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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권력형 성폭력 저항'…"남성 공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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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6-03 06:00:00  |  수정 2018-06-03 09:24:31
아픔·상처·좌절 깊이 공감…함께 연대하자
국민 80% '지지'…여성정책연구원 조사결과
2차피해 고통…피해자 원인제공·책임론 등 낙인
"남성-여성 대립…여성 혐오·배제 연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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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6번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밝혔다. 2018.05.17.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성폭력 고발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운동이 시작된지 100일을 넘긴 가운데 피해자 2차 피해 방지와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특수성이 반영된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투운동이 남성과 여성간의 대립 또는 여성에 대한 혐오나 배제로 이어져선 안된다는 점에는 강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투운동 확산 이유는?…아픔 공감·연대의 힘

 3일 여성가족부와 한국법제연구원에 따르면 미투운동은 지난해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의 성폭력에 대한 앨리사 밀라노(Alyssa Milano)의 온라인상의 외침으로 확산됐다.

 자신의 얘기를 사화관계망서비스(SNS)에 털어놓고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해쉬태그(#Me Too)를 달면서 전세계적으로 파급력을 갖는 운동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월말 통영지청의 서지현 검사가 전직 검찰간부에 의해 벌어진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것을 계기로 문단, 연극계, 대학, 체육계, 학교, 정치권 등에서 연이어 터졌다.

 미투운동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원 35주년을 맞아 전국 만 19~69세의 일반국민 1013명과 분야별 전문가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투운동 조사결과 일반국민의 79.8%가 '미투운동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여성은 83.8%가, 남성은 75.8%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미투운동이 시작된 시점과 이전을 비교했을때 일반국민 71.3%는 성희롱과 성폭력, 성차별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88.3%는 미투 운동을 계기로 권력형 성희롱·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투운동은 피해자가 자신의 성폭력 경험을 드러내며 얘기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피해를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나도 피해자다"라고 말하는 것은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해 자신도 같은 피해를 입었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 좌절 등을 깊이 공감하며 함께 연대하자는 의미를 갖는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아픔과 수치심을 잊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힘을 얻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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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성신여대 사학과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성신여대 미투고발 교수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18.04.30. bjko@newsis.com
◇"미투운동, 反성폭력·성차별 운동"

 미투의 대상은 성을 기반으로 한 폭력이다. 강간, 강제추행, 성희롱 등을 모두 포함한다. 특히 권력관계 또는 사실상 지위의 차이로 인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 의한 이른바 '권력형 성폭력'이 가장 주목을 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제기된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보면 검찰 간부, 도지사, 연극연출가, 교수, 감독 등은 인사, 업무, 배역, 학점, 취업 등에 있어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휘와 권한을 이용해 성폭력을 행사했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피해자가 속한 조직이나 영역에서 상당한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드러내놓고 처벌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조직 내에서 왕따 등 여러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폭로가 가능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공론화되기를 원치 않는다. 조직에 미칠 위해를 우려해서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조직의 분위기와 기강을 해치는 사람으로 치부하거나 피해자에게도 일부 원인이나 책임이 있는 것처럼 낙인찍기도 한다. 피해자는 다시 한번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한국법제연구원 장민선 연구위원은 "미투 운동은 반 성폭력 운동인 동시에 반 성차별 운동"이라며 "성폭력이 가해지는 사회구조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피해 방지-권력형 성폭력 반영된 입법 마련돼야"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 확산을 계기로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사회구조를 실현할 수 있도록 현행 성폭력 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고려한 입법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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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성차별·성폭력 끝장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성차별, 성폭력 즉각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18.03.23. suncho21@newsis.com
권력형 성폭력은 폭행 또는 협박과 같은 유형력 없이 조직 내부 권력 관계로 인한 무형의 지배력으로도 피해자는 항거가 불가하거나 곤란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성폭력 가해자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또는 무고죄로 피해자를 역고소할 수 있어 성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입법적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성폭력범죄의 사건 종결 전까지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적용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

 기관이나 단체의 장, 사업주는 피해자가 안심하고 성폭력 범죄 사실을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업무상 불이익을 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투 운동을 통해 성범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성평등한 사회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학교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장 연구위원은 "미투 운동이 남성과 여성간의 대립 또는 여성에 대한 혐오나 배제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며 "피해자는 여성이 더 많고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에 자칫 성대결로 보여질 수 있으나 이것은 성폭력이 가능했던 이 사회에 대한 호소인 것이지 다른 성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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