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이민 막기 위한 개헌 추진…망명 신청도 대폭 제한

난민 입국 지원 시 최고 1년 징역형 가능하게 이민규제법도 강화

【루스케(헝가리)=AP/뉴시스】지난 2015년 8월27일 헝가리 남부 루스케에서 한 어린 소녀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세르비아와의 국경지대에 설치된 철조망을 통과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29일 헝가리가 이주자들의 나라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헌법 개정과 이민 규제 강화 법안을 제안했다. 2018.5.30

【부다페스트(헝가리)=AP/뉴시스】유세진 기자 = 헝가리 정부가 29일(현지시간) 헝가리가 이주자들의 나라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헌법 개정과 난민 및 망명 신청자들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새 법안을 제안했다.

 이날 의회에 제출된 새 규제 강화 법안은 불법 이민을 조장하거나 돕는 행위에 대해 최고 1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톱 소로스'법으로 이름붙여진 이 법안은 부분적으로 시민단체들은 겨냥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헝가리 출신 미국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소로스 재단은 망명 신청자들에게 법적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민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 정부로부터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헝가리헬싱키위원회는 자신들의 활동은 합법적이라며 헝가리 정부의 새 규제 강화 법안은 민주국가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으로 헝가리의 인권 의무를 지키기 위해 합법적으로 행동한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헝가리는 또 외국인은 헝가리에 정착할 수 없다는 조항과 함께 망명 신청 자격에 추가 제한을 두는 것을 새 헌법 개정안에 포함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박해받은 적이 없거나 그럴 위험이 없는 나라에서 헝가리로 온 사람들은 망명을 신청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출신 망명 신청자 대부분은 이러한 망명 신청 자격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헝가리 정부에 이러한 규제 강화 법안 도입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파스칼 모레우 UNHCR 유럽 지부 사무총장은 "망명을 신청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으로 결코 범죄가 아니다"라며 "인도주의 목적으로 망명 신청자들을 돕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는 헝가리 정부의 법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3분의 2에 달하는 의석을 차지한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은 어려움 없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다.

 헝가리는 약 40만명의 난민들이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로 가기 위해 헝가리로 입국한 후 지난 2015년 남부 세르비아 및 크로아티아와의 국경에 철조망으로 장벽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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