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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상화폐의 악몽'…P2P금융을 향한 불안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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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5-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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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기자는 경제부 새내기 기자다. 올초 출입처에 오자마자 전국은 가상화폐로 들썩였다. 전년대비 십수배 넘게 폭등한 비트코인과 관련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상황파악이 제대로 안돼 매우 혼란스러웠다. 가상화폐가 사기인가, 아니면 제도 자체가 엉망이어서인가.

블록체인, 분산원장, ICO…난해한 용어들 사이에서 분명했던 한 가지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거래를 이끌 만한 법·제도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내놨던 '거래 실명제' 역시 은행들에 의해 소수의 거래사이트들로 대상이 한정됐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곳이 P2P금융시장이다. 취급한 누적대출액이 2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현재 이곳에도 금융당국이 나서 관리할 근거법규는 없는 실정이다.

법 공백이 길어지자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운용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P2P업체들은 투자자 예치금을 분리 보관해야 했고, 1인당 투자금액에는 한도가 생겼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행정지도 성격이라 구속력이 없다. 이를 어겼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수 없게 돼 있다.

그 사이에 투자자 피해사례는 쌓이고 있다. 허위 공시에 투자금 돌려막기도 적발됐다. 평균 3.7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대출 심사인력 탓에 부실 대출 우려도 심각하다. 특히 P2P 대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경우 연체율이 5%, 부실률은 12.3%에 달한다. 실제로 금감원이 점검한 10개사는 투자자들에게 24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P2P금융시장은 그래도 가상화폐 시장과 다르다. 가상화폐야 여전히 그 법적 성격을 정의내리기가 어렵고 국제적으로 일치된 컨센서스도 부재, 정부도 당장 과감하게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P2P시장은 잘만 정비 된다면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란 평가다. 은행권 대출에서 탈락한 이들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시킬 여지도 있다.

최근 P2P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회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실에서는 물리적인 시간을 계산했을 때 법안 통과까지는 짧으면 1년, 길게는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행인 것은 금융당국도 P2P시장 관련법률 제·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과 국회, 또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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