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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A, 장밋빛 미래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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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6-01 06:00:00  |  수정 2018-06-04 09: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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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우선협상자 선정에 부동산 시장이 시끄럽다. 노선이 들어가는 경기 파주 운정지구의 경우는 미분양 해소와 더불어 이미 집값이 7000~8000만원씩 올랐다.

 하지만 민자투자사업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들은 GTX A 사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건설투자자(CI)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 주도의 컨소시엄이 조(兆)단위 민자 프로젝트를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사업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7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사업권이 신한은행 컨소시엄에 돌아갔다.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계열 증권사, 은행, 생명보험사, 캐피털사 등의 투자은행(IB) 부문을 모아 출범시킨 신한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다. 신한은행을 필두로 대림산업, 대우건설, SK건설, 한진중공업, 쌍용건설, 도화, KRTC, 선구, 동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입찰에 참여했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에는 건설출자자가 50%, 재무출자자가 50% 참여했다. 건설은 현대산업개발, 한라건설, 태영건설, 동부건설 등이, 재무는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 NH농협, 교보생명보험, 한화생명보험이 참여했다.

 IB업계에서도 현대건설이 수주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신한은행이 승리를 한 것에 적잖게 놀라는 분위기다.

 GTX A노선은 경기 파주 운정에서 일산 킨텍스역을 지나 서울역·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83.1㎞ 구간, 총 10개 정거장을 연결한다. 사업이 별 탈 없이 진행된다면 올해 말 파주~삼성역 구간 공사가 첫 삽을 떠 2023년 개통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신한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연일 장밋빛 미래를 늘어놓고 있다.

 실제 2015년 11월 공급 당시 대규모 미분양이 났던 운정지구 '힐스테이트 운정'과 '운정 센트럴푸르지오'의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8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4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락세를 걷던 파주 아파트 값도 최근 상승세로 전환하며 0.37% 올랐다.

 ◇민자투자 사업 패러다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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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GTX A가 건설사가 아닌 금융권에서 사업권을 가져간 것을 두고 향후 민자투자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업은 사업비만 3조36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철도사업이다. 단순 시공뿐 아니라 이 사업의 30년간 운영권리도 가져간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30년 동안 이정도 규모의 거액의 돈을 굴리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먹거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주택 수요가 늘면서 금융사들이 대출 이자로 수익을 많이 거뒀다"면서 "하지만 정부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호황도 얼마 남지 않게 되면서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을 얻기 위해 민간투자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수주전의 결과로 인해 향후 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주도권이 금융권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저렴한 사업비를 제출하는 곳이 승자가 되기 쉬운 민자사업의 입찰제도의 맹점이 계속되는 한 건설사가 금융지주사를 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민 여론 분위기가 건설 토목 사업에 과도한 세금을 들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고, 정부 역시 비용을 줄이는 것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비용 관리 능력이나 사업비 조달 등에 특화된 금융권을 건설사가 이기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번 수주전 역시 민자사업이 풍부한 현대건설이 신한은행에 밀린 것도 자금조달능력이 승부를 갈랐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공사비 원가 증액 요인이 없이 금융기법을 통해서만 4000억원 정도의 정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30년 동안 자금조달하며 이윤을 창출하는 책임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의 경우는 민자사업 수주전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공공공사 수주전과 동일하게 보고 안일하게 대처한 점이 패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비록 2년 전부터 수주전을 준비했고 사업수행경험이 많은 건설투자자와 민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주도하고 있는 재무투자자가 참여해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고 주장했지만 신한은행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민자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사업비 절감책에 집중하고 수주전 승리를 위한 전략을 짜는 동안 현대건설은 공공공사 수주전처럼 기술·가격심사를 진행할 심의위원에 잘 보이는 데 시간을 낭비했다"면서 "현대건설이 철도민자사업에 약 5~6년 만에 뛰어들었고, 일반 건설사와 경쟁할 때처럼 준비하다보니 전략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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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국토교통부는 서울 도심과 수도권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고속 광역급행철도망(GTX)'을 2025년까지 구축한다고 7일 발표했다. hokma@newsis.com
◇금융권, 정부와의 협상 쉽지 않을 듯

 이미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가운데 가장 초점을 맞출 부분은 재무적투자자인 신한은행이 GTX A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여부다. 특히 BTO-rs 철도사업(위험분담형 수익형 민자사업)인 만큼 발주처인 국토교통부와 신한은행이 협상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정부가 그동안 오랜 발주처였고, 향후에도 사업에 중요한 파트너이지만 금융사의 경우는 입장이 다르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돌발 변수로 인해 공사비가 늘어나거나 공기 연장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정부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 건설사의 경우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철도 사업 자체를 잘 마무리하고 공사를 완공하는 게 목표다. 반면 금융권의 경우는 가장 큰 목표가 공사를 완공 이전에 아니라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보니 공사가 자칫 지체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한국철도공사 출신의 전직 공무원 A씨는 "건설사의 경우 그동안 정부와 민자 사업을 오랫동안 한 만큼 사업 진행에 있어서도 협의가 잘 되는 편"이라면서 "하지만 금융사의 경우는 모든 가치 판단이 금전적인 수익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사업 진행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손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 자체가 중단되거나 극단적인 경우 소송까지 갈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와의 협상도 쉽지 않지만 향후 준공 이후 운영 과정에 들어갔을 때 건설사와의 불협화음도 걱정거리다. 기존 철도민자 사업의 경우 운영의 손실이 났을 때 건설사들이 손해를 감수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경우 수요 예측이 어긋나 수요가 적어 적자가 났을 경우 이에 대한 손해를 건설사에게 떠넘길 가능성도 있다.

 A씨는 "통상 철도를 개통하고 며칠 운영을 하다보면 수요 예측이 바로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할 경우 금융권에서 이를 시공사나 운영사에게 미룰 수 있다"면서 "하지만 시공사의 경우 단순 시공 참여로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손실을 안으려고 하지 않아 금융사와 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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