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결위 조정소위서 첫 안건부터 충돌…성과 無

與 "협조 부탁" vs 野 "삭감" 한목소리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를 백재현 소위원장이 주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정부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야당 위원들의 날선 지적이 쏟아졌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협조를 바랐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소속 위원들은 '재정 만능주의'를 언급하며 예산 삭감에 칼을 높이 들었다.

 예결위 조정소위는 17일 오후 2시 예정이었으나 오후 3시40분께가 돼서야 회의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백재현·윤후덕·어기구 의원과 한국당 김도읍·김성원·함진규 의원, 바른미래당에서는 김관영 의원,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에서는 황주홍 의원이 참석했다.

 소위원장인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제한된 일정 내에서 모든 사안을 충실히 심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며 개의를 선언했다.같은당 윤후덕 의원은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 4월6일이다. 40일이 훨씬 넘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심도이는 논의를 해서 원만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지난 추경과 본예산에서 충분한 논리로 감액됐던 사업을 그대로 올리는 부분, 그리고 자격요건이나 시험을 거치지 않고 국가 월급을 주는 제2공무원 채용 예산은 반드시 감액해야한다는 입장"이라고 잘라 말했고 김성원 의원은 "국민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철두철미하게 심사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함진규 의원은 "추경이든 본예산이든 각각 목적이 있을 것이다. 추경은 추경답게, 본예산은 본예산답게 편성해 제출해야한다"며 "이번에 분석해보니 지난번 예산심의에서 여야 합의로 삭감됐던 것이 그대로 다시 올라와 반영된 게 있다. 이건 국회 심사에 대한 일종의 불복 아닌가"라고 말했다.

  함 의원은 그러면서 "일자리와 무고나한 사업이 21개나 있고 특정정당의 지방공약 사업이 16개다. 이게 무려 1조4600억원 정도다. 이번 추경의 38%가 이것과 연관돼있다"고 밝혔다.
 
 황주홍 평화와 정의 의원은 "추경 만능주의에 빠져선 안될 것"이라며 "이번 추경을 통과시킨 뒤 하반기 통 큰 추경이 있을 거란 얘기가 벌써 거론되고 있다. 종합적인, 포괄적인 추경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우려를 앞세웠다.

 황 의원은 "회계연도 기준과 원칙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저희가 매년 가을 정기국회에서 정부가 수개월 고생고생해서 제출한 예산을 논의해 국가 본예산 확정해오고 있다. 그 예산으로 1년을 살아오는 것"이라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벌써 두 번째 추경을 하고, 세 번째 추경이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도 "정부 재정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한다. 재정 만능주의가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특히 추경이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반복되다보니 일반 예산에 대한 심사가 소홀히 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사는 첫 안건이었던 10조원 규모의 혁신보험펀드 조성을 위한 추경 예산건부터 협의를 이루지 못했다.

 함 의원은 이에 대해 "민주당 보도자료에 나와 있던 내용"이라며 "아무리 좋은 공약이 됐든 펀드가 됐든, 선거 앞두고 특정 정당의 공약을 뒷받침해주는건가. 이런 게 열 몇개다. 아무리 설명해도 순수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 논쟁이 길어지자 안건 심사를 보류하고 넘어가려는 과정에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심사 기간이 짧은 상황에서 최대한 결정을 내려 심사 속도를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다수결로 정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이는 여당 측에서 반대했다. 야당 대다수 의원들이 예산 삭감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공전을 오가던 회의는 개의 1시간20여분 만인 오후 4시58분께 정회됐다.속개된 뒤에도 소위 위원들은 보류를 하자, 말자로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오후 5시40분께 또 정회했다. 함 의원은 "여당이 예산 심사할 자세가 안됐다. 내일하자"며 회의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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