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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진실을 외치다' 광주 금남로서 5·18 38주년 전야제

등록 2018.05.17 22: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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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 광주 참상 재현…진상 규명·헌법 전문 수록 한뜻

주최 측 추산 1만여명 모여 공동체 정신 계승·평화 기원도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1980년 5월 광주를 재현하는 38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행사가 17일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민주평화대행진으로 서막을 알린 기념식 전야제는 열흘 간의 항쟁을 재현하며 '대동 세상'을 열었다.
 
 전야제는 80년 5월 당시 민주수호 범시민 궐기대회와 계엄군의 만행을 거리극으로 표현, 5·18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불러모으고 불의에 맞선 공동체 정신을 표현했다. 

 ◇ 모두의 오월  

 38주년 5·18 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는 이날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을 주제로 38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시민난장·오월풍물굿·민주평화대행진·전야제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이어졌다.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오후 9시 기준)의 유가족·시민 등이 참석했다.

 행사위는 5·18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결집시키는 한편 평화 기원에 초점을 맞췄다.

 38년 전 그날의 광주처럼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걸개그림, 금남로 육교 모양 시설물, 민주의 문 등을 금남로에 설치하기도 했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980년 5월 광주를 재현해 진상규명 공감대를 모으는 38주기 5·18민주화운동 전야행사가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을 주제로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펼쳐진 가운데 5월 어머니를 선두로 민주대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980년 5월 광주를 재현해 진상규명 공감대를 모으는 38주기 5·18민주화운동 전야행사가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을 주제로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펼쳐진 가운데 5월 어머니를 선두로 민주대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금남로 1가와 금남로 공원 사이에서는 시민난장이 펼쳐졌다.
  
 이를 위해 '오월 광주에서 보내는 안부' '주먹밥 나눔' '광주의 오월을 걷자' 등 시민참여형 체험부스 25개가 마련됐다.

 시민들은 5·18 역사를 배우는 퀴즈에 참여하며 오월 정신을 계승했다.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의 얼굴과 역할이 새겨진 현수막을 살피며 헌정 유린과 국가 폭력에 분노하기도 했다.

 본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민주평화대행진은 '전두환을 타도하자'라는 현수막과 함께 수 많은 시민의 발길로 채워졌다.

 참가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금남로 4·5가와 5·18기록관 앞에 설치된 '민주의 문'을 거쳐 본무대까지 행진했다.

 행진 도중 '오월에서 통일로' '발포책임자를 처벌하라' '5·18 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5·18 당시 항쟁지도부 기획실장을 맡아 최후 항쟁에 까지 참여했던 고 김영철 열사의 막내딸 연우(38) 씨가 몸짓극으로 '시민군의 희생과 용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 보아라 오월의 진실

 본행사인 전야제는 오후 7시 금남로 전일빌딩 앞에서 '모두의 오월'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을 주제로 3부에 걸쳐 펼쳐졌다.

 1부에서는 시민군 분장을 한 배우들이 38년 전 10일간의 항쟁을 거리극으로 공연했다.

 민주수호 범시민 궐기대회·헌혈 및 시위 동참 독려·행방불명자 신고 방송·총칼로 시민을 진압하는 계엄군·정부의 허위사실 유포·시민군 구호 등이 재현됐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에서 유가족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8.05.1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에서 유가족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계엄군의 무자비한 만행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너도 나도 총을 들고 나섰던 것"이라는 시민 배우의 외침은 불의에 맞선 공동체 정신을 떠올리게 했다.

 '죽은 자와 산 자를 매개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희생자들이 안장된 옛 망월묘역의 모습을 형상화 한 100여 개의 봉분이 무대에 마련됐으며, 오월 어머니와 시민들이 이에 헌화했다.

 부활한 오월 영령과 함께 '우리를 잊지 말라.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요구도 이어졌다. 헬기 사격이 자행됐던 전일빌딩 벽에 '전두환 물러가라, 진상 규명' 등의 내용이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과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영상을 선 보인 뒤에는 평화를 주제로 한 공연과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중항쟁 전야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2018.05.17.  [email protected]


 전야제는 '5·18 항쟁과 세월호 진상 규명' '제주 4·3항쟁' '한반도 통일' 등이 적힌 5개의 대형 풍선을 주고받는 대동 한마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정찬일 총감독은 "전야제는 사회적 이슈를 모으는 담론의 장"이라며 "최근 들어 헬기사격, 계엄군 성폭력 등 38년 만에 계엄군의 만행이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만큼 5·18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아냈다"고 말했다.

 ◇ '진실 규명·역사 왜곡 근절'한 목소리
 
 부산에서 전야제 참석을 위해 광주에 온 송영대(67) 씨는 "5·18 당시 신문에는 광주시민이 총 든 사진만 나와 폭도로 비춰졌다. 전두환 신군부의 탄압을 몰랐다"고 고백했다. 

 이어 "향후 신군부의 만행이 드러났지만 신군부가 만든 (자위권 발동 등)논리와 주장들을 답습하며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 5·18 의혹들을 제대로 규명하고, 뒤틀린 역사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 온 양미희(63·여)씨는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역사 바로 세우기의 문제다. 가해자들의 만행을 정확히 기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5·18 당시 가두방송을 했던 차명숙 씨는 "특별법에 의해 5·18을 바로 기록해주고 지금 당장 안 된다면 후대가 바로 기록·기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 운동가 윤청자 씨는 "진상 규명은 이제 시작이다. 38년의 아픈 역사를 위해 5·18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며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고 광주정신이 위대한 공동체를 만들었듯이 아름다운 평화공동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장광선(59·광주 서구) 씨는 "5·18 때 통합병원에서 방위병으로 근무했다. 계엄군의 잔인함에 분노를 느꼈다. 신분상 투쟁에 나서지 못한 죄의식을 안고 있다"며 "신군부 지휘관급들이 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사실은 말도 안 된다. 역사가 거꾸로 가는 거다. 전두환을 반드시 다시 법정에 세워 꼭 단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고교생 박현서(18·여) 양은 "재연 퍼포먼스만으로 공포를 느꼈다. 앞으로 꼭 진상 규명이 이뤄져 책임자는 처벌받고 피해자는 보상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오월 영령 추모제
 
 앞선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오월 영령의 뜻을 기리는 추모제가 거행됐다.

 유족 100여 명은 추모사와 헌화·분향 등을 통해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80년 5월의 아픔을 달랬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한 임옥한 열사(행방불명자)의 어머니 김진덕(74·여)씨가 열사의 묘역에서 오열하고 있다. 2017.05.17.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한 임옥한 열사(행방불명자)의 어머니 김진덕(74·여)씨가 열사의 묘역에서 오열하고 있다. 2017.05.17.  [email protected]


 추모제에는 윤장현 광주시장, 고광완 전남도 기획조정실장, 김주용 광주보훈청장 등이 참석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오월 광주의 진실을 밝혀 왜곡·폄훼의 역사를 끊어내고, 오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힘찬 행진이 시작되고 있다"며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 광주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위인백 5·18민중항쟁 38주년 기념행사위 상임위원장은 "군부독재에 항거해 민주주의를 외쳤던 희생 덕에 민주주의를 일구고 있음에도, 오월 영령의 명예를 온전히 지켜주지 못하고 발포 명령자를 밝혀내지 못해 죄스럽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 땅의 민주와 통일을 위해 먼저 가신 영령들의 넋을 다시 한 번 추모한다. 5·18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새 국면이 열리고 있는 만큼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한반도 평화실현을 다시 다짐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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