇼맨십이 다르다"며 "사람의 시야에서 착각이 일게하는데 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태 전 공사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김정은을 악마같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회담 한 번 하고 나서는 신뢰도가 78%까지 올라갔다"며 "아주 은밀하고 절제된 방법으로 정치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위한 외신 초청에서 일본을 제외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북한은 항상 그래왔다"며 "한국, 미국, 일본 등 모든 적대국들과 함께 하기에는 힘에 부쳤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일본을 빼는 대신 영국을 넣은 것과 관련해서는 "국제적인 공감대를 얻기 위해 영국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저서 제목이기도 한 '3층 서기실'의 실체도 공개했다. 3층 서기실은 지난 3월 북한에 파견된 문재인 대통령 특별사절단이 집무실과 3층 서기실이 있는 노동당 3층 청사에서 김정은과 만나면서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김정은이 모든 것을 다 지배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종합적인 컨트롤 타워가 있다"며 "그것이 바로 3층 서기실"이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실체가 베일에 가려졌던 이유에 대해서는 "세습 통치와 수령을 절대화하는 원칙에 기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기실의 실체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저서 집필 소회를 밝히면서 "원래 계획은 3월 초에 내려고 했다"며 "그런데 그 당시 남북관계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면서 저의 책 출간이 혹시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악재나 돌발 변수로 작용할까봐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향후 한반도 통일과 북핵 폐기를 순조롭게 이끌어내는 데 작은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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