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포괄임금제' 손질…노동여건 달라 무조건 금지엔 '논란'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8-05-15 15:19:01  |  수정 2018-05-15 17:30:59
10인이상 기업 절반가량 포괄임금제 적용
정부, 일부기업 법정수당 제대로 지급않자 메스
노동계 "노동시간 산정 어려우면 엄격 해석해야"
경영계 "기획·연구·취재 등 시간연동 쉽지 않아"
포괄임금제 적용 예외직종 의견수렴 통해 결정
associate_pic
뉴시스DB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정부가 빠르면 다음달 사무직 노동자에 대해 포괄임금제 적용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지도 지침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따른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15일 고용부 등에 따르면 현재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40~50%선으로 추정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기업체 노동비용 시범조사에 따르면 상용직 10인 이상 기업체 52.8%인 6만1000여곳이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이 100인이상 사업장 206곳의 인사담당자와 사무직노동자 6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사무직 근로시간 실태와 포괄임금제 개선방안’에서는 사무직노동자의 41%가 포괄임금제로 급여를 받고 있었다.

 이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노동자들과 포괄임금제를 기반으로 한 근로계약을 해 왔다는 점에서 포괄임금제의 변화는 우리나라 노동환경 자체를 뿌리부터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임금제도를 말한다.

 사업장에서 연장근로 등을 미리 예상하기 힘든 상황에서 추후에 개별적으로 수당을 계산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계산해 사업주의 편의를 도모하고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일부기업이 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고 근로자들에게 야근 등을 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부는 포괄임금제가 장시간 근로를 야기하는데다 법이 정한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작용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포괄임금제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제한적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관행적으로 많이 하고 있다"며 "노동시간 측정이 가능함에도 편의성 때문에 오남용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는 이에따라 노동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만 예외적으로 포괄임금제를 허용하는 내용의 지도지침을 빠르면 다음달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시간을 산정할 수 있다면 포괄임금제를 적용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사무직노동자에 대해 포괄임금제 적용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괄임금제를 적용할 수 있는 예외직종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노동시간 측정이 어려운 감시·단속, 경비직과 성과 위주로 평가받는 일부 사무직에는 제한적으로 포괄임금제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들은 정부의 포괄임금제 개선 의지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에 규정한 법정수당의 산정방법을 편법적으로 운영하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라며 "비상식적인 근무환경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포괄임금제 예외 범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 정부가 검토하는 있는 '노동시간의 산정방법이 어려울 경우'를 매우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무직의 경우에도 노동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나 성과 위주의 평가가 필요한 경우 등 노동 여건이 달라 모든 사무직을 일률적으로 포괄임금제를 금지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경영계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A씨는 "사무직의 경우 야근, 출장 등의 근무시간을 산정하는게 어려운데다 노동시간과 성과를 연동해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반대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도 "생산직의 경우 업무를 시간에 연동해 평가할 수 있지만 사무직은 업무를 시간에 비례해 평가하기 어려운 업종이 많다"며 "사무직은 근로시간 보다는 얼마나 더 일에 집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직중에서도 은행원 같은 경우 노동시간 측정이 용이하지만 기획, 연구, 취재 등의 업무는 시간에 연동해 평가하는 게 쉽지 않다"며 "사무직의 경우에도 직종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angse@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