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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업·학점·장학금 빌미 여제자에 갑질·성추문 교수 보직해임

등록 2018.05.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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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제2, 제3의 피해자 또 안 나오길 원해"

가톨릭관동대학교 전경. (사진=뉴시스 DB)

가톨릭관동대학교 전경. (사진=뉴시스 DB)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취업 기회 제공과 학점 반영, 장학금 혜택 추천을 빌미로 여제자들에게 갑질과 성추문 논란을 불러일으킨 교수가 학과장에서 보직해임된 사실이 드러났다.

 28일 뉴시스 취재 결과 가톨릭관동대학교 졸업생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최근 페이스북 '가톨릭관동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자신의 경험담을 올렸다.

 이 여성은 "교수님이 '교수실에 빈손으로 올 수 있느냐'고 은근슬쩍 얘기해 교수님이 좋아하는 음료를 사들고 방문했고 교수님의 개인적인 일(부동산 방문 등)을 처리할 때 차 옆자리에 저를 동행해 다녔고 운전 중에 바닷가 드라이브를 가자며 예정에도 없던 바다에 데려가 걸으며 팔짱을 끼셨는데 어찌해야 될지를 몰라 어정쩡한 자세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또 "어느 날은 '새로 생긴 좋은 찜질방이 있는데 같이 다녀오자'라고 해 야간수업을 핑계로 거절하자 '차로 가면 얼마 안 걸린다며 수업 전에 다녀오자'고 재차 강조해 또 거절했다"며 "(교수님의) 도를 넘는 행동 앞에서도 적당히 피해 다니는 것 빼고 어떠한 것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 분이 학과에서 힘이 있는 분이셨고 장학금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이기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B 학생이 요즘 교수실 방문을 소홀히 한다며 이 학생 취업을 보장해 줄 수 없겠다'며 넌지시 운을 띄우기도 했는데, 제게 이 말은 반협박으로 들렸고 '너의 취업은 내가 책임지겠다'며 희망고문 하기를 몇년이 흘렀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지어 교수님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100명이 넘는 전공 강의실에서 '지금 남자친구 사귀는 사람들 너네가 얼마나 갈 것 같냐 빨리 헤어지라'고 했고 이후에 직접적으로 빨리 헤어지라고 몇번 얘기했었다"고 폭로했다.

 이 여성은 가까운 지인이 A 교수한테서 당한 경험담과 지인이 전한 또 다른 피해자의 성추문 소문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그는 "재학생 여러분 간혹 교수님이 취업 장학금 학점을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소신을 내비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게 하나도 없더군요. 여러분들이 갑을 관계에 이끌려 저처럼 아까운 학교생활을 스트레스 받아가며 낭비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대학 측은 페이스북에 논란이 된 글이 올라오자마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A 교수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글을 올린 피해자를 찾아 나섰다.

 가톨릭관동대 관계자는 "진상조사위원회에서는 해당 교수를 불러 공개된 내용에 대해서 사실관계 여부를 확인했었고 A 교수로부터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를 고려해 친밀성을 높이기 위해 한 행동이었다. 죄송합니다'며 일부 내용에 대해서 시인을 했고 부적절한 행동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을 올린 여성이 졸업생인지 재학생인지를 알아야 했고 또 다른 피해자는 없었는지 조사가 필요해 총학생회와 함께 제보자를 찾았지만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A 교수가 제보자의 주장에 대해 일부 인정한 점에서 최근 대학가에도 불고 있는 미투(ME TOO) 논란의 중대성을 고려해 교무처장에게 학과장 보직해임을 권고했고 이후 보직해임이 됐다"고 전했다.

 또 "교수를 위한 성폭력 위기 개입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고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논란을 불러일으킨 A 교수도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톨릭관동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학생활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을 한 학생은 69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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