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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이상 노인 10명중 1명 고기 일주일에 한번 먹기 힘들어

등록 2018.05.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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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설문조사 결과…난방 등도 상대적 박탈

사회적 지지는 가장 낮아…"사회적 배제 심각"

65세이상 노인 10명중 1명 고기 일주일에 한번 먹기 힘들어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우리나라 노인 100명중 10~15명은 일주일에 1회 이상 육류나 생선, 과일을 섭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난방, 미래를 대비한 저축, 연금, 보험 가입률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박탈률을 보였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Ⅳ)'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상 남녀 3839명을 대상으로 물리적 박탈 정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는 기초생활(식·의생활), 주택 및 주거 환경, 의료 및 건강, 미래 대비 박탈 등 '상대적 박탈'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표되는 '절대적 박탈' 등 22개 문항에 대해 박탈 유무를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초생활부문에서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번 이상 고기나 생선을 사 먹느냐'는 물음에 15.5%가 그렇지 못하다고 답했다. 10.8%는 과일을 일주일에 한번이상 섭취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5.9%, 5.2%보다 2~2.6배가량 높은 수치다.

 커피나 아이스크림 등 기호식품을 가끔 사먹지 못하는 비율(8.17%), 동절기 의류 2벌 이상 미보유(8.2%), 계절정장 미보유(12.5%) 등의 문항에서도 평균보다 최대 3.6배 정도 박탈률이 컸다.

 보고서는 "식생활, 의생활과 같은 기초생계에서의 박탈이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평균보다 2~3배 높게 나타났다"며 "특히 노년기 빈곤이 영양 불균형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주거환경의 경우 에너지 박탈이 노년층에서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운 겨울에도 돈이 없어 난방을 하지 못하고 지낸 경험이 있다고 한 노인은 전체의 7.1%로 35세 미만 청년(1.8%)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10분내 대중교통에 접근할 수 없는 경우(3.81%), 옥탑방이나 (반)지하 거주(3.4%), 전용 수세식 화장실 및 온수 목욕 시설 미설치(1.67%) 등에서도 다른 연령층보다 박탈 정도가 높았다.

 박탈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게 나온 분야는 미래 대비였다. 노인 응답자 가운데 41.8%가 저축에, 40.4%가 연금에, 35.6%가 사보험에 각각 가입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같은 박탈률에 보고서는 "만성적으로 높은 빈곤율로 인한 지출 여력의 부재를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50%를 육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 순서대로 세웠을 때 한 가운데에 해당하는 가처분중위소득 50% 미만 가구 비율인 '상대 빈곤율'은 2016년 46.7%였다. 2011년 48.8%에서 2015년 44.7%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높아졌다.

 반대로 노인들은 사회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사회적 지지를 얼마나 받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평소 마음을 털어놓고 상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0~10점까지 점수를 매겨 합산한 점수에 100을 곱해 산출했더니 65세 이상에선 100점 만점에 53.4점이 나왔다. 이는 19~34세 63.7점, 35~64세 58.4점보다 낮은 수치다.

 보고서는 "노인의 경우 박탈 수준은 높고 사회적 지지 수준은 낮아 전반적으로 사회적 배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짐작하게 한다"고 했다.

 한편 공과금 미납이나 전기·전화·수도요금 미납으로 인한 단전·단수 등 경험은 35~64세 장년층이 3.9%와 2.0%로 노년층(3.1%, 1.1%)보다 높았다. 이는 노년층이 만성적인 소득 빈곤을 경험하며 소비 수준을 소득수준에 맞춰 최대한 억제하는 반면 장년층은 자녀 양육, 주거비 지불 등 필수적인 지출이 높은 시기여서 가계 적자가 절대적 박탈을 부른 것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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